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Capítulo 1131 - Capítulo 1140

1174 Capítulos

제1131화

강유영은 몸을 일으켜 그의 속적삼 옷고름을 단정하게 매주었다.그리고 얇은 이불을 끌어당겨 꼼꼼하게 덮어주었다.정리를 마친 그녀는 다시 침상 곁에 앉아 그의 손을 꼭 잡고서 그가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다.문득 뱃속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그녀는 손으로 배를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배가 고팠다.그녀는 잡고 있던 그의 손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로 다가가 다과 두 조각을 집어들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지난 며칠 동안 그녀는 밥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고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청류가 음식을 권할 때면 버텨내기 위해 억지로 몇 숟갈 떠먹는 게 전부였다.이제 가슴을 짓누르던 걱정이 걷히고 나니 비로소 허기가 느껴졌다.다과 두 조각을 다 먹으니 꽤 든든해졌다.그녀는 작은 의자에 기대앉아 다시 조원철의 손을 맞잡았다.그의 손은 이제 따뜻해져 있었다.예전에 수없이 그녀의 손을 감싸 쥐던 그 익숙한 온기였다.강유영은 이 따스함이 참으로 좋았다.그녀는 한밤중이 지나도록 그의 곁을 지키며 그가 눈을 뜨기만을 기다렸다.하지만 침상 위의 조원철은 숨소리만 평온해졌을 뿐,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열이 내린 것 외에는 이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어서 깨어나십시오."강유영은 그의 손등에 뺨을 기댄 채 가볍게 비비며 나지막이 속삭였다.그의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체온 덕분에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어쩌면 다음 순간 눈을 번쩍 뜰지도 모른다는 희망도 생겨났다.아마도 그의 손이 주는 온기가 깊은 안도감을 주었던 모양이다.그녀는 그의 손을 베개 삼아 저도 모르게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조원철이 의식을 되찾았을 때, 가장 먼저 시야에 들어온 것은 바로 이 광경이었다.그녀의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하고 몹시 초췌해 보였다.꿈속에서도 무언가 시름에 잠긴 듯 미간을 살짝 찌푸린 모습이었다.하지만 웅크린 채 작은 얼굴을 그의 손에 파묻고 잠든 모습은 얌전하기만 했다.그는 자신도 모르게 옅은 미소를 지으며 왼손을 뻗어 그녀의 찌푸린 미간을 펴주려 했다.하지만 몸을
Ler mais

제1132화

조원철은 그녀를 단단히 품에 안고 나지막이 다독였다.하지만 강유영은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너무나 두려웠다.행여 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다면 그녀는 어찌 살아가야 했을까."읏……."조원철은 고통스러운 듯 헛숨을 들이켰다."왜 그러십니까? 제가 상처를 건드렸습니까?"그 소리에 강유영은 울 겨를도 없이 서둘러 몸을 일으켜 살폈다.눈물자국으로 얼룩진 얼굴을 닦을 새도 없이 걱정 어린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상처 좀 봐다오. 조금 아프구나."조원철이 그녀를 달래듯 말했다.그러지 않으면 언제까지 울고 있을지 알 수 없었다."제가 보겠습니다."강유영은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눈가를 훔쳤다. 그리고 바짝 긴장한 채 상처를 감싼 붕대를 풀었다."내가 며칠이나 누워 있었느냐?"조원철이 물었다.강유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산속에서 이틀, 의관에 온 지 사흘이 지났으니 꼬박 닷새를 주무셨습니다."그녀에게도 피를 말리는 닷새였다."그리 오래되었느냐?"조원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이곳이 의관이냐?""예. 의관 일꾼이 임시로 내어준 방입니다."강유영은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능숙한 솜씨로 붕대를 모두 풀어냈다.아래쪽 상처 두 곳은 딱지가 앉아 아물어가고 있었지만, 어깨 쪽의 깊은 상처에서는 여전히 핏물이 배어 나오고 있었다."약을 좀 뿌려야겠습니다. 오라버니의 약을 쓸까요, 아니면 의원님이 주신 약을 쓸까요? 의원님이 주신 약이 진통에 좋다고 하셨습니다."그녀는 자연스럽게 조원철에게 물었다.그가 혼수상태일 때는 무엇이든 혼자서 척척 결정했지만 그가 정신을 차리자, 습관처럼 그에게 물었다."내 것을 쓰자꾸나."조원철은 턱짓으로 약병을 가리켰다.강유영은 꼼꼼하게 약을 바르고 다시 붕대를 감아주었다."좀 낫습니까?""한결 낫구나."조원철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이로써 그녀는 울던 것도 까맣게 잊었다."시장하시지요? 청류에게 먹을 것을 좀 가져오라 하겠습니다."강유영이 침상에서 내려오며 말했다."그래."
Ler mais

