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us les chapitres de : Chapitre 301 - Chapitre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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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강이주가 구씨 집안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알 수 없지.’‘구기빈이 정말 강이주와 이어진다 해도, 구씨 집안 어른들이 순순히 허락할 리 없을 거야.’‘원후가 이 기간만 얌전히 버티며 내 지시를 따르면... 강이주 하나쯤이야?’‘원후가 원한다면 강이주 같은 여자는 열 명이라도 구해 줄 수 있지.’‘지금은 강이주가 문제가 아니야. 아버지가 이미 원후를 포기했을지도 모를 일이야.’심순남은 머리가 터질 듯했다. ‘강이주만 붙잡아 두면 되는 일인데...’‘내가 잘 짜 둔 판을 이 못난 아들놈이 엉망으로 망쳐 놓았어!’‘이 못난 놈도 정말 대단하지! 이렇게까지 일을 망칠 수 있다니...’심원후는 고개만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 모습을 보고 속이 뒤집힌 심순남은 이를 악물었다. “처음부터 내 말만 들었으면 됐잖아. 준비도 다 해 뒀어. 억지로라도 강이주가 네 아이를 갖게 만들 생각이었다고.”“그런데 네가 좀 제대로 굴었어야지. 조금만 정신을 차렸어도 일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어.”심원후와 심원희가 저질렀던 멍청한 짓들만으로도 심현목은 이미 잔뜩 못마땅해하고 있었다.심현목은 심순남에게 강이주를 일부러 몰아붙이지 말라고 못 박았고, 심원후에게도 강이주의 용서를 받아 내라고 못을 박았다. 심씨 집안을 심순남과 심원후 같은 부자에게 넘길 수는 없다는 뜻이었다.끝내 심현목은 심원후에게 얌전히 다른 여자와 결혼하든지, 더는 강이주를 괴롭히지 말라고까지 말했다.심원후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마음을 다잡으면, 심씨 집안은 그대로 심원후에게 이어질 수 있다.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심순남이 강이주에게 자기 아이를 갖게 하겠다고 말하자, 심원후의 안색은 새하얗게 질렸다.심원후의 표정은 민망할 정도로 잔뜩 굳어졌고, 눈가에는 견디기 어려운 수치심이 스쳤다.심순남의 말을 들은 지정애는 손등으로 눈가를 훔치더니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지정애가 울자 심순남의 짜증이 치솟았다. “울고, 울고, 또 울고! 맨날 울 줄만 알지. 대체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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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2화

강이주는 구기빈과 저녁을 먹으려던 참에 심씨 저택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전화를 끊은 강이주가 구기빈을 돌아보며 말했다. “미안해. 우리 저녁은 같이 못 먹을 것 같아.”“무슨 일인데?” 구기빈이 물었다.강이주가 대답했다. “심현목 어르신을 돌봐 주시는 서나균 집사님한테서 연락이 왔어. 어르신께서 전화를 받고 쓰러지셨대. 지금 병원에서 응급 처치 중인데, 심 회장이랑 다른 가족들이 전부 연락이 안 돼서 나한테 연락하셨대.”서나균이 자세한 사정까지 말하지 않아서 강이주도 더 아는 것이 없었다.사실 이 일은 강이주에게까지 전해질 일이 아니었다. 서나균이 심현목의 핸드폰에서 강이주의 연락처밖에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구기빈이 강이주를 바라보았다. “나도 같이 갈게.”강이주는 거절하지 않았다.두 사람이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응급실 앞에는 서나균 혼자 서 있었다.강이주를 보자마자 서나균이 다급히 다가왔다. “이주 씨, 정말 죄송합니다. 어르신께서 갑자기 쓰러지셨는데, 회장님과 사모님께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이주 씨께 전화를 드렸습니다. 번거롭게 오시게 해서 죄송합니다.”