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 Capítulo 631 - Capítulo 640

656 Capítulos

제631화

구기빈은 강이주를 조심스럽게 휠체어에 앉힌 뒤 배진호 쪽으로 밀고 갔다.“가서 한번 보자.”주선하는 며칠째 의식을 잃은 채 중환자실에서 각종 장비에 의지해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다.그래도 다행히 오늘은 의식을 되찾았다.다만... 깨어난 시점이 묘했다.마침 오늘은 구희라와 간승제의 약혼식이 있는 날이었다.강이주는 구기빈을 힐끗 봤다.“주선하 씨가 중환자실에서 뛰쳐나와 식을 막을 힘까지는 없겠지?”강이주도 처음에는 구희라가 말한 약혼이 시간을 벌기 위한 연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구희라는 진짜로 약혼하는 거라고 분명히 말했다.그 밖의 사정은 아무리 물어도 자세히 얘기해 주지 않았다.오늘처럼 중요한 자리라면 구희라의 어머니인 유만정도 당연히 참석해야 했다.유만정은 사흘 전 ‘청산정신건강병원’에서 나왔다.정신 상태는 여전히 좋지 않다는 얘기가 들렸다.병원에서 데리고 나올 때도 심하게 혼란스러워했고, 직접 데리러 간 구호민을 못 알아보고 해칠 뻔했다고 했다.구기빈은 강이주를 보며 답했다.“그건 모르는 일이지. 사랑 때문에 사람은 생각보다 대단한 힘을 내기도 하니까.”강이주가 낮게 한숨을 쉬었다.“사랑이 사람을 완전히 무너뜨리기도 하고, 다시 살게도 하잖아. 주선하 씨가 스스로 잘 이겨냈으면 좋겠어.”이야기를 나누는 사이 구기빈은 강이주를 데리고 중환자실 앞에 도착했다.강이주는 문 사이로 안쪽 상황을 겨우 볼 수 있었다.주선하는 깨어나긴 했지만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온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간 사람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살아야겠다는 의지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강이주의 시선을 느낀 듯 주선하가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텅 빈 눈동자에 잠깐 반가움이 떠올랐지만, 시선의 주인이 구희라가 아닌 강이주인 걸 확인하자 그 빛은 바로 사라졌다.절망이 깔린 주선하의 눈에 씁쓸한 자조가 스쳤다.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빛마저 꺼지는 듯했다.주선하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어 기계에서 날카로운 경고음이 울렸고, 그 소리가 강이주의 귀에
Leer más

제632화

그때 시각은 이미 오후 한 시 반이었다.구희라와 간승제의 약혼식이 막 시작될 무렵이었다.구희라는 앞서 구호민에게서 RG그룹의 지분 5%의 양도 약속을 받아 둔 상태였다.구호민은 약혼식이 끝난 뒤 RG그룹의 새 인사안을 발표하겠다는 소식까지 미리 흘렸다.구희라의 약혼식인 만큼 구씨 집안 사람인 구기빈도 병원에서 행사장으로 데려가야 했다.유예준은 병원에 있던 가짜 구기빈을 11층으로 옮겨 놓았다.그동안 강이주 곁에 있던 진짜 구기빈은 휠체어에 앉은 채 배진호의 도움을 받아 ‘사랑채’로 향했다.강이주는 침대 옆에 놓인 자기 휠체어를 보고 장난스럽게 말했다.“부부는 닮는다더니, 부부가 나란히 휠체어 타고 약혼식 가는 경우도 흔한 일은 아니다.”말을 해 놓고 강이주도 웃음이 터졌다.구희라의 약혼식에 강이주는 정식으로 초대받지 못했다.그래도 오랫동안 친구로 지낸 만큼 직접 가서 축하의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강이주의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었다.유예준도 웃으며 맞장구쳤다.“그러고 보니 진짜 그렇네요. 제수씨, 이따 기빈이랑 휠체어 나란히 세워 놓고 제가 사진 한 장 찍어 드릴게요. 기념으로요.”유예준은 꽤 괜찮은 생각이라고 여기는 눈치였다.강이주는 그 말에 웃었다. “네. 그럼 부탁드릴게요.”원래는 구기빈과 함께 약혼식에 갈 계획이었다.하지만 주선하가 계속 위급한 상태라 강이주는 병원에 남았다.적어도 주선하가 살아있는지는 확인하고 싶었다.다행히 주선하는 생명을 부지했다.임설은 핸드폰을 확인하며 강이주에게 말했다.“배 비서님한테서 연락 왔어요. 약혼식이 거의 끝나 간대요. 곧 마무리될 것 같다고 합니다.”이제 강이주가 준비해서 ‘사랑채’로 출발해도 된다는 뜻이었다.강이주는 유예준에게 살짝 웃어 보였다. “유 대표님, 부탁드릴게요.”“제수씨 모시는 건 부탁이라고 할 것도 없죠.”유예준은 자신 있게 가슴을 두드렸다.“가시죠. 오늘 제대로 등장해 보자고요.”유예준의 조금 과장된 말투에 강이주와 임설은
Leer más