제1133화

강유영은 그가 눈을 뜨자마자 이런 질문을 던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사경을 헤매는 와중에도 내내 이 생각을 한 걸까?그녀는 절벽 끝에 섰던 그날의 결연했던 자신을 떠올렸다.그때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날 생각이었다.만약 그가 보내주지 않았다면 정말 절벽 아래로 몸을 던졌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목숨을 던져 그녀를 지켜주었다.열에 들떠 헛소리를 하면서도 제발 떠나지 말라 애원했고 눈물까지 보였다.이미 그때 그녀의 마음은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그가 무사히 깨어나 주기만 한다면, 체면 따위 버리고 외실로 남아도 좋다고 다짐했었다.목숨을 빚졌으니 그 은혜를 갚는 셈 치면 그만이었다.하지만 예전의 매정하고 강압적이었던 그의 행동을 떠올리면 선뜻 떠나지 않겠노라 대답하기가 머쓱했다."일단 죽부터 드십시오."강유영은 까만 눈동자를 내리깐 채 숟가락을 그의 입가로 살짝 내밀었다.기다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수줍은 마음에 도저히 그의 눈을 똑바로 마주 볼 수가 없었다."먼저 대답하거라."조원철은 단호하게 그녀의 손목을 움켜쥐었다."움직이지 마십시오. 상처가 벌어집니다."강유영은 다급히 그릇을 내려놓고 그의 손목을 잡으며 말했다."대답을 듣기 전엔 한 입도 먹지 않겠다."조원철은 그녀를 빤히 바라보며 고집을 부렸다.사경을 헤매는 동안 그는 끝을 알 수 없는 길고 긴 악몽을 꾸었다.지독한 악몽이었다.몸은 불덩이처럼 달아올랐다가 다시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고통에 시달렸다.악몽 속에서 그녀는 매서운 바람에 치맛자락을 흩날리며 절벽 끝에 서 있었다.그녀는 떠나겠다고 선언했고, 만약 놔주지 않는다면 뛰어내리겠다고 했다.그는 울면서 그녀를 붙잡았다.그녀는 분명 떠나지 않겠다고 대답했던 것 같았다.하지만 그것은 한낱 꿈일 뿐이었다.그는 지금, 그녀가 정말 떠나지 않을 것인지 분명하게 확인하고 싶었다."안 떠납니다."강유영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다급히 답했다. 양볼은 이미 빨갛게 달아올라 있었다.
Ler mais

