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도록 주먹을 꽉 쥐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광기가 일었다.만약 벼랑 끝에 서서, 놔주지 않으면 뛰어내리겠다고 말한다면 그는 어떤 선택을 할까?보내줄까, 아니면 차라리 죽일지언정 곁에 두려 할까?후자라면 차라리 죽는 편이 나았다. 그녀는 이렇게 굴욕적으로 살고 싶지는 않았다.조원철은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며 한참을 침묵했다."돌아가는 길목입니다. 사찰까지 오르내리는 데 두 시진이면 족합니다."강유영이 나직이 덧붙였다."안 된다면 그만두겠습니다."그녀는 쓸쓸히 눈을 내리깔고 바닥을 응시했다.왜 허락하지 않는 걸까. 이렇게 경계하며 곁에 붙어 있으면서 날개라도 돋쳐 달아날까 봐 그러는 것일까?"청운 일행을 먼저 출발시키고, 나랑 함께 말을 타고 다녀오자. 오래 지체되지는 않을 것이다."조원철이 침묵을 깨고 말했다."예."강유영은 그제야 눈매를 휘며 방긋 웃어 보였다.소매 속으로 거둬들인 손은 여전히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그녀는 독해지기로 했다.이번에야말로 살 길을 찾을 것이다.산 밑에 도착하자, 조원철은 강유영과 함께 마차에서 내려 청운에게 일행을 이끌고 먼저 가라 지시했다. 일행이 길을 나서자, 그는 다시 강유영을 안고 말에 올랐다.그러고는 긴 팔을 뻗어 그녀를 품에 가둔 후, 고삐를 당겨 질주하기 시작했다.산길의 서늘한 바람이 뺨을 스쳤다. 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등에 맞닿은 가슴팍에서 사내의 뜨거운 열기가 옷깃을 뚫고 전해졌다."바람이 거세다. 돌아앉겠느냐."조원철이 귓가에 대고 물었다."괜찮습니다."강유영은 눈을 감은 채 고개를 저었다.서늘한 산바람을 맞으며 머리를 비우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전하, 어찌하시겠습니까."남풍은 조원철과 강유영이 사라진 방향을 번갈아보며 난감한 얼굴로 서준에게 물었다."당연히 저 둘을 쫓아가야지.""저 둘을 쫓아라."으슥한 곳에서 걸어나온 서준이 사찰 방향을 가리키며 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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