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주가 하룻밤 묵겠다고 약속했기에, 이미수는 그녀가 잘 방을 마련해 주었다.방은 공주풍으로 꾸며져 있었다.이미수가 웃으며 강이주에게 말했다. “여긴 희라 방이야. 희라가 너랑 친하다고 하더구나. 괜찮으면 여기서 자.”“여사님, 감사합니다. 저는 괜찮아요.” 강이주는 정말 조금도 불편하지 않았다.이미수는 강이주의 작은 손을 놓기 아까운 듯 잡고 말했다. “희라랑 그렇게 친한데 ‘여사님’이라니, 너무 거리감이 있잖니? 그냥 할머니라고 부르면 돼.” “네가 어릴 때 희라를 따라서 우리 집에 왔던 것도 기억이 나는구나. 그때는 정말 조그만 아이였는데.”“세월 참 빠르구나. 눈 깜짝할 새 그 물찬 제비 같던 어린아이가 이렇게 반듯하고 예쁜 아가씨가 됐네.” “희라는 어릴 때 얼마나 말괄량이였는지 몰라. 이주 너하고 있을 때만 그나마 얌전해서 숙녀 흉내라도 냈다니까.”손녀 구희라의 이야기가 나오자, 이미수의 얼굴에는 자애로운 웃음이 번졌다.강이주 자신은 구씨 집안의 본가에 왔던 기억은 희미했지만, 이미수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이미수가 말을 이었다. “그때 소꿉놀이를 했는데, 희라가 너를 새언니로 삼겠다고 울고불고 난리였어. 누가 뺏으려 해도 안 된다고 하면서, 기빈이한테 꼭 너랑 맞절을 하라고 시켰단다.”“어디서 웨딩 베일을 찾아왔는지 몰라. 아, 맞다. 사진도 있어.”말하던 이미수는 떠올렸다. 그날 마침 아들이 새로 산 카메라를 만지작거리고 있었고, 어린 구희라는 울음마저 보일 정도로 성화를 부려 사진을 찍게 만들었다.그 사진들은 지금까지 이미수가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다.강이주의 머릿속은 하얘졌다. 그런 일들은 정말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내가 언제 구기빈하고... 소꿉놀이를 했지?'‘기억이 잘못된 걸까?’그때 이미수가 앨범 한 권을 꺼냈다. 펼치자 바로 어린 강이주의 사진이 보였다.그날 강이주는 초록 저고리에 다홍치마를 곱게 차려입고, 손에는 둥근 부채를 들고 있었다.두 손으로 부채를 들어 얼굴을 살짝 가린 채 머리에
อ่านเพิ่มเติ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