제1134화

조원철은 새빨갛게 익은 그녀의 얼굴을 보며 눈가에 짙은 웃음을 머금었다."무슨 해괴한 소리를 하십니까!"강유영이 화들짝 놀라며 그를 노려보았지만 얼굴은 이미 터질 것처럼 빨개져 있었다.몸이 이 지경인데도 짓궂은 농담이나 던지는 그가 얄미웠다. 차라리 며칠 더 정신을 잃게 내버려 둘 걸 그랬다.깨어나자마자 능글맞게 구는 꼴이 밉상이었다."딱 한 번만, 응?"조원철은 끈질기게 조르며 그녀를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딱 한 번입니다. 더 이상 억지 부리시면 안 됩니다."강유영은 기어코 그의 조름에 못 이겨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그의 입술에 재빨리 입을 맞췄다 뗐다.그녀의 입술은 솜사탕처럼 보드랍고 촉촉했다. 달콤한 향기를 남긴 채 구름처럼 가볍게 닿았다가 순식간에 떨어졌다.찰나의 입맞춤이었지만 그 감촉과 향기는 깃털처럼 심장을 간지럽히며 묘하게 달콤한 여운을 남겼다."착하구나."조원철은 절로 미소가 지어지며 손을 뻗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려 했다.하지만 강유영은 재빨리 고개를 피하며 숟가락을 들이밀었다."이제 드세요."이래도 안 먹겠다고 버티면 정말 화를 낼 참이었다.조원철은 그제야 얌전히 입을 벌려 죽을 받아먹었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짙은 웃음기가 맴돌았다."뭘 그리 보십니까."강유영은 빈 숟가락을 거두어 다시 죽을 떴지만, 그녀의 입꼬리 역시 슬며시 올라가 있었다.몇 달 동안 단 한 번도 미소를 짓지 않던 사람이 눈을 뜨자마자 실실 웃어대니 대체 뭐가 그리 좋은 걸까 싶었다.조원철은 침상에 기대앉고 강유영은 곁에 선 채로, 한 숟갈씩 정성껏 죽 한 그릇을 다 비워냈다."더 드시겠습니까?"강유영이 맑은 눈망울로 그를 살피며 물었다.눈을 뜬 후로 그의 혈색은 몰라보게 좋아졌다. 따뜻한 죽이 들어가서인지 창백했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난 배가 부르다."조원철은 텅 빈 그릇을 흘끗 보았다."너도 요기를 좀 하거라.""예."강유영은 굳이 사양하지 않았다.그녀는 밖으로 나가 죽을 한 그릇 가득 퍼 와서는 침상 곁에
Ler mais

제1135화

"괜찮다. 이쪽 어깨는 멀쩡하니까."조원철은 몸을 돌려 그녀를 품 안으로 끌어당겼다.그의 널찍한 품에 안기자 코끝을 맴도는 감송향과 쌉싸름한 약 냄새가 묘한 안도감을 안겨주었다. 어느새 무거워진 눈꺼풀이 스르르 감기며 잠이 쏟아졌다."분명히 약조했다. 다신 내 곁을 떠나지 않겠다고."조원철이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다시금 다짐을 받았다."그럼 오라버니도 약조하십시오. 훗날 첩실은 적당히 들이겠다고."강유영은 반쯤 감긴 눈을 끔벅였다.감히 부인이나 첩을 들이지 말라고 요구할 수는 없으니 그저 적당히 하라는 선에서 타협을 본 것이다.혹여 나중에 그가 새로운 여인에게 푹 빠져 자신을 까맣게 잊는다 해도 상관없었다.은혜를 다 갚고 나면, 언젠가 그가 자신을 내치더라도 미련 없이 훌훌 털고 떠날 수 있을 것이다.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녀는 자연스레 그의 품을 깊이 파고들었다."네가 있는데 굳이 다른 여인을 들일 필요가 있겠느냐."조원철은 실소를 터뜨렸다.대체 저 작은 머릿속에는 어찌 늘 이런 엉뚱한 생각들이 가득한 걸까."쳇."강유영은 콧방귀를 뀌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언제부터 이리 사람 홀리는 말솜씨가 늘었는지 알 수 없었다.물론 그녀는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어서 자거라."조원철이 그녀의 등을 다독이며 부드럽게 말했다.강유영은 그가 다친 이후로 단 하루도 맘 편히 잠든 적이 없었다.이제 긴장을 내려놓자 참았던 피로가 파도처럼 밀려왔다.그녀는 그의 품에 기대어 몇 번 숨을 고르더니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조원철은 자신의 품에서 평온하게 잠든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이 한없이 부드러워졌다.발그레하게 물든 뺨 위로 나비 날개처럼 가볍게 떨리는 긴 속눈썹이 눈에 띄었다. 앙증맞은 입술은 고른 숨결을 내뱉고 있었다. 그 고요함에 물들어 주변의 모든 것이 더없이 고요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그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고 부드러운 뺨에 얼굴을 살포시 가져
Ler mais