제633화

구기빈은 짧게 고개만 끄덕였다.“오늘이 좋은 날이라 그런가 보네. 참 빠르다. 어릴 때부터 봐 온 내 동생이 이제는 자기 몫을 알아서 하는 사람이 됐으니.”“예전에는 아무리 봐도 어린애 같았는데, 내가 널 너무 얕잡아봤나 봐.”낮고 서늘한 구기빈의 목소리에 주변 사람들의 표정이 일제히 달라졌다.구기빈이 치료받는 사이 구희라가 친오빠의 안전을 빌미로 강이주를 압박했다는 소문은 이미 널리 퍼져 있었다.강중그룹의 파산 발표가 하필 구희라의 약혼식 날 맞춰 나온 것도 구희라가 RG그룹 안으로 들어갈 길을 깔기 위해서라는 말이 돌았다.마침 RG그룹은 오늘 새 인사안까지 발표할 예정이었다.구희라가 강중그룹을 무너뜨리는 데 힘을 보탰으니, 이제 그룹 핵심으로 들어갈 발판을 하나 마련한 셈이었다.반면 구기빈은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뒤 줄곧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모두가 그 모습을 똑똑히 봤다.구씨 집안의 권력 구도가 정말 바뀌려는 것처럼 보였다.구희라의 표정이 잠깐 굳었지만 금세 웃으며 받아쳤다.“오빠가 잘 가르쳐 줬잖아. 난 오빠한테 배운 걸 써먹은 것뿐이고.”“하.” 구기빈이 비웃었다. “내가 언제 그런 수단을 전부 가족한테 쓰라고 가르쳤지?”그 말을 들은 구희라는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안색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간승제는 구희라의 손등을 가볍게 두드린 뒤 구기빈을 바라봤다.“큰형님께서 지금 몸이 안 좋으시니 예민하실 수 있다는 건 저도 희라도 이해합니다.”“그래도 이런 경사스러운 날에 희라를 계속 몰아세우시는 건 조금 지나치신 것 같습니다.”간승제는 잔을 들어 올리며 말을 이었다.“이제 한 가족이 될 사이니 희라가 잘못하는 일이 있더라도 넓게 봐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한 잔 올리겠습니다.”간승제는 잔에 든 술을 단숨에 비웠다.“저는 다 마셨습니다. 큰형님은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큰형님께서 예전부터 희라를 많이 아끼셨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지금 기분이 좋지 않으신 것도 이해합니다.”“다만 그 화를 희라한테 푸는 일은
Leer más

