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문이 닫히는 소리는 생각보다 작았다.그러나 그 소리가 남긴 여운은 민영의 가슴 안에서 조용히 퍼지고 있었다.회의 내용은 익숙했고, 논의의 결론도 예상 범위 안에 있었지만그 자리에 함께 앉아 있던 사람들의 시선은 각기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민영은 노트에 적어둔 메모를 천천히 정리하며 자신의 숨을 다시 한 번 고르게 만들었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것들이 회의실 공기 속에 겹겹이 쌓여 있었다.강산의 시선은 여전히 정확했고, 최강의 기척은 말없이 그녀의 뒤편을 지키고 있었다.회의가 끝나고 사람들이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설 때,강산은 의도적으로 민영보다 반 박자 늦게 움직였다.그 선택은 우연처럼 보였지만, 민영은 그가 항상 이런 순간에 한 발 늦게 다가온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정 사원.”강산이 회의실을 나서며 불렀다.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 안에는 미묘한 긴장이 숨겨져 있었다.민영은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눈을 마주친 순간, 그녀는 강산의 표정에서 익숙한 계산보다조금 더 개인적인 감정을 읽었다.그것이 야망인지, 호기심인지,아니면 아직 정리되지 않은 무언가인지는 단번에 구분되지 않았다.“잠깐 시간 괜찮으시면.”강산이 조심스럽게 말했다.민영은 짧은 침묵 끝에 고개를 끄덕였다.피할 이유는 없었고, 피하는 것이 더 많은 오해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복도로 나와 사람들의 시선에서조금 벗어난 자리에서 강산은 민영을 향해 몸을 돌렸다.그 거리는 가까웠지만, 선은 분명히 지켜지고 있었다.“요즘”그가 말을 고르듯 잠시 멈췄다.“많이 달라지셨습니다.”“그래요?”민영은 담담하게 되물었다.“예전엔 늘 주변을 살피는 눈이었는데 지금은 자기 자리에서 서 계신 눈입니다.”그 말은 칭찬처럼 들렸지만, 그 이면에는 확인이 담겨 있었다.민영은 그 시선을 받아내며 천천히 답했다.“그냥 조금 익숙해졌을 뿐이에요.”강산은 짧게 웃었다.그러나 그 웃음은 가볍지 않았다.그는 민영의 대답이 전부가 아니라는
Última atualização : 2026-05-01 Ler ma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