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Capítulo 1141 - Capítulo 1150

1174 Capítulos

제1141화

겁 많은 사람들은 벌써 몸을 사리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엮이지 말라고 신신당부했다."뭘 그리 호들갑인가? 우리는 죽은 아들도 없으니 신경 쓸 거 없네. 돈 많고 아들 많은 집이나 앞으로 숨죽이고 살아야겠지."누군가 고소하다는 듯 말했다."숨죽이긴. 주유재, 주 원외 영감에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지. 며칠 뒤면 아들 영혼 혼례에 사흘 밤낮으로 잔치를 벌인다고 하던데, 금지령이 떨어졌으니 어찌 할지 모르겠군.""어쩌긴. 주 원외가 병주에 가진 재물이 얼마고 수중의 점포도 여럿에 뒤를 봐주는 세력도 있는데. 경성은 멀리 있고 여긴 병주야. 누가 그 양반을 막겠나.""관아가 가만 있겠나? 공시를 붙인 게 관아인데.""관아? 관아 나리들을 믿나. 시늉만 할 뿐이야. 돈이 없으면 단속하고 뒷돈 찔러주면 눈감아주는 게 그자들인데 뭘."말을 마친 사람들은 크게 소리 내어 웃었다.강유영은 시선을 내리깐 채 사람들의 대화를 가만히 꼽씹었다.그들이 말하는 주유재라는 인물도 진원처럼 돈과 권력을 쥔 자인 듯했다.과연 그자가 관아의 금지령을 어기고 그들이 찾는 첫 번째 본보기가 되어줄지 궁금했다.찻집에 모인 사람들은 이내 화제를 돌려 다른 잡담을 나누기 시작했다.강유영은 더 이상 흥미가 없어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녀는 곧장 찻집을 나섰다.조원철은 그녀의 뒤를 따랐다.강유영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그를 부르지도 않았다.마치 그가 없는 사람인 양 앞만 보고 걸었다."기다리거라."조원철이 뒤에서 그녀를 불렀다.강유영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걸음을 재촉했다."간식거리라도 살 테냐?"조원철은 단숨에 다가와 그녀의 소매를 잡았다."안 먹습니다."강유영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곧장 앞을 향해 걸었다.남들 보는 앞에서는 친하게 구는 걸 싫어하면서 왜 자꾸 따라오는 건지 야속했다.이제는 남들의 이목을 피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조원철은 입을 꾹 다문 채 묵묵히 그녀의 곁을 걸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의관으로 돌아왔다."공자님, 아씨. 다녀오셨습
Ler mais

제1142화

소만은 진작부터 이 이면의 사정을 짐작하고 있었다.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분명 그럴 것이다.영혼 혼례를 올리지 않으면 악귀가 된다느니, 혼인하지 못한 사내가 죽으면 반드시 짝을 맺어주어야 한다느니 하는 말은 속임수에 불과했다. 실상은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자들이 배후에서 부추기며 고의로 퍼뜨린 헛소문이었다. 영혼 혼례를 치르는 자들이 많아질수록 그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질 것이다."아씨, 어디 가서 절대 발설하시면 안 됩니다."소만이 웃으며 당부했다."이건 다 저 혼자만의 추측입니다. 그자들이 알면 저를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걱정 마렴."강유영은 눈매를 휘며 그를 향해 미소 지었다.요 며칠 함께 지내보니 소만은 성품도 좋고 심성도 착한 아이였다.그녀가 뒷마당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찰나, 밖에서 누군가 울부짖으며 의관 문을 열고 뛰어들었다.깜짝 놀란 강유영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의관 안의 사람들도 일제히 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체구가 비쩍 마른 여자아이 하나가 비틀거리며 뛰어 들어오다 문지방에 걸려 바닥에 고꾸라졌다."아이고!"사람들이 짧은 비명을 질렀다."괜찮니?"강유영이 다가가 손을 뻗어 아이를 일으켜 세우며 걱정스레 살폈다.열네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는 뼈만 앙상하게 남은 몸에, 색이 바래고 기운 자국이 가득한 거친 무명옷을 입고 있었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이마에 난 갓 베인 상처에서는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한눈에 보아도 빈곤한 집안의 아이였다."살려주세요, 선녀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아이는 고개를 들어 강유영의 얼굴을 보았다. 그녀가 풍기는 귀티에 순간 자신이 선녀를 본 것이라 착각한 것이다.아이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무작정 무릎을 꿇고 강유영에게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구원을 청했다."울지 말고 천천히 말해 보거라. 이름이 뭐니? 무슨 험한 일을 당했어?"강유영은 다시 아이를 부축해 일으키며 물었다.이때 의관 안의 사람들도 모두 모여들어 아이에게 안타까운
Ler mais