말을 마치고 나서야 강이주의 뒤에 선 구기빈을 알아본 서나균은, 놀란 기색을 감추고 정중히 인사했다.“구 대표님.”구기빈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받았다.강이주는 서나균의 말을 듣고 응급실 문을 바라보았다. “의사 선생님은 뭐라고 하셨어요?”“분노와 충격이 겹치면서 심근경색이 온 것 같다고 합니다. 다행히 빨리 모셔서, 지금 치료 중입니다.” 서나균은 아는 대로 대답했다.강이주는 먼저 서나균을 달랬다. “괜찮으실 거예요. 제가 같이 기다릴게요.”강이주가 심씨 집안 사람들을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심현목이 자신에게 잘해 준 것만큼은 사실이었다.심현목이 쓰러진 걸 알고도 외면할 수는 없었다.그제야 서나균의 긴장이 조금 풀렸다.기다리는 동안 구기빈은 강이주에게 잠시 다녀오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비웠다.얼마 지나지 않아 구기빈은 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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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3화

구기빈은 강이주가 밥을 먹은 뒤에야 숟가락을 들었다.식사가 끝난 뒤에도 구기빈은 강이주를 시키지 않고 자기가 조용히 정리했다.서나균은 두 사람의 분위기를 보고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우리 어르신께서 늘 이주 씨가 심씨 집안에 들어와서 심씨 집안의 손주며느리가 되길 바랐는데...’ ‘이제는 영영 불가능해 보이는 것 같네...’솔직히 서나균도 강이주를 좋아했다. 강이주는 어린 시절부터 바르고 속 깊은 아이였고, 더 중요한 건... 심원후를 진심으로 좋아했다는 점이었다.문제는 심원후가 제 몫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서나균은 시선을 거두며 마음속으로 아쉬움을 삼켰다.‘정말 아깝네.'강이주는 수술실 불이 꺼질 때까지 줄곧 기다렸다.의사가 안에서 나오자, 강이주는 서나균 뒤를 따라가며 의사에게 묻는 말을 들었다. “선생님, 저희 어르신께서 상태는 어떻습니까?”“위기는 넘겼습니다. 다만 다시는 큰 자극을 받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몸을 안정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의사는 심현목의 현재 상태와 주의 사항을 자세히 설명했다.그러고 나서 입원 수속을 진행하도록 했다.강이주는 서나균에게 말했다. “집사님, 수속은 제가 할게요. 병실에서 할아버님 곁을 지켜 주세요.”강이주와 구기빈은 수납 창구 쪽으로 향했다.구기빈이 헛기침을 한 뒤 말했다. “심 회장이랑 지 여사는 옆 도시에 있는 병원에 있대. 서나균 집사님이 연락을 못 한 게 아니라, 심 회장도 충격을 받고 쓰러진 모양이야.”강이주가 걸음을 멈췄다. “뭐? 심 회장도 쓰러졌다고?”보통 일이 아니었다.강이주는 바로 심원후를 떠올렸다. “설마 심원후가 불치병이라도 걸린 건 아니겠지? 벌을 이렇게 빨리 받는다고?”정말 그렇다면 강이주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하지만 심원후가 멀쩡히 날뛰던 모습을 떠올리면, 말기 병자처럼 보이지는 않았다.강이주는 고개를 저으면서 엉뚱한 생각을 떨쳐 냈다.다만 심순남과 심현목 부자가 동시에 쓰러질 만큼, 심원후가 대체 어떤 패륜을 저질렀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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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4화

