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Capítulo 1151 - Capítulo 1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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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1화

강유영은 조원철 옆에 서서 눈앞의 무리를 조용히 바라보았다.인내심이 바닥난 임대산은 곧장 주유재에게 고자질했다."주씨 어르신, 저 외지인 둘이 소아를 숨기고 저희가 데려가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유씨도 옆에서 맞장구를 쳤다."맞습니다. 저들은 소아를 못 데려가게 막은 것도 모자라 손찌검까지 했습니다. 어르신, 소아는 이제 어르신의 며느리입니다. 이는 저희 식구 모두가 동의한 일입니다. 외지인들 때문에 아드님의 혼사를 망칠 수는 없습니다."강유영은 유씨를 싸늘하게 바라보았다.이 시골 촌부는 제법 잔머리를 굴릴 줄 알았다. 몇 마디 말로 모든 책임을 주유재에게 떠넘긴 데다, 자신들은 이 혼사에 동의했다고 넌지시 강조했다. 혼사가 엎어지더라도 이미 받은 은자는 돌려줄 수 없다는 뜻이었다.임대산 부부의 눈에는 오직 은자밖에 보이지 않는 듯했다.유씨는 강유영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녀는 강유영의 시선을 보고는 보란 듯이 바닥에 침을 탁 뱉었다.강유영은 시선을 내리깔았다. 저런 상스러운 여인네를 굳이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두 분은 어디서 오셨소?"주유재는 손을 들어 소매를 정리했다. 겉으로는 무심해 보였지만, 일거수일투족에서 자신감이 넘쳐흘렀다."경성에서 왔습니다."강유영은 시선을 피하지 않고 주유재를 똑바로 바라보았다.주유재의 시선이 강유영의 얼굴을 훑었다. 눈가에 순간 감탄의 빛이 스쳤지만, 겉으로는 여전히 지방 권세가 특유의 오만한 기색을 띠고 있었다."경성에서 오신 귀한 손님들이군. 헌데 어찌하여 임소아를 붙잡고 놔주지 않는 거요?""소아를 데려가려는 것이, 죽은 아들과 영혼 혼례를 맺어주기 위함입니까?"강유영은 맑은 눈동자로 주유재의 눈을 올곧게 바라보며 담담히 물었다.주유재라는 자는 제법 그럴듯하게 허세를 부릴 줄 알았다.하지만 경성의 고관대작들에 비하면 한참 모자랐다.지금의 강유영은 태자나 경화 공주 같은 인물 앞에서도 기죽지 않았다.그러니 고작 주유재 따위의 허세에 위압감을 느낄 리가 없었다."그렇소."주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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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2화

주유재는 제법 그럴싸하게 허세를 부릴 줄 알았다.분명 이치에 어긋나는 일임에도, 그의 입을 거치니 마치 당연한 도리인 양 들렸다."더는 긴말하고 싶지 않소."주유재는 싸늘하게 굳은 얼굴로 말했다."어찌 됐든 임소아는 살아서도 죽어서도 주씨 집안 사람이오. 당신들 외지인 둘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남이니, 억지로 붙잡아 둘 자격이 없소. 지금 당장 사람을 내놓는다면 이 일은 없던 것으로 치겠소. 허나 끝까지 고집을 부린다면, 우리가 외지인을 박하게 대한다고 탓하지 마시오."그는 오만한 어조로 강유영을 흘겨보았다.눈앞의 남녀는 확실히 남다른 기품이 흘렀다. 예사롭지 않은 가문 출신인 듯했고, 경성에서도 제법 권세를 누리는 자들일 것이다.하지만 그들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었다. 이곳은 경성이 아니라 병주였다.병주성 내에서 그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한 자는 진원 정도였으나, 애석하게도 그는 이미 죽고 없었다.남은 자들 중 그의 권세와 맞먹을 수 있는 이는 한 손에 꼽을 정도였다.고작 외지인 둘이 무슨 수로 그와 맞선단 말인가."나라에는 국법이 있고, 지방에는 지방의 법도가 있는 법이오."조원철은 무표정한 얼굴로 주유재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어제 관아에서 공시를 붙였거늘, 주씨 집안은 대놓고 율법을 어기겠다는 뜻인가?""