제1136화

몸을 추스른 지 며칠이나 되었다고 벌써부터 검을 쥐려 한단 말인가. 무리하다가 간신히 아문 상처가 덧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저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오른팔은 괜찮다."조원철이 변명하듯 말했다."아씨, 세자께서 매일 누워만 계셨으니 몸이 찌뿌둥하신 모양입니다. 가볍게 몸을 푸시게 내버려 두시지요."청류도 곁에서 거들었다."안 됩니다. 적어도 보름은 더 쉬셔야 해요."강유영은 단칼에 거절했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낑낑대며 조원철에게서 검을 빼앗아 청류에게 넘겨주었다.조원철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그녀의 뜻에 따랐다.검을 받아 든 청류는 곁에 서서 몰래 웃음을 삼켰다.아씨와 세자께서 이렇게 다정하게 지내시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냉철한 세자가 이 정도로 애처가일 줄은 몰랐다.수하들 입장에서는 반가운 일이었다.청류가 웃는 것을 본 강유영도 저도 모르게 따라 웃었다.요 며칠 그녀는 수시로 헛된 망상에 빠지곤 했다.자신과 조원철이 경성의 복잡한 세력 다툼에서 벗어나, 평생 이곳에 머물며 평온하고 소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하지만 그것은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다.그녀야 평범한 여인이니 이런 안온한 삶에 만족할 수 있었다.하지만 조원철은 달랐다.그는 타고나길 조정과 전장을 누비며 권세를 누려야 할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시골 구석에서 평범하게 살 수는 없었다.조원철 본인이 허락하지 않을뿐더러, 건정제 역시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이번에 큰 부상을 입지 않았더라면, 황제께서는 진작에 그를 경성으로 불러들였을 터였다.그때 마침, 밖에서 전서구 한 마리가 청류가 있는 곳으로 날아들었다.강유영과 조원철의 시선이 동시에 그쪽으로 향했다.청류는 전서구를 받아 서신을 풀며 설명했다."전에 청운 형님께 이곳 사정을 적어 보냈었는데, 답신이 온 모양입니다."그는 전서구를 날려 보내고 두 손으로 조원철에게 서신을 바쳤다.조원철이 서신을 펼쳐 들었다.강유영이 호기심에 고개를 기웃거리며 물었다."청운이 뭐라 했습니까?
Ler mais

제1137화

"영혼 혼례라는 풍습은 수많은 무고한 이들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병주에는 부유한 자들이 많으니, 산 사람을 제물로 바칠 생각을 하는 자가 비단 진원 하나뿐이겠습니까. 영문도 모른 채 억울하게 희생되는 여인들이 너무 불쌍했습니다."강유영은 고개를 푹 숙인 채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설령 죽은 시신을 쓴다 해도 당사자의 허락도 없이 강제로 맺어주는 것이니 그 역시 고인을 욕보이는 짓이지요."말을 마친 그녀는 고개를 푹 숙였다. 행여 조원철이 쓸데없는 일에 참견하여 번거롭게 만들었다고 질책할까 두려웠다."영혼 혼례의 악습은 마땅히 뿌리 뽑아야지."조원철이 담담하게 말했다."오라버니도 제 생각에 동의하시는 겁니까?"강유영이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가 환하게 빛났다."당연하지."조원철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강유영은 마음을 놓고 웃었다.쓸데없는 걱정이었다.그는 본디 올곧은 사람이었다. 힘없는 백성들이 고통받는 것을 어찌 모른 척하겠는가.조원철이 청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지금 병주 지부를 맡고 있는 자가 누구냐?""석개산이 압송된 지 사흘 만에, 조정에서 연주 통판이었던 방우겸을 병주 지부로 파견했습니다."청류가 답했다.관직에 있는 자들의 이름은 강유영에게 낯설었다. 방우겸이라는 이름 역시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방우겸의 평판은 어떠하냐?"조원철의 물음에 강유영은 귀를 쫑긋 세웠다.그 역시 방우겸을 모르는 눈치였다.그녀는 새로 부임한 지부가 과연 영혼 혼례 폐지에 발 벗고 나설지 내심 궁금했다."가문은 보잘것없으나 처세술 하나로 버텨온 자입니다. 연주 관가에서는 두루두루 잘 지내는 자로 통하지요. 위로는 상전의 눈치를 살피고 아래로는 수하들과 척을 지지 않으며, 작은 안건은 적당히 무마하고 큰 문제는 차일피일 미룹니다. 그저 임기 내내 무탈하기만을 바라는 위인이지요. 업적에는 관심 없고 오직 무사안일만을 추구합니다."청류가 막힘없이 보고했다.아씨가 세자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는 동안 그
Ler mais

