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렌과 로빈 세가라 부부가 병원에 도착했을 때, 도시는 막 동이 트고 있었다. 복도는 아직 조용했고, 커다란 창문을 통해 들어온 창백한 햇살이 길게 드리워져 있었다. 그들은 샹텔의 할머니가 입원한 이후 매일 그랬던 것처럼, 이른 새벽부터 병원을 찾았다.병실 안, 노부인은 등 뒤에 베개를 받치고 침대에 앉아 있었다. 안색이 훨씬 좋아 보였다. 그녀의 눈에는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생기가 돌았다. 헬렌은 그녀의 곁에서 옷매무새를 다듬고, 드레스의 주름을 펴고, 블라우스 깃을 정리해주며 분주히 움직였다.– 드디어 오늘 집에 가시는군요, 헬렌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할머니는 감동으로 눈가가 촉촉해진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다 당신들 덕분이에요. 두 사람 덕분이죠. 매일같이 와주었잖아요. 어떻게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런 말씀 마세요, 로빈이 그녀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얹으며 대답했다. 할머니께서 치료를 잘 견뎌주신 덕분입니다.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셨기에 가능했던 일이에요.– 특히 우리 샹텔이 아주 기뻐할 거예요, 헬렌이 덧붙였다. 신혼여행에서 돌아와 건강하게 서 계신 할머니를 보면 정말 행복해할 거예요.할머니가 눈을 반짝이며 미소 지었다.– 아, 우리 귀여운 샹텔. 정말 보고 싶구나. 하지만 그 아이에겐 콜린 곁에서 행복할 권리가 있어. 젊고, 서로 사랑하니까. 그것만으로 충분해.– 곧 돌아올 겁니다, 로빈이 말했다. 그때까진 저희가 할머니를 보살필 테니, 준비가 다 될 때까지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러고 나서 함께 집으로 가는 겁니다.할머니는 고마운 마음을 담아 고개를 끄덕였다.---같은 시각, 검은 세단 한 대가 병원 주차장에 들어섰다. 네이선은 시동을 끄고 스테판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도착했습니다, 도련님.스테판이 차에서 내렸고, 네이선이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은 주차장을 가로질러 병원 로비로 들어섰다. 복도는 여전히 조용했고, 간호사의 바쁜 발걸음 소리나 멀리서 들려오는 카트 소리만이 간간이 정적을 깨뜨렸
Last Updated : 2026-09-05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