이건 내 일이니 당신들이 상관할 바 아니오."주유재의 얼굴이 완전히 굳어졌다."이 정도면 충분히 체면을 봐준 것 같군. 당장 사람을 내놓지 않는다면 나도 더는 예의를 갖추지 않겠소."눈앞의 사내는 확실히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위압감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그의 구역이니 두려울 게 없었다.주유재는 천천히 손을 들어올렸다.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장정들이 줄지어 들이닥쳤다.그들은 몽둥이를 든 채 주유재의 등 뒤로 일렬로 늘어서서 위협적인 기세로 강유영과 조원철을 노려보았다.강유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말이 통하지 않자 대번 완력을 쓰려 드는 꼴을 보니, 평소 얼마나 안하무인으로 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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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3화

임대산의 말에는 강유영과 조원철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경고가 담겨 있었다.임소아는 움찔하면서도 걸음을 멈추지 않고 천천히 그들을 향해 다가갔다."소아야, 어딜 가려고?"강유영은 미간을 찌푸리며 손을 뻗어 임소아를 붙잡았다.조원철은 두 사람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언니, 전 저 사람들을 따라갈게요. 두 분께 폐를 끼칠 수는……."임소아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울먹였다.그녀는 앞이 죽음의 길인 줄 뻔히 알면서, 자신을 가엾게 여겨준 은인들에게 피해를 끼칠 수는 없었다."암, 그래야지. 우리 소아는 눈치가 빠른 아이랍니다. 어서 이리 보내시지요."임대산은 그 말을 듣고 재빨리 맞장구를 쳤다."폐 끼칠 일 없어."강유영은 임대산을 무시한 채 임소아의 손을 꽉 잡았다."우리는 이미 관아에 고발을 했어. 지부 대인이 오시면 그때 이야기하자."임소아는 울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그녀는 주유재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관아의 관리들은 진작에 그에게 매수당했을 테니, 절대 남의 편을 들어줄 리가 없었다.하지만 조원철 입장에서는 방우겸의 약점을 잡으려던 참이었으니, 이 상황이 오히려 잘된 일이었다.그들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관복을 입고 허리에 긴 칼을 찬 관아의 포졸들이 안으로 들어왔다."주 대인."주유재는 들어오는 자를 확인하고 환히 웃으며 마중을 나갔다.그는 한층 더 꼿꼿하게 허리를 폈다.관아에서 온 자 역시 주씨 집안 사람이니, 당연히 주유재의 편을 들 터였다.무리 중 우두머리격인 중년 사내는 눈매가 가늘고 길었다.푸른 바탕에 둥근 옷깃의 관복을 입고 허리에는 신분패를 차고 있었다.그는 주유재와 시선을 교환하며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누가 관아에 고발을 하였는가?"그는 주위를 한 번 둘러보더니 조원철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거드름을 피우며 물었다."내가 했소."조원철은 담담하게 대답했다."나는 병주 관아의 전리 주회안이오."주회안은 짧게 자신을 소개하고 말을 이었다."지부 대인의 명을 받고 중재를 하러 왔소. 대체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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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4화