심순남은 다음 날 아침이 되어서야 돌아왔다.강이주와 구기빈은 서나균과 함께 병실에서 밤을 새웠다.수염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심순남의 모습을 보면서, 강이주는 구기빈을 힐끗 바라보았다.강이주는 이렇게 흐트러진 심순남의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다.물론 강이주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강이주는 서나균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집사님, 저희는 먼저 가 볼게요. 할아버님께서 깨어나시면 저한테 연락 부탁드려요.”서나균이 떨리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주 씨, 구 대표님, 두 분 모두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지난밤 강이주와 구기빈이 함께 있어 주지 않았다면, 서나균 혼자서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을 것이다.강이주는 괜찮다고만 말했다.그런 뒤 심순남의 눈총을 받으며 구기빈과 함께 병원을 떠났다....병실을 나온 뒤 강이주는 옆에 선 남자를 보았다. “배고파? 아침은 내가 살게.”구기빈이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병원 근처의 해장국집으로 들어갔다.식사 중 구기빈이 강이주에게 말했다. “내일 오후에 아버님과 어머님 모시고 ‘사랑채’로 와. 우리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나성록 선생님을 모셨어.” “병력 기록을 보시더니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직접 진맥을 해 보시겠대.”정확한 상태는 나성록이 직접 봐야 알 수 있었다.며칠은 더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강이주는 이렇게 빨리 일정이 잡힐 줄 몰랐다.하지만 구기빈이 이미 준비해 둔 일이니, 강이주는 거기에 맞추기만 하면 됐다.강이주가 조용히 대답했다. “알았어.”구기빈이 다시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나성록 선생님 실력은 믿어도 돼.”강이주는 고개를 끄덕였다.뭔가 떠올린 강이주가 구기빈에게 물었다. “전에 요양병원에서 유천훈 씨를 만났어. 어머니도 같은 요양병원에 계시던데, 유씨 집안에서는 왜 그쪽으로 모신 거야?”강이주는 유씨 집안 사정을 많이 알지 못했다.구기빈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천훈이 아버지는 화가였어. 여기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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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5화

조산으로 태어난 탓에 유천훈은 어릴 때부터 몸이 약했고, 늘 병을 달고 살았다.마음에 병이 쌓인 서연지는 유천훈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유 회장 부부는 보다 못해 손자 유천훈을 자신들의 곁에 두고 키웠다.나중에 유 회장 부부가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유천훈은 명각사로 보내져 자랐다.강이주는 유천훈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몰랐다.서연지는 유성이 떠도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빠져들었다. 무엇을 바랐는지는 남들이 알 수 없고, 서연지만 알 일이었다.강이주는 유천훈의 어린 시절이 그렇게 어두웠을 줄은 몰랐다.솔직히 가슴이 조금 아팠다.“당신은 아직도 천훈이 ‘두루미’라고 생각해?” 구기빈이 물었다.강이주가 대답했다. “아마 맞을 거야. 유천훈 씨 어머님 침대에 엄청 큰 투즈키 인형이 있었어. 전에 내가 당신한테 보여 준 가방 고리랑 똑같았어.”“난 원래 ‘두루미’가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그날 유천훈 씨 어머님 침대에 있는 인형을 보고 알았어. 투즈키 인형을 좋아하는 사람은 유천훈 씨 어머니였던 거야.”다만 유천훈이 자기 정체를 인정하지 않으니, 강이주가 더 말하기도 어려웠다.강이주는 한때 ‘두루미’를 회사로 영입하고 싶어 했다.하지만 유천훈일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강이주는 잠시 생각하고 마음을 접었다.영입을 포기한 것이다.억지로 되는 일도 있긴 하지만, 강이주가 보기에도 유천훈은 그 ID를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그 의사를 존중해 주는 것이 맞았다.구기빈이 강이주를 바라보았다. “정말 영입하고 싶으면 내가 한번 이야기해 볼까?”