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어제보다 조금 더 분명했다.커튼을 밀어내는 빛이 망설이지 않았고,방 안의 공기도 밤의 잔여를 깔끔하게 걷어낸 얼굴이었다.민영은 눈을 뜬 채 잠시 천장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서두르지 않아도 하루는 자기 속도로 시작될 수 있다는 걸 이제는 몸이 먼저 알고 있었다.세면대 앞에서 물을 틀며 민영은 손목에 떨어지는 차가운 감각을 잠시 느꼈다.정신을 깨우기엔 충분했고, 어제의 고요를 지우기엔 과하지 않았다.거울 속의 자신은 단정했고, 어딘가 여유가 있었다.확신을 들고 나온 얼굴이라기보다, 확신을 숨기지 않아도 되는 얼굴에 가까웠다.출근길의 풍경은 늘 같았지만, 민영의 시선은 조금 달라져 있었다.사람들의 표정, 발걸음의 간격,정류장에 서 있는 침묵의 밀도까지 괜히 하나하나 눈에 들어왔다.그것들은 자신의 하루를 방해하지 않았고,오히려 지금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받쳐 주는 배경처럼 느껴졌다.회사에 도착했을 때, 로비는 평소보다 조용했다.회의가 많은 날 특유의 긴장도, 분주함도 아직 위로 올라가지 않은 시간.민영은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르고 한 발짝 물러섰다.“정 사원님.”익숙한 목소리가 뒤에서 들렸다.민영은 고개를 돌려 최강을 보았다.그는 평소와 다르지 않은 표정으로 서 있었지만, 눈빛은 아주 미세하게 밝아 보였다.“좋은 아침이에요.”“네.”민영은 미소로 답했다.“오늘은 조금 일찍 오셨네요.”“회의 준비가 조금 있어서요.”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둘은 나란히 안으로 들어섰다.오늘의 거리는 어제보다 조금 더 자연스러웠다.의식하지 않아도 서로의 호흡이 겹치지 않는 위치.문이 닫히자, 민영은 자신의 손이 가방 끈을 가볍게 잡고 있다는 걸 느꼈다.힘이 들어가지 않은 손.그 손끝에서 긴장이 빠져나간다는 건,마음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신호였다.“…어제,”최강이 조용히 말을 꺼냈다.“잘 주무셨습니까.”“네.”민영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덕분에요.”그 답에는 과장이 없었고, 부연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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