제1143화

유씨가 보기에도 강유영은 예사 신분이 아니었다.옷차림이나 기품으로 보아 자신들 같은 평민이 함부로 대적할 상대가 아니었다.쓸데없는 말썽이 생기기 전에 서둘러 임소아를 끌고 가야 했다."싫습니다! 절대 안 돌아갑니다! 내 목숨을 돈으로 바꾸려 했잖습니까. 도망치려니까 때려죽이려 했으면서……. 선녀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임소아는 기겁하며 뒤로 물러섰다. 강유영의 소매를 꽉 쥔 두 손은 사시나무 떨듯 떨리고 있었다.아이가 두 사람을 뼛속 깊이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 고스란히 전해졌다."온몸이 성한 곳이 없는데, 당신들이 아이를 때린 건가요? 사람을 반쯤 패놓고 투정을 부렸다니요?"강유영은 임소아를 등 뒤로 숨기며 임대산 부부를 차갑게 쏘아보았다.참으로 악독한 부부였다."저 꼬마 말이, 오라비 내외가 돈을 받고 자기를 팔아넘기려 했다던데?""아이가 도망치려 하자 모질게 매질을 했겠지.""저 앙상한 체구 좀 보게. 팔에 난 흉터도 오래 된 것 같은데. 평소에도 저 부부 밑에서 사람 취급도 못 받고 산 모양이야."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수군거리기 시작했다.임대산은 사람들의 눈총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그는 홧김에 용기를 내어 강유영에게 윽박질렀다."아씨, 소아는 제 누이동생입니다. 오라비가 누이를 가르치는 게 무엇이 잘못입니까? 이는 저희 집안일이니 아씨가 나설 자리가 아닙니다. 제발 제 누이를 놔주십시오. 임소아, 당장 이쪽으로 오지 못해!"임대산의 호통에 임소아는 더욱 심하게 몸을 떨었다. 소녀는 극심한 공포에 질려 있었다."겁먹을 것 없어. 저들이 널 어디다 팔아넘기려 했는지 말해보렴."강유영은 아이의 손을 부드럽게 토닥이며 안심시켰다."네가 솔직하게 말해야 내가 널 도와줄 수 있다."겁먹은 아이와 험악한 부부의 얼굴, 그리고 아이가 한 말을 종합해 볼 때, 짐작 가는 바가 있었다.저들이 누이를 팔아 영혼 혼례를 치르게 하려는 게 아닐까?산 사람을 사서 영혼 혼례를 치를 정도면 병주에서도 꽤 권세를 누리는 집안일 터.
Ler mais

