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씨를 뵈니, 비록 세자에게 토라진 듯 보였으나 고개를 빳빳이 들고 당당하게 구는 품이 예전의 그 주눅 들고 위축된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혈색도 몰라보게 좋아졌고 차림새도 최고급인 것을 보니, 세자가 아씨를 얼마나 끔찍이 아끼는지 알 수 있었다.그제야 오씨 어멈도 마음이 조금 놓였다.만약 세자가 아씨를 홀대했다면, 일개 유모인 자신은 목숨을 내던져 아씨를 지키는 것 외에는 달리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오씨 어멈이 있는 탓에, 강유영은 얌전히 식탁 앞에 가 앉았다.조원철이 찬합을 열었다.오씨 어멈은 황급히 다가가 찬합을 건네받았다."세자, 앉으시지요. 시중은 제가 들겠습니다."조원철은 말없이 자리에 앉았다.강유영은 오씨 어멈이 밥과 반찬을 하나하나 상에 올리는 모습을 보며 속으로 벅찬 기쁨을 느꼈다. 어멈은 정말 예전의 건강했던 모습으로 돌아와 있었다.오씨 어멈은 먼저 조원철의 밥을 떠서 올린 뒤, 강유영에게 줄 밥을 반 그릇 정도만 펐다."가득 담게."조원철이 담담하게 지시했다.오씨 어멈은 흠칫 놀라면서도 얼른 그의 명에 따라 밥을 꽉 채워 담았다.그러고는 힐끗 강유영의 눈치를 살폈다. 강유영이 딱히 거부하는 기색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우리 아씨가 이제 밥 한 그릇을 다 비우실 수 있게 되었구나. 어쩐지 몸에 살이 제법 오르고 건강해 보이더라니.'대체 세자가 무슨 수를 쓴 것일까. 예전에는 자신이 아무리 어르고 달래도 밥 한 술 더 넘기지 않으려 하던 분이었다."아씨, 어서 드세요."오씨 어멈은 활짝 웃으며 강유영의 앞으로 밥그릇을 내밀었다."어멈도 같이 앉아서…."강유영은 그릇을 받아들며 습관처럼 입을 뗐다.하지만 말을 채 끝맺지 못하고 조심스레 조원철의 눈치를 살폈다.그녀는 오씨 어멈을 친어머니처럼 생각하고 있었다.실제로 진국공부에서 지낸 기나긴 세월 동안,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친모녀나 다름없이 살아왔다.예전에는 늘 오씨 어멈, 단비와 함께 한 상에 둘러앉아 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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