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희라는 자기 말이 얼마나 잔인한지 전혀 모르는 듯했다.주선하의 진심을 사람들 앞에 꺼내 놓고 마음껏 짓밟았다.그것으로도 부족해 떠나기 전에 침을 뱉듯 그동안의 관계 자체를 모욕했다.강이주는 그런 말이 구희라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끝내 믿을 수 없었다.단순히 독한 정도가 아니었다.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태도였다.강이주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너는 주선하와의 관계를 정말 그렇게 생각해?”“구희라, 내 눈을 보고 똑바로 말해. 정말 주선하의 진심을 이렇게 짓밟고 너희가 함께한 시간까지 모욕할 거야?”방금 내뱉은 말은 주선하뿐 아니라 구희라 자신에게도 모욕이었다.구희라에게 사랑이란 돈으로 거래를 끝내고, 싫증 나면 돈을 던져 보내며, 끝난 뒤에는 함부로 더럽혀도 되는 것이었나?정말 그렇게 믿는 것인가?구희라는 강이주의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몇 번을 물어도 답은 같아. 주선하가 왜 이혼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 내가 구씨 집안 딸이고 돈을 줄 수 있으니까 그러는 거야.”“나와 지내면서 먹는 것, 입는 것, 쓰는 것까지 전부 최고급으로 누렸어. 예전에 주선하를 무시하던 동창들도 이제는 걔의 비위를 맞추려고 하지. 전부 내 덕분이야. 내 배경을 붙잡아서 번듯한 삶을 살게 된 거라고.”“당연히 나를 잃기 싫겠지. 내가 아니면 누가 그 돈을 다 대겠어?” 구희라가 비웃었다.조롱과 혐오로 뒤틀린 표정은 강이주에게 너무도 낯설었다.오랫동안 구희라를 알아 왔지만 이렇게 모질고 비꼬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강이주는 휠체어 팔걸이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다. “너... 정말 그렇게 생각해? 희라야, 혹시 주선하 씨를 지키려고...”이상할 정도로 달라진 이유는 주선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밖에 떠오르지 않았다.그러나 구희라는 말을 끝내기도 전에 다시 비웃었다. “웃기지 마, 강이주. 나는 이제 현실을 알게 된 것뿐이야. 예전에는 큰오빠가 너무 잘 지켜 줘서 세상이 얼마나 험한지도 몰랐어.”“갑자기 정신이 든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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