제1144화

그는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음에도, 겉으로는 전혀 티를 내지 않은 채 예리한 눈빛으로 상대를 노려보았다."사람을 은자로 거래하고 산 사람에게 영혼 혼례를 강요하는 것은 명백한 국법 위반이다. 죽고 싶지 않으면 한 발짝 더 다가와 보거라."그저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오랜 시간 권력의 정점에 서 있던 자의 서늘한 기백이 사방을 압도했다.이런 위압감을 겪어본 적이 없는 임대산 부부는 기가 죽어 고개조차 들지 못했다.그러면서도 분은 삭이지 못하고 강유영의 뒤에 숨은 임소아를 노려보며 속으로 이를 갈았다.그러면서도 다시 붙잡기만 한다면 반쯤 죽여 숨만 붙은 채로 주 대감에게 넘기리라 속으로 벼르고 있었다."당신들은 정녕 몰라서 그러는가? 영혼 혼례를 치른다는 건 저 아이를 산 채로 묻어 순장하겠다는 뜻이 아닌가!."강유영은 임소아의 손을 꼭 잡고 조원철의 등 뒤에서 걸어 나와 임대산 부부를 차갑게 노려보았다."그게 뭐 대수요. 여기 병주에선 다들 그리 산단 말이오!"임대산은 속이 켕기면서도 지지 않으려 목에 핏대를 세우며 악을 썼다.틀린 말은 아니었다. 살아있는 딸을 돈 받고 영혼 혼례에 넘기는 것을 그는 수없이 보아왔다."흔한 일이라. 예전에는 관아에서 눈감아줬을지 모르지."강유영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허나 어제부로 조정에서 병주의 영혼 혼례 풍습을 금지하고 위반자는 엄벌에 처하라는 명을 내렸소. 당신들 부부는 정녕 목이 날아나고 싶어 안달이 났군."임대산은 강유영의 매서운 질책에 말문이 막혀 눈알만 굴릴 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하지만 유씨는 달랐다. 임소아를 되찾는 것도 물 건너간 데다, 강유영이 대의명분을 내세워 훈계를 늘어놓자 애가 탔다.그녀는 아예 길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허벅지를 치며 통곡을 하기 시작했다."아이고, 사람 살려! 다들 말 좀 해보시오! 외지 것들이 병주까지 와서 힘없는 백성을 핍박하고 있소! 친누이를 데려가겠다는데 억지를 부리며 생떼를 쓴다오! 율법 운운하며 백성들 피를 말려 죽이네!
Ler mais

제1145화

"청류."조원철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나직이 불렀다.문가에 기대어 느긋하게 구경하던 청류가 즉시 허리를 펴고 위풍당당하게 걸어 나왔다.군중들의 눈이 휘둥그레졌고 웅성거림이 순식간에 잦아들었다.청류는 순식간에 손을 뻗어 임대산의 손목을 비틀었다. 가볍게 힘을 주었을 뿐이었다."악!"평범한 필부에 불과한 임대산이 그 악력을 견딜 리 만무했다. 그는 괴성을 지르며 고통에 몸부림쳤다.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사시나무 떨듯 떨며 어떻게든 빠져나가려 발버둥 쳤지만, 팔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청류가 손을 앞으로 튕겨내고는 옷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듯 툭툭 털며 콧방귀를 뀌었다."겨우 이 정도야? 난 아직 힘도 안 줬는데."중심을 잃은 임대산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치다 바닥에 엉덩방아를 찧었다.그는 저리고 아픈 손목을 부여잡은 채 조원철과 청류를 번갈아 쳐다보며 공포에 질려 다시는 덤벼들지 못했다."살인 났네! 외지 놈들이 사람을 죽인다! 당장 관아에 알려라!"상황이 불리해진 유씨는 다시 군중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악을 썼다."입 다물지 못해!"행여 청류가 다시 손을 쓸까 기겁한 임대산은 부인을 향해 꽥 소리를 질렀다.부군의 불호령에 기가 죽은 유씨는 입을 꾹 다물고 슬그머니 일어나 임대산을 부축했다.부부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임소아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노려보았지만, 무력으로 끌고 가는 건 불가능함을 깨달았다."가자."임대산은 강유영과 조원철을 독사처럼 쏘아보았다.그는 구경꾼들이 그저 오합지졸일 뿐, 저 남녀만 아니었어도 일은 쉽게 풀렸을 것이다.타지에서 온 주제에, 자신이 직접 손쓰지 못해도 그들을 손볼 사람은 널려 있었다.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는 경우는 없었다.'두고 보자!'악랄한 부부가 쫓겨나는 꼴을 본 구경꾼들은 일제히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자, 이제 그만들 흩어지십시오."소만이 손을 저으며 무리를 흩어지게 했다."이제 괜찮다."강유영은 뒤돌아 임소아를 다독였다."선녀님, 목숨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Ler mais

