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류는 명을 받들자마자 바로 사라졌고, 마차는 다시 속력을 내며 달리기 시작했다. 마차 내벽 상단에는 네 개의 유리등이 매달려 있었고, 찬란한 등불은 마차의 흔들림을 따라 이리저리 일렁였다.강유영은 취기에 정신이 몽롱해져 있어, 그 빛이 눈을 찌르는 듯 따갑게 느껴졌다.“음….”그녀는 나직이 앓는 소리를 내더니 고개를 돌려 조원철의 품속으로 얼굴을 깊이 묻고, 불만스러운 듯 몸을 뒤척였다. 그러고는 손을 들어 볼을 가린 채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술에 만취해서도 한숨을 내쉬다니, 그 가슴속에 대체 얼마나 많은 말 못 할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조원철은 말없이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얼굴을 가리고 있던 그녀의 손을 치워냈다.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던 그녀였기에 주량은 거의 없는 상태였다. 술기운이 제대로 오른 그녀의 옥같이 하얀 뺨과 목덜미는 온통 붉게 물들어 있었고, 작고 예쁜 귀까지 발그레해져 있었다.그녀의 몸에서는 과실주의 달콤한 향기가 은은하게 풍겨 나왔다.강유영은 무언가 불편한 듯 다시 손을 들어 얼굴을 가렸다. 잠을 방해받은 작은 고양이처럼 짜증이 섞인 듯한 몸짓이었다.하지만 조원철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금 그녀의 손을 잡아 끌어내렸다.“건들지 마….”강유영은 원망 섞인 말투로 가냘프게 중얼거리며 그를 툭 밀쳐냈다. 취기에 제정신이 아닌 그녀는 상대가 누군지도 모르고, 평소 가졌던 두려움도 잊은 듯했다.좀처럼 보기 드문 어리광 섞인 고집이었다. 여덟 살 이전, 그 짧았던 시절 이후로 그녀가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조원철은 그녀의 가느다란 손목을 꽉 쥔 채 놓아주지 않았다.그녀가 편히 잠들도록 내버려둘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방금 전 서원에서 그녀가 서준과 나누었던 대화를 빠짐없이 들은 탓에, 그의 마음은 지금 몹시도 뒤틀려 있었다.“서준아, 장난 그만해…. 나 좀 자게 내버려둬….”강유영은 눈을 감은 채 버둥거렸으나 손에는 힘이 전혀 없었다. 정신이 혼미해지기 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이 서준이었기에, 잠을 방해하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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