구기빈도 유천훈이 강이주가 찾던 사람일 줄은 몰랐다.강이주는 구기빈의 호의를 거절했다. “인정하지 않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내가 계속 물고 늘어질 수는 없잖아. 괜히 부담 주지 말자. 본인이 아니라면 아닌 거지.”그 점에서 강이주는 유천훈의 뜻을 존중했다.구기빈도 강이주의 말뜻을 알아들었다. “그럼 당신 말대로 할게.”강이주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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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병상에 누워 있는 심현목의 안색은 창백했다.서나균이 곁에서 심현목의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강이주와 구기빈이 들어서자 심현목의 표정이 조금 누그러졌다.“이주 왔구나.” 심현목이 강이주를 향해 손짓했다.심현목은 구기빈도 알아보았다. “구 대표도 왔구나.”“어르신.” 구기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예의를 갖췄다.서나균은 방금 전 심현목에게 전날 밤 구기빈이 강이주와 함께 병실에 머물면서 심현목을 지켰다고 말해 두었다.심현목은 구기빈을 자세히 살폈다. 한눈에 구기빈의 시선이 줄곧 강이주를 따라다닌다는 걸 알아차렸다.곧바로 마음속으로 모든 걸 짐작할 수 있었다.강이주는 병상 앞으로 가서 걱정스럽게 물었다. “할아버님, 몸은 좀 어떠세요? 더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괜찮다. 아직 화병으로 죽을 정도는 아니다.” 심현목이 나지막하게 한숨을 쉬었다.최근 심씨 집안에서 벌어진 일들을 떠올리면서 심현목은 다시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업보야.'강이주는 병상 옆에 앉았지만, 막상 앉고 보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심씨 집안의 일에는 강이주가 끼어들 자격이 없었다.심현목은 몇 번이나 강이주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듯했지만 끝내 하지 못했다.심현목의 곁눈질은 자꾸 구기빈에게로 향했다.구기빈도 당연히 알아차렸다. 강이주에게 할 말이 있지만, 심현목이 구기빈 자신 때문에 말을 아끼고 있다는 것도 뻔히 보였다.그래서 구기빈은 아예 모르는 척하고 의자를 끌어와 강이주 옆에 앉았다.심현목이 무슨 말을 하든 그건 심현목의 일이다. 하지만 자신더러 나가 달라는 뜻이라면, 그럴 생각은 없었다.‘내가 왜 나가야 해? 그건 내 마음이야.’강이주는 자기 옆에 앉은 구기빈을 보고 살짝 웃었다.심현목은 두 사람을 보다가 결국 강이주에게 말했다. “전에 할애비가 네게 말한 그 지분 말이야...”심현목은 여전히 강이주가 그 지분을 받아 주길 바랐다.강이주는 다시 거절을 택했다. “할아버님, 제 생각은 그대로예요. 심씨 집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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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그 조건들은 어떻게 봐도 강이주에게 유리했다. 강이주를 최대한 보호하려는 장치였다.심현목은 자기 집안 사람의 편을 드는 건 고사하고, 강이주의 이익을 곳곳에서 지켜 주고 있었다. 백초아는 강이주에게 왜 그런지 스스로 잘 생각해 보라고 했다.강이주는 바로 답을 떠올렸다.강이주가 우이연의 이름을 꺼내자 심현목의 표정이 살짝 변했다.심현목은 크게 놀랐다. ‘이주가 대체 어떻게 우이연이라는 여자를 알게 됐을까?’강이주는 심현목의 표정에서 이미 원하던 답을 찾았다.강이주는 말을 이었다. “우이연은 당시 제 부모님이 그 프로젝트 입찰에 뛰어들도록 강하게 설득한 핵심 인물이었어요. 얼마 전에야 알았는데, 우이연은 지정애 여사와도 접촉했더군요.”“할아버님은 진작부터 알고 계셨죠? 강중그룹이 거의 무너질 뻔했던 일이 할아버님 아들, 심순남 회장이 꾸민 판이라는 걸요.”강이주는 그때의 진실을 심현목 앞에서 그대로 들춰냈다.우이연이라는 선이 드러난 이상, 강이주가 실질적 증거를 갖고 있든 없든 이런 추론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거기에 심현목의 표정 변화까지 더해지자, 강이주의 추측은 더 확고해졌다.