제634화

구희도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구기빈을 바라봤다.“가서 네 일 봐.” 구기빈은 느긋한 눈길만 한 번 줬다.구계배도 옆에서 말했다. “기빈이는 내가 보고 있을 테니 가 봐라.”구계배까지 말하자 구희도도 그 자리에서 더 얘기할 수 없었다.구희도는 두 사람을 한 번 보고 구희라가 있는 쪽으로 걸어갔다.“여긴 답답하구나. 기빈아, 할아버지가 너 바람 좀 쐬게 데리고 나가마.” 구계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구기빈이 휠체어를 직접 움직일 수 있다고 말하기도 전에 구계배가 손잡이를 잡고 행사장 밖으로 밀고 나갔다.구계배는 구기빈을 데리고 옆쪽의 조용하고 비어 있는 별실로 들어갔다.“할아버지, 하실 말씀 있으시면 그냥 말씀하세요.” 구기빈이 구계배의 시선을 마주했다.구계배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네 다리 말이다... 며칠 전에 희라가 찾아와서 이제 완전히 못 쓰게 됐다고 하더구나. 정말 그런 거냐?”구계배는 장손이 큰 상처를 입고 이제 걷지 못하게 되었다는 사실에 절망하고 감정을 숨기려 애썼지만 결국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렸다.오기 전에는 이미수에게도 너무 티 내지 말자고, 아이한테 부담 주지 말자고 달랬다.하지만 휠체어에 힘없이 앉아 있는 구기빈을 직접 보니 구계배가 아무렇지 않을 수는 없었다.구기빈은 구계배가 태어날 때부터 지켜본 손자였고, 어린 시절 한동안 직접 곁에 두고 돌본 적도 있었다.구계배는 늘 이 장손을 유난히 아꼈다.일 처리에서 늘 선을 지킬 줄 알았고 어른을 대하는 예의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가장 자랑스럽게 여긴 손자가 이제 휠체어 없이는 움직이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아프지 않을 리 없었다.구기빈은 담요에 덮인 두 다리를 내려다봤다가 할아버지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척추를 심하게 다쳤어요. 수술을 해도 다시 설 가능성이 30%가 안 된답니다.”“할아버지, 회복되기 어렵대요. 수술받아도...”구기빈은 말을 잠깐 멈췄다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죄송해요. 결국 할아버지를 실망하게 해 드렸네요.”구
Leer más

제635화

마지막 말을 할수록 구계배의 불만이 거세졌다.RG그룹을 구기빈에게 맡긴 뒤로 구계배는 이 손자가 이런 식으로 밀려나는 날이 올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그 일이 실제로 눈앞에서 벌어지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구기빈이 RG그룹을 맡은 뒤 그룹과 구씨 집안에 얼마나 많은 이익을 가져왔는지 구계배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그런데 이제 다리를 못 쓰게 됐다는 이유 하나로 일선에서 물러나 경영권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다른 사람들은 구기빈이 만들어 놓은 결과만 편하게 가져가려는 셈이었다.속셈이 너무 뻔해서 오히려 기가 막힐 정도였다.구계배가 못마땅한 얼굴로 말했다. “어쨌든 네가 그룹에서 물러나는 건 내가 제일 먼저 반대한다. 걱정하지 마. 나와 네 할머니는 네 편이야.”구계배는 구기빈에게 분명하게 약속했다.그 말을 들은 구기빈은 눈을 내리깔았다. 목소리에는 기운이 없었다. “할아버지, 전 이제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이에요. 회사에서 자리 싸움할 힘도 없습니다.”구기빈이 씁쓸하게 웃었다. “할아버지도 아시잖아요. 전 아주 오래 아버지 통제 아래에서 살았어요. 이제 지쳤어요.”“아버지가 얼마나 집착이 심한 사람인지 할아버지도 계속 보셨잖아요. 자기 손에서 벗어나는 사람을 그냥 두지 않아요. 전 정말 더는 그 그늘에서 살고 싶지 않습니다.”구기빈은 구계배를 똑바로 바라봤다. “지금의 저 같은 사람에게 RG그룹을 맡기면 사람들은 평생 못 일어서는 장애인이 그룹을 붙잡고 있다고 비웃을 겁니다.”“누가 감히 널 비웃어?!” 구계배가 바로 쏘아붙였다.구계배는 분노를 숨기지 않고 눈을 부릅떴다. “넌 내 손자야. 나랑 네 할머니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우리가 네 가장 든든한 배경이다. 우리가 네 뒤를 지켜 줄 거야.”구기빈은 구계배가 그런 말을 할 자격과 힘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문제는 자신이 스스로 놓고 싶다는 것이었다.구씨 집안의 끝없는 다툼 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구기빈이 다시 말했다. “할
Leer más