"우리 집안일은 이 사람이 결정하오."조원철은 차가운 눈빛으로 주회안을 뚫어지게 응시하며 말했다.강유영은 가슴 한구석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끼며 조원철을 힐끗 바라보았다.그의 말은 마치 두 사람이 정말 부부이고, 그녀가 집안의 안주인인 것처럼 들렸다.그는 이따금 그녀에게 참으로 다정했다.그의 눈에는 애초부터 여인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지 않는 듯했다. 강유영은 이 각박한 세상에서 그의 그런 면모가 얼마나 귀한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주회안은 조원철의 눈빛을 마주하고는 순간 몸을 움찔했다. 젊은 사내의 눈빛은 잘 벼려진 비수처럼 날카로웠다.그는 자준심이 상해 서둘러 자세를 고쳐 잡으며 헛기침을 했다."누가 결정을 내리든 간에, 양가가 이미 합의한 일이오. 게다가 임소아는 임대산의 친누이이니, 혼사는 마땅히 오라비가 알아서 할 일이오. 제삼자는 그 누구라도 관여할 권리가 없소. 아니면 혹여라도 혼사가 틀어져 물게 될 위약금을 당신들이 대신 내기라도 할 셈이오?"겉으로는 큰소리를 쳤지만, 속으로는 여전히 등골이 오싹했다. 참으로 기이한 일이었다. 어쩌다 새파랗게 젊은 놈의 눈빛 하나에 이토록 기가 죽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이들이 받은 육십 냥이라면 내가 대신 갚아주겠습니다. 그리고 소아는 앞으로 내가 거두겠습니다."강유영은 손을 들어 임대산 부부를 가리켰다."안 될 말씀이오! 주씨 어르신께서는 백육십 냥을 주시기로 약조하셨단 말이오!"임대산은 손사래를 치며 단호하게 거절했다.은자 이야기가 나오자 그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백육십 냥과 육십 냥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가소롭군. 내게 그깟 은자가 부족할 것 같은가?"주유재가 코웃음을 쳤다."내 사람을 당신들이 무슨 자격으로 데려가겠다는 거요? 오늘 아무리 많은 은자를 내놓는다 해도, 난 사람을 데려갈 것이오."주회안은 그의 속내를 알고 알아차리고는 근엄한 표정으로 강유영 일행을 압박했다."본관이 두 분께 충고하건대, 현명한 자는 물러설 때를 아는 법이요. 당장 사람을 내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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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5화

주회안을 먼저 돌려보내야 일을 벌이기가 수월했다."그것도 좋겠군."주회안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주유재의 속내를 간파하고 조원철을 흘겨보며 말했다."알아서들 잘 처신하시오. 본관은 관아에 급한 일이 있어 이만 가보겠소."말을 마친 그는 뒤돌아서 밖으로 나가려 했다."잠깐."그때, 조원철이 그를 불러 세웠다."왜? 이제야 겁이 나는가?"주회안은 차갑게 비웃음을 머금고 말했다."지금이라도 사람을 내놓는다면 주 대감께서 아량을 베풀어 더는 문제 삼지 않으실지도 모르지.""이런 식의 중재는 당신의 뜻이오, 아니면 당신네 병주 지부의 뜻이오?"조원철은 그를 쏘아보며 싸늘하게 물었다."내 뜻이 곧 우리 지부 대인의 뜻이기도 하오."주회안은 관아가 있는 쪽을 향해 두 손을 모아 예를 표하고는 묘한 웃음을 지었다."뭐, 감출 필요도 없는 일이지. 나는 주 대감과 친척 간이오. 게다가 우리 방 대인께서는 어젯밤에도 주 대감과 식사를 함께하셨지. 당신들 같은 외지인은 주제를 알고 눈치껏 행동하는 편이 신상에 이로울 거요."그는 할 말을 마치고 소매를 홱 뿌리치며 유유히 사라졌다."좋은 말로 할 때 듣지 않으니, 더는 예의 차릴 필요가 없겠지."주유재는 앞으로 한 걸음 나서며 두 주먹을 우두둑 꺾더니 손을 저었다."다들 멍하니 서서 뭐 하느냐! 어서 가서 저것들을 모조리 묶어라!"쩌렁쩌렁한 고함과 함께 그의 시선은 다시 강유영을 훑었다.임소아도 임소하지만 눈앞의 처자도 탐이 났다.병주 전체를 뒤져도 눈앞의 여인처럼 빼어난 용모를 가진 이는 없었다.어차피 이곳에 아무런 연고도 없는 외지인들이었다.사내를 치워버리고 처자를 첩실로 들인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일 것이다.주회안을 돌려보낸 것도 바로 이런 속셈 때문이었다.명령을 받은 스무 남짓의 호위들은 일제히 팔을 걷어붙이고 강유영과 조원철을 에워쌌다.좁은 의관의 뒷마당에는 험악한 기운이 감돌았다.하지만 기이하게도 눈앞의 남녀는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두 사람은 이 상황이 전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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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6화