제1138화

강유영은 그의 말 뜻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방우겸 같은 자는 겉으론 알겠노라 머리를 조아리면서 뒤로는 딴청을 피울 테지."조원철이 건조한 목소리로 대답했다."내가 병주에 언제까지나 머물며 그자를 감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 않느냐.""그럼 어찌해야 합니까?"강유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난감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비록 건정제의 성지가 명혼을 엄벌하라는 명확한 문구는 없었지만, 풍속 교화라는 명분은 이 끔찍한 악습의 싹을 뽑을 절호의 기회였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두 번 다시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다. 병주의 명혼은 갈수록 기승을 부릴 테고, 더 많은 무고한 여인들이 희생될 것이 자명했다."네 생각은 어떠하냐?"조원철은 의자 등받이에 기대어 느긋한 시선으로 그녀를 응시했다."또 저를 시험하시는군요."강유영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저는 한낱 여인입니다. 안채 살림이나 장부 정리 정도만 할 줄 알면 족하지 않습니까. 왜 자꾸 이런 골치 아픈 조정의 일을 물어보십니까? 제가 이런 걸 안다 한들 어디에 써먹겠습니까."그가 왜 자꾸 자신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치려 드는지 알 수 없었다.기껏해야 안채에서 그의 어머니나 누이, 혹은 훗날 들어올 처첩들과 다툴 때나 쓰일 지식이었다.솔직히 말해 그녀는 그런 다툼을 할 생각이 없었다.정말 견디기 힘든 순간이 온다면 미련 없이 훌훌 털고 떠나버리면 그만이었다."이리 오거라."조원철이 손짓했다."왜 그러십니까?"강유영이 다가가 고개를 숙였다.조원철이 그녀의 손목을 낚아채더니 가볍게 힘을 주어 제 쪽으로 끌어당겼다."앗! 상처 조심하십시오!"균형을 잃고 그의 품으로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강유영은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소리쳤다.그의 거친 행동에 혹여 상처가 덧날까 봐 곧장 몸을 일으켰다."상관없다."조원철이 억센 팔로 그녀의 가는 허리를 단단히 감아 품에 가두었다."내가 생각해보라 했으면 그리하면 될 일이다. 배워두면 다 쓸데가 있는 법이지.""알겠습니다."강유영은 얌전히 그의 무릎
Ler mais