제636화

“할아버지, 작은오빠. 저예요.”밖에서 구희도의 목소리가 들렸다.구계배의 표정이 조금 더 차갑게 굳었다.“무슨 일이냐?”말투에는 숨기지 못한 귀찮음이 묻어 있었다.문밖의 구희도는 노크하던 손을 잠깐 멈췄다가 감정을 정리하고 대답했다.“약혼식이 곧 끝나요. 아빠가 할아버지랑 큰오빠 모시고 들어오라고 해서 왔어요.”구희라와 간승제는 이미 참석한 하객들을 배웅하고 있었다.행사가 끝난 뒤에는 그 자리에서 따로 발표할 일도 남아 있었다.구계배와 구기빈이 반드시 자리에 있어야 했다.“알았다.” 구계배의 목소리는 담담해서 감정을 읽기 어려웠다.답을 들은 구희도는 더 재촉하지 않고 다시 행사장으로 돌아갔다.구계배는 구기빈을 보며 손을 내저었다. “됐다. 너도 이제 다 컸고 네 생각이 있겠지. 따지고 보면 나랑 네 할머니가 앞으로 몇 년이나 더 널 지켜 줄 수 있겠냐.”두 사람 모두 이미 인생의 후반을 훌쩍 지나온 나이였다.마음만 있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대신 막아 줄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구계배는 옅게 웃었다. “네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해. 사랑도 하고, 자유도 누리고, 예전에는 모르던 행복도 느껴 봐. 할아버지는 다 응원할 테니.”구계배도 이제는 마음을 내려놓기로 했다.권력이 그렇게 대단한가.구호민이 평생 좇아온 절대적인 권력은 구기빈에게 오히려 족쇄와 감옥이었다.게다가 지금 구기빈은 두 다리까지 제대로 쓰지 못하는 상태였다.그런 손자가 자유로운 삶을 원한다면 보내 주는 편이 맞았다.필요하면 행사 뒤에 그룹 변호사를 불러 유언장을 새로 작성하면 될 일이다.자신이 죽은 뒤 재산을 두 몫으로 나눌 생각이었다.절반은 아내 이미수에게 남기고,나머지 절반은 손자인 구기빈에게 남긴다.아내와 장손이 평생 생활 걱정 없이 살 수 있을 정도면 충분했다.구기빈은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그 말을 들은 구계배의 눈시울도 살짝 붉어졌다.구계배는 앞으로 다가가 구기빈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이제 돌아가자.”
Leer más

제637화

그때 유만정은 제정신이 아닌 사람처럼 구기빈이 자기 말을 듣지 않는다며 소리쳤다. 직접 호되게 겪어 봐야 자기 말을 평생 잊지 않을 거라고 했다.그 일로 구기빈은 병원으로 실려 가 응급 위세척까지 받아야 했다.퇴원한 뒤에야 구기빈은 유만정의 증세가 다시 심해져 구호민이 정신건강병원으로 보냈다는 사실을 알았다.당시 구기빈은 제대로 회복되지도 않았고 안색도 창백했지만 병원까지 찾아가 유만정이 치료받는 모습을 직접 봤다.유만정의 손목과 발목은 치료를 위한 통제에 저항하며 생긴 상처 때문에 피범벅이었다. 그 광경은 구기빈의 기억에서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유만정은 눈을 부릅뜨고 구기빈을 노려보며 ‘약 먹으면 안 돼, 굴복하면 안 돼’라고 계속 외쳤다.구기빈은 크게 놀란 뒤 며칠 동안 고열이 떨어지지 않았고 매일 밤 악몽을 꿨다.꿈속에는 늘 분노에 일그러진 유만정의 모습이 나타나 소리 질렀다.그때만큼은 치료를 마치고 안정된 유만정이 집으로 돌아온 뒤 구기빈의 손을 붙들고 울며 몇 번이고 사과했다. 용서해 달라고 애원하기도 했다.지금 유만정은 또다시 구기빈에게 달려들어 손을 잡아채려 했다.유만정이 움직이기도 전에 구호민이 싸늘한 표정으로 사람을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가게 했다.이미수와 구계배는 유만정이 소리를 지르기 시작하자 바로 구기빈 앞을 막아섰다. 혹시라도 손자가 다칠지 걱정해서였다.구기빈은 자신을 막아서 준 두 어른의 등을 바라보며 복잡한 눈빛을 감췄다.구호민은 주변을 한 번 훑었다. 구희라가 간승제의 팔을 잡고 들어온 뒤에야 천천히 말했다. “다 모였나 보네.”빠진 사람이 없는지 확인한 구호민은 말을 이었다. “마침 오늘 다들 한자리에 모였으니 몇 가지 이야기하겠다.”“먼저 희라 얘기부터 하지. 오늘 승제 씨와 약혼했고, 중요한 혼사도 자리를 잡았으니 아비로서 마음이 놓이는구나. 내가 가진 지분 중 5%를 희라 명의로 넘겼다.”구호민은 구희라를 보며 말했다. “약혼했으면 이제 마음 좀 잡고 결혼식 준비도 서둘러. 앞으로는 제멋
Leer más