청류는 정면에서 달려드는 자의 아랫배를 걷어찼다.그러자 상대는 허리를 꺾으며 뒤로 날아가더니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뒹굴었다.청류는 연이어 몸을 비틀어 날아오는 공격을 피하고는 팔꿈치로 옆 사람을 들이받았다. 그와 동시에 무릎을 구부렸다가 발차기를 하여 또 한 명을 쓰러뜨렸다.불과 몇 합도 지나지 않아 달려들던 호위 대여섯 명이 바닥에 몸을 웅크린 채 고통스럽게 신음했다.나머지 호위들은 그 광경을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주춤거리며 선뜻 나서지 못했다.그들이 받는 품삯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저 입에 풀칠이나 하려고 시작한 일인데 푼돈에 목숨을 걸 이유는 없었다.주유재의 명이 떨어지지 않았기에 감히 물러나지도 못하고 숨죽인 채 청류를 주시할 뿐이었다."어르신, 괜찮으십니까?"임대산은 재빨리 다가가 주유재를 부축해 일으켰다.임대산 부부는 청류가 손을 쓰기 시작하자마자 저만치 물러나 숨어 있었기에 싸움의 여파에 피해를 입지는 않았다.싸움이 잠잠해지자 부부는 서둘러 기어나와 주유재의 비위를 맞췄다.주유재는 임대산을 거칠게 밀쳐냈다.참을 수 없는 굴욕감이 치밀었다.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조원철을 노려보았다.상대의 수하는 범상치 않은 무공 실력을 가지고 있었다.수적으로 우세하더라도 오합지졸인 그의 호위들은 저 자를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다른 방도를 찾아야 했다."주씨 어르신, 조정의 뜻도 그러하니 이 영혼 혼례는 그만두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정 의원이 나직이 타일렀다."참으로 대단한 분들이 우리 병주에 오셨군. 오늘 내가 제대로 한 수 배웠소. 나중에 또 뵙지."주유재는 정 의원의 말을 무시한 채 조원철을 뚫어지게 응시하다가, 그 말 한마디만 남기고 밖으로 나갔다."망할 년,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두고 보자."임대산은 임소아에게 악담을 퍼붓고는 유씨와 함께 주유재의 뒤를 떠났다.강유영은 주유재가 떠나면서 남긴 음흉한 눈빛을 놓치지 않았다."돌아가서 다른 수를 쓸 생각인가 봐요."조원철은 조용히 뒤돌아섰다.임소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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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7화

의관에서 일어난 일은 병주성 전체에 파다하게 퍼졌다.주유재는 사람들을 대거 이끌고 의관에 들이닥쳐 사람을 내놓으라며 난동을 부렸으니, 입방아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를 여기저기 퍼뜨린 것이다.주유재가 의관을 나설 때, 문 앞에는 구경꾼들이 잔뜩 몰려 있었다.백성들은 밖으로 나온 이가 주유재와 임대산 부부, 호위들뿐인 것을 보고는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주 대감이 친히 나섰는데도 사람을 데려오지 못한 모양이군.""이번에 관아에서 단단히 벼르고 있는 모양이야. 주 대감의 아들조차 영혼 혼례를 올리지 못하게 막다니. 병주의 오랜 풍습도 이제 끝이군.""가만 보니 의관에 머무는 그 남녀는 보통내기가 아닌 듯해. 그렇지 않고서야 주 대감이 저리 쉽게 단념할 리가 없지."백성들은 작은 소리로 수군거렸지만 그들의 말은 고스란히 주유재의 귀에 들어갔다.주유재의 안색은 험악하게 일그러졌다가 짐짓 수심 가득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영혼 혼례는 우리 병주에서 대대로 내려온 오랜 풍습이오. 오랫동안 집집마다 풍습을 따랐기에 병주는 늘 무탈했지. 홍수가 나도 성 안은 큰 피해가 없었네."그는 손을 들어 사람들을 조용히 시켰다.