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더 깊이 들어가면 산세가 험하고 숲이 울창해해 추격대도 쉽게 찾지 못할 것이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이마의 땀을 훔치고 다시 힘겹게 들것을 끌었다.칠흑 같은 숲속에 두 갈래의 등불 불빛이 나타났다.멀리서 정체 모를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와 한밤의 음산함을 더했다.남풍이 앞장서고 서준은 그 뒤를 따랐다.산바람을 타고 짙은 피비린내가 밀려왔다."전하, 피 냄새가 진동합니다. 교전을 벌인 장소가 머지않은 듯합니다."남풍이 주변을 살피며 입을 열었다.이 깊은 산중에 아무 까닭 없이 피비린내가 진동할 리 없었다."가보자."서준은 싸늘한 목소리로 명했다.그렇게 두 사람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잠시 후, 남풍이 걸음을 멈추고 등불을 치켜들었다."전하, 남은 네 사람이 여기 있습니다."눈앞에 검은 무복을 입은 시신 네 구가 널브러져 있었다. 벗겨진 복면과 무기들이 바닥에 어지럽게 나뒹굴었다."전멸했군."서준이 미간을 좁혔다.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았다.유영을 지키면서도 조원철이 이 정도의 위력을 발휘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다.남풍은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다물었다.수년간 생사고락을 함께한 형제 일곱이 단숨에 목숨을 잃었다. 고작 전하의 화풀이를 위해 이만한 희생을 치를 가치가 있는 일이었을까?"조원철은?"서준은 고개를 들어 칠흑 같은 숲속을 응시하며 물었다."아마도…… 도망친 듯합니다."남풍이 머뭇거리며 답했다.조원철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그는 변방에서 오 년간 연전연승을 거둔 대장군이었다. 기껏해야 부상을 입었을 뿐 쉽게 목숨을 잃을 사내가 아니었다."무슨 수를 쓰더라도 찾아라."서준의 눈에 짙은 살기가 번뜩였다."전하."남풍은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수하 일곱이 죽었으니, 진국공 세자도 필시 큰 부상을 입었을 겁니다……."애초에 서준의 명은 조원철에게 치명상만 입히라는 것이었다. 이미 목적을 달성했는데 어찌 굳이 더 수색하려 한단 말인가. 아마도 강유영 때문일 터였다."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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