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안은 생각보다 빠르게 내려가고 있었지만,민영의 감각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채 아직 복도에 남아 있었다.강산의 마지막 말이 귀가 아니라 가슴 안쪽에 걸려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다.‘사람을 성장시키는 건, 대부분 불편함 쪽이다.’그 문장은 조언처럼 들리지 않았다.오히려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애써 외면해 온 사실을 다시 꺼내 놓은 것에 가까웠다.민영은 등을 엘리베이터 벽에 기댔다.차가운 금속의 감촉이 등 뒤로 전해졌고,그제야 지금 자신이 조금 숨을 참고 있었다는 걸 알아챘다.천천히 숨을 내쉬자 어깨가 아주 미세하게 내려갔다.‘편안함.’그 단어는 언제부터인가 민영에게 안전한 말이 되어 있었다.상처 입지 않아도 되고,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자리. 그리고 그 자리에 최강이 있었다.그 사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그의 곁은 지금도 민영을 안정시키는 곳이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그 안정이 전부는 아니라는 생각이 고개를 들고 있었다.엘리베이터가 로비에 도착하자 짧은 진동과 함께 문이 열렸다.밤의 공기가 안으로 밀려 들어왔다.낮보다 느리고, 낮보다 솔직한 공기였다.민영은 한 걸음 내디뎠다가 잠시 멈췄다.로비 한편, 기둥 옆에 익숙한 실루엣이 서 있었다.최강이었다.그는 휴대폰을 보고 있었지만, 민영이 시야에 들어오자 곧바로 고개를 들었다.마치 처음부터 그 자리에 있을 걸 알고 있었던 사람처럼.“…대리님.”민영의 목소리는 생각보다 낮았다.하루가 길었기 때문이 아니라, 지금의 감정을 크게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정 사원님.”최강은 짧게 인사하며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눈에 띄게 걱정하는 표정은 아니었지만, 시선은 늘 그렇듯 세심했다.“아직 퇴근 안 하신 줄 알았어요.”“서류 하나 더 확인할 게 있어서요.”그는 간단하게 말했다.그리고 잠시 말을 멈췄다가 덧붙였다.“같이 가시겠습니까.”같이 가자는 말은 늘 하던 제안이었는데도, 오늘은 그 안에 다른 의미가 겹쳐 들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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