백성들은 입을 다물고 그를 주목했다.주유재는 헛기침을 하고는 말을 이었다."그런데 지금 저 의관에 머무는 젊은 남녀는 조정의 금지령을 내세워 병주의 영혼 혼례를 막으려 들고 있소. 이는 조상님께서 정한 풍습을 짓밟고 망자의 혼령을 노하게 하는 짓이지. 필시 악귀의 끔찍한 보복을 부를 것이네!"그는 이 상황을 방관할 수 없었다.아들의 혼례를 망쳐 체면을 구기는 것은 둘째치고, 이대로 영혼 혼례가 제지당하는 선례를 남긴다면 앞으로 영혼 혼례를 통해 얻을 막대한 돈줄이 끊어질 것이다.더는 의관 안의 남녀가 제멋대로 설치게 놔둘 수 없었다.자신의 힘만으로 부족하다면, 성 안의 모든 백성을 선동해 그들을 압박하면 될 것이다.아무리 대단한 자들이라 한들 병주성의 모든 백성들을 억압할 수는 없을 것이다.주유재의 말이 끝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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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8화

주유재는 음흉한 눈빛으로 주평의 귓가에 속삭였다.소문만 퍼뜨리면, 앞으로 일어날 모든 재앙의 책임은 저 남녀에게 뒤집어씌울 수 있었다.'언제까지 버티나 두고 보자!'"예."주유재의 지시를 받은 주평은 발 빠르게 동네 왈패들을 긁어모았다.왈패들은 병주의 골목, 다루, 거리 등 사람이 모이는 곳을 찾아다녔다.그들은 사람들을 붙잡고 원귀가 재앙을 내릴 것이라며 헛소문을 퍼뜨렸다.불과 이틀 만에 악귀와 원혼의 한이 하늘에 닿아 병주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천지신명마저 노하게 했다는 괴소문이 성 전체에 번졌다.병주성의 민심은 흉흉해졌다.주유재 수하들의 선동에 넘어간 많은 백성은 분노의 화살을 강유영과 조원철에게 돌렸다.그들은 두 사람이 병주에 재앙을 몰고 올 원흉이라 굳게 믿었다.사람들은 의관에 묵고 있는 두 사람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사흘의 시간은 쏜살같이 지났다.강유영과 조원철은 나란히 밖으로 나설 채비를 마쳤다."두 분."정 의원과 소만이 두 사람에게 다가왔다."의원님, 무슨 일이십니까?"강유영은 부드럽게 미소 지으며 인사를 건넸다."어디 가시는 길입니까?"정 의원은 착잡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물었다."물건을 좀 사러 갑니다."강유영은 자세한 설명 없이 의아한 표정으로 그의 질문에 답했다.그녀는 정 의원이 왜 자신들의 길을 막아서는지 알 수 없었다."당분간은 밖으로 나가지 않는 편이 좋겠습니다."정 의원은 잠시 머뭇거리다 어렵게 입을 뗐다."맞습니다. 지금 바깥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소만은 곁에서 거들었다.강유영은 조원철을 돌아보았다."그 소문 때문인가?"조원철이 담담하게 물었다."이미 알고 계셨습니까?"정 의원은 놀란 얼굴로 말했다."의관 밖에는 수상한 자들이 진을 치고 있습니다. 두 분께 해코지를 할까 두려우니 나가지 마십시오.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제가 소만을 시키겠습니다."정 의원과 소만은 모두 영혼 혼례가 백성을 해치는 악습이므로 당장 뿌리 뽑아야 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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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59화

주유재처럼 탐욕스러운 자에게 찍힌 채로 강유영과 조원철이 병주에 계속 머문다면, 분명 어떻게든 해코지를 당할 것이다."내일 거처를 옮길 겁니다. 의원님, 염려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 생각이 있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강유영은 손을 뻗어 정 의원의 어깨를 다독이고는 위로하듯 말했다."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에게도 부릴 수 있는 사람들이 좀 있습니다.""그래도 두 분은 외지인인데……."정 의원은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알겠습니다. 