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오셨습니다!”강유영은 조그만 발로 조원철의 단단한 어깨를 툭 걷어찼다.안색은 순식간에 종잇장처럼 창백해지며, 정신이 아득해질 지경이었다.만약 한씨가 그들이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그녀를 능지처참하고도 남을 정도였다.그녀는 죽고 싶지 않았고, 이대로 죽을 마음도 없었다.“이래도 거기 나가겠느냐?”그는 한씨에게 들키는 것 따위는 조금도 두렵지 않은 듯 보였다.심지어 목소리조차 평소처럼 느긋하고 차분해서, 긴박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안 나갈 테니 제발 이것 좀 놓으세요!”강유영은 겁에 질린 나머지 울음조차 나오지 않았다.이런 상황에서 어찌 고집을 피울 수 있겠는가.그녀는 그가 지난번처럼 소리 내지 말고 잘 숨어서, 한씨가 눈치채지 못하기만을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조원철은 그제야 그녀를 놓아주고는 능숙한 손놀림으로 그녀의 옷고름을 매어주고, 헝클어진 머리칼까지 정돈해준 뒤 침상의 휘장을 내렸다.순식간에 시야가 어두워졌고, 조원철이 귓가에 나직이 속삭였다.“몸이 좋지 않아서 침상을 내릴 수 없다고 하고, 머리만 내밀거라.”강유영은 머릿속이 하얘졌지만, 일단 서둘러 이불을 끌어당겨 그를 숨겼다.“유영아, 어미 왔다.”어느덧 한씨가 휘장 밖까지 다가왔다.강유영은 더는 조원철을 살필 겨를도 없이 휘장 사이로 머리만 살짝 내밀었다.“어머니, 이 밤중에 어쩐 일이십니까? 몸살기가 조금 있어 일찍 자리에 누웠습니다. 지금 당장….”그녀는 힘겹게 말을 내뱉으며 예절을 차리기 위해 침상에서 내릴 채비를 했다.조원철의 당부를 잊은 건 아니었지만, 수년간 몸에 밴 습관 때문에 감히 한씨에게 불경을 저지를 용기가 나지 않았다.그러나 다리를 움직이기도 전에 커다란 손이 그녀의 허리를 꽉 움켜쥐었다.조원철이 뒤에서 그녀를 내려가지 못하게 붙잡은 것이었다.강유영은 당황해서 이마에 식은땀이 돋았지만, 한씨가 눈치챌까 봐 차마 발버둥도 치지 못했다.다행히 한씨는 손을 저으며 만류했다.“몸이 고단하다면 굳이 내려올 것 없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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