“저는 계속 이해가 안 됐어요. 할아버님이 왜 저한테 그렇게까지 잘해 주시는지...” 강이주는 정말 몰랐었다. 모든 일을 하나로 이어 보고 나서야 알게 되자, 강이주는 감정을 꾹 눌렀다. “심명그룹 지분을 굳이 제게 주려고 하셨고, 심원후가 반드시 저와 결혼해야 한다고까지 하셨어요.”“미리 제게 큰 안전장치를 만들어 주신 것도, 심순남 회장이 신의를 저버린 걸 아셨기 때문이죠. 그래서 할아버님이 보상하려고 하신 거예요.”“일이 드러난 뒤라 해도, 심씨 집안과 강씨 집안이 이미 한 가족이 되어 있으면 크게 따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신 거죠.”“게다가 할아버님이 제게 주시려던 건 당시 강중그룹이 입은 손실보다 훨씬 컸으니까요.”그렇게 생각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진실은 종종 이런 식으로 잔인했다.심현목이 강이주를 아낀 마음은 진짜였다. 강이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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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병원을 나온 뒤에야 강이주는 감정을 조금 진정할 수 있었다.구기빈은 말없이 강이주의 뒤를 따랐다.사실 이번 일은 강이주에게 꽤 아픈 일이었다.온화하고 다정하다고만 믿었던 심현목이 진실을 알고도, 자신을 아낀다는 명분으로 심원후와 결혼시키려 했다.보상이라고 했지만, 강이주에게는 알고도 말하지 않은 것과 다르지 않았다.심현목의 애정이 거짓이 아니라고 믿었기에 그래서 더 힘들었다.강이주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넘길 수 없었다.마음은 묵직하게 가라앉아 있었다.그때 구기빈이 갑자기 강이주의 손목을 잡았다. 놀란 강이주를 이끌고 옆에 있는 디저트 가게로 들어갔다.구기빈은 초코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기분이 안 좋을 때 단 걸 먹으면 조금 나아질까 해서.” 구기빈이 아이스크림 컵을 강이주에게 건넸다.강이주는 그 말을 듣고 한 숟가락을 떠서 입에 넣었다.입안에 퍼지는 단 맛.마음도 확실히 조금 가벼워졌다.강이주는 금세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활짝 웃었다. “기분이 좋아졌어. 가자, 집에 가야지.”두 사람은 아직 어제 입었던 옷 그대로라서, 얼른 집에 가서 옷을 갈아입어야 했다....집에 돌아온 강이주는 강서규와 장숙연에게 나성록에 대해서 말했다.강서규는 만나 보겠다고 했다.장숙연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강이주를 보며 조용히 물었다. “전 회장님과 사모님도 오신다고?”‘구씨 집안의 두 어른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아이들 일에는 거의 관여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갑자기 왜...’장숙연의 걱정을 알아차린 강이주가 얼른 설명했다. “두 분과 친하신 나성록 선생님이, 같이 식사하는 자리에서 선생님이 아빠를 봐 주시는 거예요.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긴장하지 말라 해도 긴장이 안 될 리 없었다.장숙연이 다시 물었다. “그럼 두 분께 드릴 선물이라도 준비해야 하지 않겠니?”양가 어른들의 첫 만남인 데다가 두 어른 덕분에 나성록을 모신 셈이었다.장숙연도 알고 있었다. 나성록은 의술이 아주 뛰어나지만, 아무 때나 움직이는 사람이 아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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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그 단톡방의 최신 답장은 바로 조금 전이었다.구기빈의 할머니 이미수 여사가 계속 글을 올리고 있었다.[이주한테 선물은 필요 없다고 해라. 사람만 우리 앞에 데려오면 돼.] [내가 일부러 찾아봤는데 이주가 갈수록 더 예뻐졌더라. 네가 사람 보는 눈은 있구나. 언제쯤 이주 마음을 얻을 거냐?][나는 네가 연애를 모르는 답답한 놈이라고 확신한다. 다음에는 그냥 무조건 입부터 맞추거라. 제대로, 열심히. 