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기빈이 가볍게 목을 가다듬었다.“술에 취해서 어떤 여자를 붙잡고 늘어졌대. 그 여자를 데리고 호텔까지 갔는데, 어쩌다 일이 꼬였는지 병원까지 실려 갔다고 하더라.”“병원에 도착했을 때 두 사람이 떨어지지 못한 상태였대.”그 일은 새벽 네다섯 시쯤 벌어졌다.이 정도로 큰일인 데다 심원후와 관련된 사건이라면, 지금까지 아무 소문도 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했다.듣기로는 지정애가 병원의 전화를 받고 급히 달려갔다고 했다. 지정애는 큰돈을 써서 사건을 눌렀고, 곧바로 심원후를 옆 도시에서 가장 큰 비뇨기과 전문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게 했다.하지만 아무리 그렇게 막으려고 해도, 처음 실려 간 병원이 유창그룹의 병원이었다.그 일은 자연스럽게 유예준의 귀에 들어갔다.마침 구기빈이 조금 전 류남정의 검사 결과를 재촉하려고 유예준에게 전화했을 때, 유예준이 이 일을 우스갯소리처럼 구기빈에게 알려 준 것이다.강이주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와, 별 희한한 짓을 다 했네?”구기빈의 눈에는 짙은 혐오감이 어려 있었다.“어쨌든 그때는 둘이 떨어지지 못한 상태였다고 하더라. 무슨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고, 병원에 실려 왔을 때 심원후의 중요 부위가 다쳤다나 뭐라나.”당시 상황이 꽤 급했던 모양이었다.응급실 의사가 곧바로 처치실로 옮기려던 때, 지정애가 나타났다.강이주는 혀를 찰 수밖에 없었다.“이상한데. 심원후가 그렇게 됐는데 심순남 회장은 하나도 안 급했어? 오늘 나한테 올 정신이 있었다고?”그럴 리 없었다.심순남이 심원후를 얼마나 감싸고도는지, 강이주도 잘 알고 있었다.말 그대로 금쪽같은 아들처럼 떠받들었다.“지 여사가 아직 심 회장에게 말할 틈이 없었을 수도 있지.”구기빈이 웃으며 짚어 주었다.지정애는 먼저 사건부터 막았다.하지만 심원후의 상태가 급했으니, 심순남에게 연락할 여유도 없이 사람부터 옆 도시로 옮겼을 가능성이 컸다.구기빈의 설명을 들으니, 강이주도 어느 정도 납득이 갔다.심씨 집안은 요즘 일이 너무 많았다. 심순남도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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