제638화

“여기 아주 분위기 좋네요!”문가에서 강이주의 목소리가 들렸다.사람들이 일제히 돌아봤다.임설이 휠체어에 앉은 강이주를 밀며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강이주는 옅은 미소를 띤 채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때 모습을 드러냈다.구호민의 표정이 바로 굳었다. “네가 여긴 웬일이야?”구호민이 기억하기로 오늘 구희라의 약혼식에는 강씨 집안 사람을 초대하지 않았다.초대받지도 않은 강이주가 들어온 게 몹시 못마땅했다.강이주는 임설에게 부탁해 구기빈 바로 옆까지 휠체어를 밀게 했다.휠체어 두 대가 나란히 놓이자 자연스럽게 모든 시선이 두 사람에게 쏠렸다.강이주를 본 구희도의 눈빛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도 따라 올라왔다.구희라도 강이주가 나타난 걸 보고 미간을 살짝 좁혔다.하지만 강이주는 두 사람의 반응을 보지 못한 척 곁에 있는 구기빈만 바라봤다.“당신 돌아오고 나서는 얼굴 한 번 보기도 힘드네. 괜찮아?”“응.”구기빈은 강이주의 연기에 맞춰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강이주가 다시 물었다.“희라 약혼식에 오면서 나한테 말도 안 했어? 혹시 여기 사람들이 당신 아프다고 괴롭힌 거 아니야?”그 말을 들은 사람들의 표정이 한꺼번에 험악해졌다.다 큰 성인이 이렇게 앉아 있는데 누가 마음대로 괴롭힐 수 있을까?더구나 늘 남들 위에 서 있던 구기빈이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강이주 앞에 보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그런데 바로 다음 행동은 모두의 예상을 뒤집었다.조금 전까지 무심하고 오만하던 구기빈은 강이주와 눈이 마주치자 금세 기운 없는 사람처럼 표정을 바꿨다.구기빈은 눈을 내리깔고 목소리를 낮췄다. “괜찮아. 다리를 못 쓰게 됐으니 회사 일 맡기에는 안 맞는다고 하시네. 아버지도 나 걱정해서 그러는 거겠지.”“치료에만 집중하라고, 회사는 동생들이 대신 관리하게 하자고 하셨어.”낮게 깔린 목소리에는 묘하게 억울한 기색까지 섞여 있었다.너무 빠른 태세 전환에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구호민이 가라앉은 목소리
Leer más