제1139화

강유영의 뺨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걷잡을 수 없이 가슴이 빠르게 뛰었다.그녀는 피하지 않고 얌전히 두 눈을 감았다.길고 풍성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두 사람의 입술이 부드럽게 맞닿았다.조원철은 예전처럼 조급하게 굴거나 거칠게 입술을 탐하지 않았다.그저 부드럽게 입술을 맞대며 온기를 불어넣었다.부드럽고 따스한 감촉이 마음속까지 번졌다.그의 손길은 한없이 조심스러웠다.보물을 다루듯 부드럽게 보듬으며, 혀끝으로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열었다.강유영은 숨결이 그와 얽히며 서서히 호흡을 빼앗기는 것을 느꼈다.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가며 봄날의 호수처럼 그의 품 안으로 녹아들었다.그녀의 호흡이 완전히 흐트러졌을 때쯤, 그는 천천히 입술을 뗐다.이마를 맞댄 채, 조원철은 아쉬운 듯 그녀의 입술에 다시 가볍게 입을 맞췄다.다정하고 애틋한 입맞춤이었다.강유영은 그를 안고 그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었다.붉어진 뺨의 열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폭풍처럼 몰아치던 예전의 입맞춤과 달리, 이번에는 자연스러운 교감과 깊은 안도감이 느껴졌다.두 사람 모두 이 온기를 기꺼이 누리고 있었다."생각해 냈느냐?"조원철이 그녀의 정수리에 턱을 괸 채 나지막이 물었다."귀띔도 안 주셨으면서요."강유영은 그의 품에 얼굴을 파묻은 채 웅얼거렸다.조원철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일벌백계다."강유영은 품에 안긴 채 한참을 가만히 있더니, 이내 고개를 들어 반짝이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주모자를 색출해 엄벌에 처하여 본보기를 보이겠다는 말씀이시군요. 좋은 방법입니다."병주에는 진원처럼 행동하는 부자나 고관대작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주모자 몇몇을 본보기로 삼아 엄하게 처벌한 뒤, 공시를 붙여 백성들에게 알린다면, 앞으로 영혼 혼례를 치르는 자들은 이들과 같은 결말을 맞을 것이라 경고하는 것이다.이렇게 하면 꽤나 위협이 될 것이다.지위와 재물을 가진 이들이 처벌받는 것을 보면 평범한 백성들은 두려워서 감히 영혼 혼례를 치를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Ler mais

제1140화

조원철은 재빨리 손을 뻗어 강유영의 흩어진 치맛자락을 정리해 주었다.두 사람은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 지었다.*다음 날."가시지요."의관의 안뜰, 강유영은 앞장서 걷다 고개를 돌려 조원철을 불렀다.조원철은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강유영은 순간 마음이 따뜻해져 슬며시 미소를 지었다."공자님, 아씨. 외출하십니까?"마당에 있던 소만은 밖으로 나서는 그들을 보며 밝게 인사했다.뒷문에 이르자 조원철은 강유영의 손을 놓고 소만을 향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강유영은 고개를 돌려 그를 살폈다.그의 얼굴은 평소처럼 무심하고 차가웠다.순식간에 거리를 두는 듯한 태도는 며칠 동안의 다정했던 시간이 거짓말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돌연 낯선 기분이 밀려오며 가슴 한구석이 허전했다.허공을 맴돌던 손을 거둔 그녀는 침울한 눈빛으로 말없이 그의 뒤를 따랐다.그의 이런 태도는 둘 사이가 남들 앞에 당당히 나설 수 없는 사이임을 상기시켰다.요 며칠 평화롭고 친밀하게 지내다 보니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이제야 다시 현실을 보게 된 것이다."따라오거라."조원철은 의관 문을 나서며 조용히 그녀를 불렀다.강유영은 대답 없이 걸음을 재촉해 그를 앞질렀다.마음이 울적했다.청류가 이틀 전 관아를 다녀온 뒤, 어제 방우겸은 영혼 혼례를 금지하는 공시를 온 성안에 내붙였다.오늘 그녀는 혼자 밖으로 나가 성안의 분위기와 백성들의 반응을 직접 살펴볼 생각이었다.조원철은 몸이 아직 성치 않아 애초에 함께 나올 마음은 없었다.자기가 따라나서겠다고 해놓고는 정작 밖에 나오자 냉랭하게 굴었다.물론 남들의 이목을 피해야 하는 그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하지만 속상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당분간은 그와 말도 섞고 싶지 않았다."저쪽으로 가 보자."조원철은 찻집 하나를 발견하고 말했다.병주에서 내로라하는 찻집은 아니었다.허술한 장식으로 보아 중하급에 속했지만 안에는 평범한 백성들로 꽉 차 있었다.딱 그들이 찾던
Ler mais
ANTERIOR
1
...
112113114115116
...
118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