제1146화

"그들은 왜 네게 이렇게까지 매질을 한 거니?"강유영은 이해할 수 없다는 얼굴로 소녀에게 물었다."제가 주 대감의 아들과 영혼 혼례를 하기 싫다고 해서 그렇습니다. 최근에 여러번 도망을 시도했는데 그때마다 매를 맞았어요."임소아가 흐느끼며 답했다."그럼 오래된 부상은 어쩐 일이니?"강유영은 그녀의 이마에 약을 발라주며 계속해서 물었다."그건 예전에 맞은 거예요."소녀는 고통에 움찔거리며 눈물을 흘렸다."오라버니나 형님이 기분 나쁜 일이 있으면 제게 화풀이를 했어요. 가끔은 그저 눈에 거슬린다는 이유로 매질을 했죠. 조카들이 떼를 쓰고 울어도 매는 제가 맞았어요....""어찌 이렇게 악랄할 수가. 세상에 이런 망나니 같은 오라버니와 형님이 있다니!"강유영은 미간을 확 찌푸리며 욕설을 퍼부었다."그분들이 저를 키워줬으니까요. 제가 빚진 거라고 했습니다...."임소아는 고개를 푹 숙이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아무리 부모님이 안 계신다고 해도 임대산은 네 오라버니인데 어린 너를 보살피는 게 당연한 이치다. 형님이야 그렇다 쳐도 보살피기 부담되면 구휼원에라도 보냈어야지. 곁에 두고 사람을 이리 괴롭혀서는 안 될 일이다."강유영은 굳은 얼굴로 말했다.임소아는 말없이 눈물만 흘렸다."네가 말한 주 대감은 누굴 말하는 거니?"문득 생각이 난 강유영이 물었다."주유재예요. 집은 저쪽 거리 건너편에 있어요."임소아는 겁에 질린 얼굴로 한곳을 가리켰다."집안이 아주 부유한 모양이지?"강유영은 손길을 멈추고 물었다.그녀의 짐작대로 주 대감은 방금 전 찻집에서 사람들이 수군대던 주유재였다. 사람들은 그는 돈과 권력을 쥐고 있고 배후 세력도 든든하여 황명도 안중에 없을 거라 했다."예." 임소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부잣집에 권세도 막강하지요.""아들은 죽은 지 얼마나 됐고?"강유영이 다시 물었다."몇 달 안 됐어요."임소아가 대답했다."여기서 잠깐 쉬고 있어라. 약을 달여오라고 할 테니."강유영은 몸을 일으키며 약을 챙겼다.
Ler mais

제1147화

그런데 방 안으로 들어오니 언제 그랬냐는 듯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어느 쪽이 진짜 조원철인지 헷갈렸다."화가 많이 났구나."조원철은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깍지를 끼며 부드럽게 말했다."밖에선 손도 안 잡고 찬바람 불게 대하시더니, 이건 또 무슨 속셈입니까?"강유영은 차갑게 쏘아붙였지만,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다.그녀는 손을 빼려 더 거세게 몸부림쳤다.이상하게도 그와 다툴 때면 억눌러왔던 서러움이 터져 나와 자꾸만 눈물이 났다."그건 또 무슨 소리냐."조원철이 그녀를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사실이잖습니까. 제가 뭐 틀린 말을 했습니까?"강유영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자유로운 손으로 그의 가슴을 툭툭 쳤다.그러다 멈칫하며 움직임을 멈추었다.그의 어깨에 감긴 무명옷 위로 배어나온 핏물이 보였다. 그제야 그의 부상이 아직 아물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녀는 행여 그가 다칠까 두려워 즉시 반항을 멈추었다.하지만 속상한 마음은 여전해 고개를 돌린 채 시선을 피했다."외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걸 원치 않았을 뿐이다." 조원철은 억센 팔로 그녀의 허리를 꽉 감싸 안았다. "병주가 경성에서 멀다지만, 강왕이나 다른 세력이 이곳에 사람을 심어두었을지 모른다.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이 목격되어 소문이라도 나면 네게 결코 득이 될 게 없어."강유영은 뻣뻣하게 굳었던 몸에 힘을 풀고 더 이상 저항하지 않았다.틀린 말은 아니었다.하지만 밖에서 자신을 남처럼 대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서운한 감정이 앞서는 건 어쩔 수 없었다.돌이켜보면 자신이 억지를 부리고 생떼를 쓰는 것 같기도 했다."내가 모든 걸 정리하고 나면, 그때는 경성에서도 당당히 함께 설 수 있을 것이다."조원철은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며 다독였다."그게 언제입니까?"강유영은 풀죽은 목소리로 물었지만 속으로는 믿지 않았다.그런 날은 오지 않을 것이다."장담할 순 없지만 일 년에서 이 년, 길어도 오 년 안에는 그렇게 만들 것이다."조원철의 눈빛에 깊
Ler mais