이주 다리에 힘이 풀려서 네 말을 듣게 될 정도로.] [내가 언제쯤 손주며느리가 올리는 차를 마셔 보겠니?][이 녀석아, 너 정말 되는 거냐? 할머니 속이 탄다, 속이 타!][...]강이주가 고개를 숙이는 사이 이미수의 메시지가 또 올라왔다.마지막 문장을 본 강이주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구기빈은 핸드폰을 다시 가져가며 헛기침만 했다. “당신만 가면 돼. 따로 준비 안 해도 된다고 하셨어.”구기빈이 그렇게 말하자, 강이주도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구기빈은 강서규와 장숙연을 향해 말했다. “아버님, 어머님. 제가 오후에 사람을 보내서 바로 ‘사랑채’로 모시겠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전날 강이주는 오늘 류남정과 함께 패션쇼 샘플 진행 상황을 보러 간다고 말했었다.구기빈은 강이주가 부모님을 다시 데리러 오면 너무 힘들 것 같다고 생각했다.강서규는 괜찮다는 뜻으로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모든 일정을 정한 뒤에야 강이주와 구기빈은 함께 집을 나섰다.먼저 구기빈을 회사에 내려 주고 자기 회사로 돌아간 강이주는, 임설과 일정을 맞춘 뒤 디자인팀으로 가서 류남정을 찾았다.평소라면 일찍 디자인팀에 와 있던 류남정이 오늘은 사무실에 없었다.다른 직원에게 물어보니 류남정은 오늘 아직 출근 기록이 없었다.미간을 찌푸린 강이주가 핸드폰을 꺼내 류남정에게 전화를 걸었다.전화는 한참 울린 뒤에야 연결됐다. 수화기 너머로 류남정의 잔뜩 갈라진 목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감기 걸리셨어요? 목소리가 왜 이렇게 쉬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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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0화

류남정의 말을 듣던 강이주는 마음속으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이건 임해승 대표가 그런 거겠지.'그 생각이 들자 강이주는 류남정을 살피던 시선을 거두었다. “샘플 확인하러 내일 가도 되지 않을까요?”강이주는 류남정의 몸이 걱정이었다.류남정이 너무 피곤하면 안 된다는 건 강이주도 알고 있었다.“괜찮아요.” 류남정은 강이주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했다. “오늘 일 빨리 끝내고, 돌아가서 미친개를 내쫓아야 해요.”임해승은 지금도 류남정의 집에 눌러앉아 나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그 생각만 해도 류남정은 짜증이 치밀었다.류남정은 지금은 그 말 안 통하는 남자와 얼굴을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그런데도 임해승은 류남정을 놓아줄 생각이 없다는 듯 일부러 눈앞에서 맴돌았다.생각할수록 류남정은 짜증이 더 났다.류남정과 임해승의 관계는 류남정을 더 미치게 만들었다.류남정의 상태를 알아차린 강이주가 말했다. “진정하세요. 큰 문제는 아닐 거예요.”류남정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마음속으로는 임해승이라는 그 개 같은 남자를 실컷 욕하고 있었다.결국 류남정은 강이주가 달래 주자 겨우 감정을 억누를 수 있었다.강이주와 류남정은 하루 종일 강중그룹 산하 공장에 머물렀다.샘플은 많았지만 류남정은 한 바퀴 살펴보고도 만족하지 못했다.류남정은 이 부분에 대한 기준이 유난히 높았다. 류남정과 강이주는 공장에 남아서 세부 사항을 하나씩 확정했고, 모든 것이 정리된 뒤에야 공장을 나섰다.회사로 돌아온 류남정은 노트를 들고 곧장 자기 사무실로 갔다.공장에 들어섰을 때부터 류남정은 노트에 오늘 발견한 문제들을 적어 두었다.고쳐야 할 내용은 모두 류남정의 노트에 정리되어 있었다.강이주가 막 사무실로 들어섰을 때 구기빈에게서 메시지가 왔다.운전기사가 이미 강이주의 부모님을 모시러 갔으니, 강이주가 시간에 맞춰 ‘사랑채’로 바로 오면 된다는 내용이었다.그제서야 시간을 확인한 강이주는 약속 시간이 거의 다 됐다는 걸 깨달았다.지금 출발해도 길이 막히는 걸 감안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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