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생각보다 천천히 열렸다.눈을 뜬 순간, 민영은 바로 일어나지 않았다.이불 속에 남아 있는 밤의 온기가 아직 몸을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창밖에서는 새로운 하루가 이미 움직이고 있었다.차 소리, 사람들의 발걸음,아직 완전히 깨어나지 않은 도시의 숨결. 그 모든 소리가 한 겹의 막을 두고 전해져 왔다.민영은 천장을 바라본 채 어제의 밤을 조용히 되짚었다.말이 없었던 시간, 확인하지 않았던 마음,그럼에도 사라지지 않았던 감각.‘이건 잠깐의 착각이 아니야.’그 생각은 확신이라기보다 몸의 기억에 가까웠다.이전에도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낀 적은 있었다.설렘도 있었고, 기대도 있었다.하지만 지금의 감정은 그 어느 것과도 겹치지 않았다.조급하지 않았고, 그래서 흔들리지 않았다.민영은 이불을 걷고 천천히 일어났다.세면대 앞에 서서 얼굴에 물을 적실 때,차가운 감각이 생각을 현재로 끌어당겼다.거울 속의 얼굴은 여전히 큰 변화가 없었지만,눈동자에는 전날보다 조금 더 깊은 색이 머물러 있었다.출근 준비를 마치고 현관을 나서며 민영은 문득 어제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렸다.문 앞에 남아 있던 그의 모습.붙잡지 않고, 돌아서지 않았던 태도.‘다가오지 않아도 느껴지는 이유는 그 자리에 있기 때문이야.’그 문장이 마음속에서 조용히 정리되었다.회사로 향하는 길은 익숙했다.그러나 오늘의 민영은 그 익숙함 속에서 새로운 결을 느끼고 있었다.불안이 아닌 기대, 설렘이 아닌 안정.회사 로비에 들어섰을 때, 민영은 무의식적으로 주변을 살폈다.어디에선가 그가 보일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예감.하지만 그 예감이 실현되지 않아도 실망은 없었다.보고 싶다는 감정이 기다림이 되지 않는 상태.그건 지금의 마음이 꽤 건강하다는 증거였다.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켜고 업무를 시작하자 시간은 차분하게 흘렀다.민영은 문서를 읽고, 수정하고, 필요한 메모를 남기며자신이 일에 완전히 집중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그때 메신저 알림이 짧게 울렸다.’-오전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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