제1148화

그녀가 다시 물었다."글쎄다." 조원철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태자나 서왕, 아니면 다른 황자 중 누군가 혼란을 틈타 우리를 노리고, 그 죄를 강왕에게 뒤집어씌우려 했을 수도 있지.""서왕 전하가…… 그럴 리는 없지 않을까요……."강유영의 뇌리에 서준의 장난기 가득한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자객들은 집요하게 그녀의 목숨을 노렸다. 서준이 그녀에게 살의를 품었을 리는 없었다."다시 말해보거라."조원철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 그는 그녀의 턱을 쥐고 강제로 시선을 맞추게 했다."그냥 추측일 뿐인데, 왜 억지를 부리십니까?"강유영은 그의 손을 밀어내며 시선을 피했다.조원철은 다가와 그녀의 입술에 짧게 입을 맞췄다. "억지 부리는 거 맞다."강유영은 입술을 꾹 깨물고 고개를 돌렸다. 뺨이 붉게 달아오르고 심장이 쿵쾅거렸다.대체 왜 이리 능글맞아진 걸까.하지만 이런 그의 모습에 자꾸만 가슴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앞으로 그놈 칭찬은 하지 말거라."잠시 침묵하던 조원철이 툭 내뱉었다."제가 언제 칭찬을 했다고 그러십니까."강유영이 발끈하며 대꾸했다."사사로이 만나지도 말고, 눈길도 주지 말고, 말도 섞지 말거라."조원철이 한술 더 떴다."아니, 그쪽에서 먼저 말을 거는데 어떻게 무시합니까?"강유영은 입으론 툴툴거리면서도 속으로는 꿀을 머금은 듯 달콤했다.그가 이토록 노골적으로 질투를 드러낸 건 처음이었다. 늘 자신에게 무심한 줄로만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어쨌든 안 된다." 조원철은 그녀를 꽉 끌어안고 목덜미에 턱을 기대며 못을 박았다. "알겠느냐?"강유영은 그를 마주 안은 채 킥킥대며 웃었다."웃지 말고 대답을 해야지."조원철이 고개를 들며 말했다.강유영은 그의 목을 꽉 끌어안고 나긋나긋하게 속삭였다."몇 번만 더 말씀해 주십시오. 참 듣기 좋습니다."질투하는 조원철은 평소보다 훨씬 친근하게 느껴져서 자연스레 그녀의 어투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대답부터 해."조원철의 눈가에도 슬며시 웃음이
Ler mais

