거만하게 내려다보는 듯한 심씨 집안 사람들을 마주하면서도, 강이주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다.강이주는 이미 알고 있었다. 지정애도, 심원희도 처음부터 자신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는 걸.강씨 집안이 예전 같지 않게 된 뒤로, 두 사람은 줄곧 강이주가 지금의 심씨 집안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지정애와 심원희는 강이주 앞에서도 비꼬듯 흠을 잡은 적이 있었고, 강이주가 없는 곳에서는 여러 번 곤란한 일을 만들기도 했다.강이주는 그런 일들을 상대하기 귀찮았다. 가끔 참지 못하고 맞받아친 적도 있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늘 심원후의 짜증 섞인 반응뿐이었다.나중에는 강이주가 심씨 저택에 가는 횟수를 아예 줄여 버렸다.지금도 지정애와 심원희가 세상에서 제일 잘난 사람들처럼 구는 모습을 보자, 강이주는 상대할 마음이 사라졌다.강이주는 차갑게 시선을 거둔 뒤, 돌아서서 들어가려고 했다.심씨 집안 사람들이 오늘 무슨 이유로 찾아왔든 좋은 일일 리는 없었다.“이주야.”그때, 지금까지 아무 말도 없이 강이주만 바라보던 심원후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심원후의 시선은 강이주에게 단단히 고정되어 있었다.“그렇게까지 극단적으로 굴 필요 없잖아. 우리 제대로 이야기 좀 하자.”심원후의 기억 속 강이주는 이렇게까지 물러서지 않는 사람이 아니었다.강이주가 공개한 정리 자료를 심원후도 보았다.실은 지금쯤이면 J시에서 그 자료를 본 사람이 적지 않을 터였다.자료 속 내용을 심원후가 하나씩 읽어 내려가지 않았다면, 심원후 자신조차 몰랐을 것이다. 심원후가 강이주에게 그렇게 많은 상처를 줬다는 사실을.심원후의 마음에는 후회가 밀려왔다.특히 백초아가 강이주를 자극했던 말들이 공개되자마자, 심원후는 곧장 백초아를 찾아가 따졌다.그때 백초아는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자신이 강이주를 질투한 것은... 강이주가 심원후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백초아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심원후에게 아직 그를 잊지 못했다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고백했다.백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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