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혼례의 악습을 근절한다는 공시가 붙었고 조원철의 상처도 거의 다 아물었다. 두 사람은 더 이상 병주에 머물 이유가 없었다. 그들은 경성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기 시작했다."저희가 다 잘못했습니다. 대인, 제발 자비를 베푸시어 누이 얼굴이라도 보게 해주십시오…….""그렇습니다. 소아는 우리 동생 아닙니까. 동생을 집에 데려가려는 것뿐입니다……."문밖에서 임대산 부부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오라버니와 형님이 왔어요."옷을 개던 임소아는 얼굴이 하얗게 질리더니 손에 들고 있던 옷가지가 침상 위로 떨어뜨렸다.그들은 또다시 임소아를 잡아가러 온 것이다."임소아는 자발적으로 우리 아씨의 시녀가 되기로 했다. 이제 너희와는 상관없는 몸이니 당장 돌아가거라."청류는 성가신 얼굴로 차갑게 대꾸했다."그게 무슨 소립니까. 우리 소아는 버젓한 양민인데 어찌 남의 집 시녀로 들어간단 말입니까?"임대산은 불복하면서도 감히 목청 높여 반발하지는 못했다."시녀가 되든 말든 오라버니인 서방님의 허락이 있어야 이치에 맞는 것 아닙니까? 경성에서 오신 귀한 분들이라면서 앞뒤가 이리 꽉 막히셨습니까……."유씨 역시 주눅이 들었지만 끝내 굽히지 않았다.주유재에게 받은 은자는 이미 관아에 빼앗긴 뒤였다.공들여 키운 임소아를 이대로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오늘 기필코 임소아를 데려가든가, 아니면 돈이라도 뜯어낼 심산이었다. "소아야, 따라 나오렴."강유영은 짐을 내려놓고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임소아는 두 주먹을 꽉 쥔 채 불안한 걸음으로 그녀를 뒤따랐다.조원철은 밖으로 나서진 않았으나, 공문을 내려놓고 바깥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우리 아씨 곁에 있는 자들은 모두 양민이다. 임소아는 이미 열다섯이 넘어 성인이 되었으니, 제 의지로 아씨 곁을 모시겠다는 너희가 무슨 상관이냐."청류는 방문 앞을 굳건히 지키며 부부의 진입을 막았다."청류."강유영이 그를 불렀다."예, 아씨."청류는 강유영을 보자 싱긋 웃으며 옆으로 비켜섰다."마침 나오셨군요,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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