제1149화

그의 말이 진실이든 아니든 더 이상 캐묻지 않기로 했다. 따져 물어봤자 서로 감정만 상할 뿐이었다."내게 시간을 좀 다오."조원철은 그녀의 등을 가볍게 다독이며 말했다."예."강유영은 조용히 대답했다.무엇을 위한 시간인지, 소은경을 잊기 위한 시간인지 다른 계획이 있는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굳이 캐묻고 싶지도 않았다.어쨌든 지금 이 순간만큼은 더없이 평온하고 좋았다.두 사람은 서로의 향기를 느끼며 조용히 끌어안은 채 안도감을 나눴다."졸리냐?"조원철이 물었다."조금요."강유영은 손으로 입을 가리며 하품을 했다.그는 마치 그녀의 속내를 훤히 들여다보는 것 같았다. 그녀 자신보다 그녀를 더 잘 아는 듯했다."침상에 가서 좀 눕거라."조원철은 그녀를 번쩍 안아 들고 침상으로 향했다."우리도 슬슬 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침상에 눕자 강유영은 언제 졸았냐는 듯 똘망똘망한 눈으로 그를 보며 물었다."무슨 대비 말이냐?"조원철이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임소아의 오라비 내외는 아이를 놓쳤으니 그냥 물러서진 않았을 겁니다." 강유영은 고개를 돌려 밖을 살폈다. "필시 그 주유재란 자를 찾아갔을 겁니다. 병주에서 그 정도로 권세를 부리는 자라면 절대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을 겁니다."분명 사람을 이끌고 들이닥칠 게 뻔했다."걱정 말거라. 다 알아서 처리할 테니." 조원철은 그녀를 눕히고 자신도 곁에 나란히 누워 이불을 덮어주었다. "어서 눈 좀 붙이거라.""아닙니다, 불안해서 도저히 잠이 안 옵니다." 강유영은 옆으로 돌아누워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았다. "거처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어떨까요? 오라버니 몸도 웬만큼 나아졌으니 거처를 하나 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합니다. 행여 그자들이 의관까지 찾아와 행패를 부리면 정 의원님께 폐를 끼칠까 두렵습니다.""그것도 일리가 있구나." 조원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따 청류에게 마땅한 곳을 찾아보라 이르마.""예." 강유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물었다. "
Ler mais

제1150화

"괜찮다. 내 곁엔 부릴 사람이 넘친다." 조원철은 그녀의 머리를 가볍게 다독였다. "어서 눈 좀 붙이거라.""예."강유영은 이불속으로 파고들어 그의 품에 기댄 채 눈을 감았다.이상하게도 그의 품에 안겨 시원한 감송향을 맡으면 어김없이 졸음이 쏟아졌다.한낮의 나른함 속, 인적이 끊긴 골목은 고요하기만 했다. 의관 마당에서 들려오는 희미한 약재 찧는 소리만이 귓가를 간지럽혔다.그녀는 이내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조원철은 품 안에서 평온하게 잠든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의 길고 곧은 손가락은 그녀의 부드러운 머릿결을 끊임없이 어루만지고 있었다."세자, 아씨. 주유재가 의관에 들이닥쳤습니다."얼마나 잤을까, 밖에서 들려오는 청류의 목소리에 강유영은 번쩍 눈을 떴다."알았다."조원철이 대답했다.강유영은 침상에서 벌떡 일어나 그를 바라보았다. "주유재가 왔답니까?""음. 나가보자꾸나."조원철이 그녀의 어깨에 겉옷을 걸쳐주었다.두 사람은 단정하게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방문을 나섰다.문밖에 나서자, 기둥 뒤에 숨어 훌쩍이는 임소아의 모습이 보였다."소아야."강유영이 걸음을 멈추고 소녀를 불렀다.임소아는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선녀님……."아이의 눈에서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졌다.앞마당에서 들려오는 웅성거림에 오라비 내외가 주유재를 앞세워 수많은 호위들과 함께 들이닥쳤다는 걸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오늘 이대로 꼼짝없이 끌려가 죽음을 맞이할 것 같았다."네가 원한다면 내 곁에 남아 수발을 들게 해 주마. 내 시녀가 되겠느냐?"강유영이 다가가 다정한 목소리로 물었다.임소아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이내 두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정말 이런 귀한 분의 시녀가 될 수 있을까?아이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매질만 피할 수 있다면 그깟 허드렛일이야 열심히 배워서 해낼 자신이 있었다."그럼 일단 방에 들어가서 짐부터 챙겨
Ler mais
ANTERIOR
1
...
113114115116117118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