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지만 굳이 해명하지 않았다.그녀는 속으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녀인들 어찌 일찍 오고 싶지 않았겠는가.하지만 당시 상황으로는 산을 내려오는 것조차 문제였으니 의관을 찾을 여유도 없었다."고열이 계속되는데 어찌해야 합니까?"그녀는 걱정이 가득 서린 까만 눈으로 정 의원을 바라보며 물었다.지금 그녀에게 다른 일은 안중에도 없었다.오직 조원철이 빨리 낫기만을 바랄 뿐이었다."지금 상태는 꽤 위험하군."정 노의원은 섣불리 장담하지 못하고 신중하게 말했다."우선 열을 내리는 데 좋은 해열 탕약을 한 첩 지어 드릴 테니, 달여 먹여 보고 차도를 지켜봅시다."그는 말을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 앉으며 일꾼을 불렀다."소만아, 먹을 갈아라."소만이라는 소년은 방금 전 열성적으로 그들을 도왔던 일꾼이었다.그는 재빨리 책상으로 다가가 먹을 갈기 시작했다."의원님, 저희는 타지에서 온 사람들입니다."강유영은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부군의 상처도 심하고 고열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행여 다른 곳으로 갔다가 안 좋은 상황에 제때 오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송구하지만, 저희를 이곳에 머물게 해주실 수 있겠습니까?"그녀의 목소리에는 조심스러움이 묻어났다.방금 전 그녀는 이미 의관 내부를 한 바퀴 둘러본 터였다.사실 일반적인 의관에 환자가 머물 수 있는 방이 따로 없다는 것쯤은 그녀도 잘 알고 있었다.경성이라 할지라도 역사가 깊고 규모가 큰 대형 의관에나 응급 환자, 타지에서 온 중증 환자, 보호자가 없는 이들을 위한 별채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뿐, 장기적으로 주숙이 가능한 공간은 없었다.하지만 조원철의 지금 상태로는 도저히 의관을 떠날 엄두가 나지 않았다.최소한 열이 내릴 때까지만이라도 이곳에 머물며 안정을 취하고 싶었다."그것이……."처방전을 쓰려던 정 노의원의 붓끝이 멈칫하더니 이내 난처한 기색을 내비쳤다."우리 의관에는 허름한 방이 딱 하나 있긴 하지만...."그가 한쪽을 가리켰다.강유영이 그의 손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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