제639화

하지만 사람들이 강이주에게 화살을 돌리자 구기빈의 태도는 바로 달라졌다.몸에서 흘러나오는 분위기까지 서늘해졌다.구기빈의 변화를 느낀 강이주는 괜찮다는 듯 짧게 눈짓했다.구호민은 차갑게 가라앉은 눈으로 강이주를 바라봤다.“강 대표님, 생각하시는 것과는 다릅니다. 아버지는 그저 큰형님의 몸 상태를 걱정하시는 겁니다.”구희도가 먼저 나서서 설명했다.강이주는 구희도를 한 번 흘겨보고 눈썹을 살짝 올렸다.“그래요?”구희도가 더 말하기도 전에 강이주가 비웃듯 말을 이었다.“구희도 씨는 누구보다 기빈 씨가 평생 다시 못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거 아닌가요?”강이주의 직설적인 말에 구희도는 바로 기분이 상했다.구희도는 굳은 표정으로 불쾌함을 숨기지 않았다.“강 대표님이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네요.”강이주가 짧게 웃었다.“기빈 씨한테 일이 생겨야 구씨 집안 둘째 아드님에게 RG그룹을 맡을 기회가 생기잖아요.”“구희도 씨, 속으로 원하는 걸 그냥 인정하세요. 겉으로는 점잖은 척하면서 자리는 갖고 싶고, 좋은 사람 소리까지 듣고 싶은 건 지나친 욕심 아닌가요?”강이주가 사정없이 몰아붙이자 구희도의 눈빛이 한층 어두워졌다.강이주는 더 상대하지 않고 구희라 쪽을 봤다. “그 점은 희라가 구희도 씨보다는 낫네요. 적어도 자기 욕심을 인정할 줄은 아니까.”“희라야, 너도 인정하지? 큰오빠가 회복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네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싶은 거잖아.”강이주는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화살을 구희라에게 돌렸다.그제야 시선이 전부 구희라에게 몰렸다. 구기빈도 예외는 아니었다.구희라는 등을 곧게 펴고 사람들의 시선을 정면으로 받았다. “못 인정할 게 뭐가 있어? 큰오빠가 지금 상태라면 내가 대신할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왜 큰오빠랑 작은오빠는 되고 나는 안 돼? 나도 구씨 집안 사람이야. 나도 내 몫을 위해 경쟁할 기회가 있는 거잖아.”구희라는 자신의 욕심을 숨기지 않고 사람들 앞에 그대로 꺼내 보였다.그 솔직함은 오히려 구
Leer más

제640화

모두가 의아해하는 가운데 강이주는 봉투 안에서 증명서 한 부를 꺼냈다.천천히 펼쳐 내용이 보이도록 사람들 쪽으로 들었다.강이주는 여유로운 미소를 지었다.“죄송하지만 기대하신 것과는 조금 다르겠네요. 엄밀히 따지면 저도 지금은 구씨 집안과 법적으로 연결된 사람입니다.”“저랑 기빈 씨는 꽤 오래전에 이미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저는 법적으로 기빈 씨의 배우자로서 모든 권리를 인정받는 정식 아내예요.”강이주는 혼인관계증명서를 직접 보여주며 또렷한 목소리로 선언했다.구기빈은 강이주가 이렇게 나올 걸 이미 알고 있었던 듯 휠체어에 앉아 태연했다.다만 강이주 입에서 ‘아내’라는 말이 나오자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그 호칭 하나만으로도 꽤 기분이 좋아진 듯했다.사실 강이주와 혼인신고를 한 뒤 구기빈은 혼인관계증명서를 늘 소중하게 챙겼다. 온 세상에 강이주와 결혼했다고 자랑하고 싶었다.가능하기만 했다면 매일 SNS에 올려 모두에게 알리고 싶어 했을지도 모른다.강이주가 말리지 않았다면 증명서를 들고 여기저기 자랑하며 돌아다녔을 사람이었다.이제야 강이주가 직접 공개하면서 구기빈은 바라던 대로 사람들 앞에서 강이주의 정식 남편이라는 사실을 인정받았다.마음 같아서는 행사장 곳곳에 샴페인이라도 터뜨리며 축하하고 싶었다.다만 지금은 축하할 만한 분위기가 아니었다.구호민은 강이주가 던진 소식에 화를 억누르지 못할 정도로 감정이 격해졌다.구호민이 탁자를 세게 치며 일어섰다.“뭐라고? 너희가 언제 혼인신고를 했어?”요즘 애들은 혼인관계증명서를 아무 때나 받아오는 서류쯤으로 생각하는 건가 싶었다.구호민은 눈을 부릅뜨고 구희라까지 사납게 노려봤다.구희라가 또 엉뚱한 아이디어를 내서 강이주와 구기빈을 부추긴 거라고 지레짐작했다.아무것도 모른 채 친아버지의 사나운 시선을 받은 구희라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혼인신고를 하라고 부추긴 것도 아닌데 왜 자기를 노려보는지 알 수 없었다.‘나 진짜 아무것도 안 했는데!’강이주는 날카롭게 꽂히는 구호민의 시선을
Leer más
ANTERIOR
1
...
616263646566
ESCANEA EL CÓDIGO PARA LEER EN LA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