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주 역시 구호민이 다른 속셈을 갖고 있다는 걸 느꼈다.구기빈과 마찬가지로 상대가 먼저 움직이기 전에는 자신도 움직이지 않기로 했다.인내심이라면 강이주와 구기빈 둘 다 부족하지 않았다.“이주야.”그때 구기빈이 강이주의 이름을 불렀다.강이주가 부드럽게 답했다. “응, 나 여기 있어.”달래는 듯한 대답을 들은 구기빈의 입가에 얕은 미소가 걸렸다.구기빈은 강이주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당신이 내 지분을 가지고 있는 건 맞는데, 한 가지는 확실하게 말해 두고 싶어.”목소리가 곧바로 진지해졌다.구기빈은 구호민에게 시선을 옮겼다. “제가 다리를 못 쓰게 됐다고 바로 RG그룹 경영권을 내놓으라고 하시는 건, 아버지도 너무하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저는 몇 년 동안 늘 긴장 속에서 높은 자리에 앉아 회사를 관리했습니다. 그룹과 집안에 제가 벌어다 준 이익이 얼마인데, 결국 이런 대우를 받는군요. 그래도 일단 받아들이겠습니다.”말을 끝내기 전 구기빈의 눈에 상처받은 기색이 짧게 지나갔고, 주변 사람들도 그 모습을 봤다.구기빈의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RG그룹이 구기빈의 손에서 성장하는 동안 이 자리에 있는 사람 대부분이 적지 않은 배당과 이익을 누렸다.구기빈의 말은 결국 필요할 때 이용하고 이제 와서 등을 돌린 사람들을 향한 비난이었다.도움이 필요할 때는 누구보다 높은 구씨 집안 총수라고 떠받들었다.그런데 두 다리를 못 쓰게 되자 많은 사람 앞에서 실권을 내놓으라고 압박했다.그 중심에 친아버지와 친동생들까지 있으니 집안에 대한 구기빈의 마음이 식지 않을 수 없었다.구희라의 안색이 눈에 띄게 하얗게 질렸다.구희도는 겉으로는 끝까지 담담한 표정을 유지했다.구호민만 아무 일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아무도 너한테 강요하지 않았어. 정말 싫다면 분명하게 거절하면 된다. 기빈아, 가장 중요한 건 네 몸이야.”이 상황에서도 구호민은 사람들 앞에서 구기빈의 건강을 걱정하는 아버지처럼 말하고 있었다.구기빈이 씁쓸하게 되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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