두 분 뜻이 정 그렇다면 더는 말리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부디 조심하십시오."그는 할 수 있는 조언을 다 했음에도 두 사람을 설득할 수 없으니 결국 체념하듯 말했다.강유영과 조원철이 의관을 나서자, 아니나 다를까 주변에 수상한 자들이 어슬렁거리는 것이 보였다. 거리를 걸을 때도 이따금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생각했던 것보다는 조용하네요. 적어도 대놓고 다가와서 험한 말을 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강유영은 조원철의 곁을 나란히 걸으며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직 뜬소문일 뿐, 백성들에게 실질적인 피해가 간 것은 아니니 그리 과격하게 나설 사람은 없을 거다."조원철은 주위를 살피며 담담하게 이유를 설명했다."그렇군요."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조원철이 말한 것처럼 사람들은 대개 남의 말에 휩쓸려 구경하기를 좋아할 뿐, 자신의 이익이 직접적으로 침해받아야만 앞장서서 나서는 법이었다."그럼 주유재가 사람을 시켜 기습을 가하지는 않을까요?"강유영은 내심 긴장한 채 조원철을 따라 주위를 이리저리 살폈다."대낮부터 대놓고 움직이지는 못할 거다. 지부 쪽 동태를 살피라고 이미 사람을 심어 두었어."조원철은 손을 들어 방향을 가리켰다."이쪽으로 가자."두 사람은 포목점에 들어가 잠시 둘러보고는 다시 밖으로 나왔다."조금 더 멀리 가보자. 성안을 구경시켜 주마."그가 나직하게 말했다."지금요?"강유영은 의외라는 듯 눈을 깜빡이며 그를 쳐다보았다."이곳저곳 둘러보며 풍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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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0화

"예."주평이 대답했다."그들은 조금도 두려워하는 기색 없이 거리를 활보했다고 합니다. 몹시 여유로운 태도로 보아 저희 쪽 움직임은 안중에도 없는 듯했습니다.""괘씸한 것들!"주유재는 격분하여 책상을 강하게 내리쳤다."고정하십시오, 대감. 고작 외지인 둘 때문에 화를 내실 필요는 없습니다."주평은 서둘러 주유재를 달래며 화접자를 꺼내 촛불을 밝혔다.희미한 촛불이 주유재의 굳은 얼굴을 비췄다.그는 코웃음을 쳤다."네 말이 맞다. 그래, 사람을 구하는 일은 어찌 되었느냐?""마침 제 먼 친척 조카놈이 하나 있습니다. 식솔도 없는 홀몸이지요."주평은 목소리를 낮추어 대답했다."좋아."주유재의 눈에 섬뜩한 빛이 스쳤다."내가 구하라고 한 물건은 다 구했느냐?""예, 모두 구해서 그놈에게 넘겨주었습니다."주평은 몹시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다만…….""무슨 일인지 어서 말해라."주유재는 참을성 없이 재촉했다."놈이 나중에 딴소리를 할까 두렵다며 약조한 은자의 절반을 선금으로 요구했습니다."주평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혹여나 놈이 일을 틀어버릴까 걱정되기도 하고 당장 다른 사람을 구할 시간도 없어 대감께 여쭙지 않고 일단 제가 절반을 쥐여주었습니다.""상관없다."주유재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오십 냥은 그놈에게 적지 않은 돈이니 당장 다 쓰지는 못할 터. 어차피 그 돈은 결국 다시 네 차지가 될 것이다."그렇게 말하며 주유재는 주평을 쳐다보았다.주평 역시 그를 마주 보았다.앞으로 벌어질 일을 누구보다 잘 아는 두 사람은 은밀한 미소를 주고받았다.축시, 어둠이 내려앉고 사방이 고요해졌다.어둠 속에서 멀리 순라군의 행군 소리만 이따금 울려 퍼졌다.주씨 저택의 쪽문이 열리더니, 누군가 고개를 내밀어 주위를 살피고는 재빠르게 밖으로 빠져나왔다.낮 동안 이미 병주 지형을 익혀둔 사내는 어두운 거리를 지나 목적지로 향했다.그곳은 서민들의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구역이었다. 초가지붕에 나무 기둥으로 지어진 집들이라 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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