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Capítulo 541 - Capítulo 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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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1화

"무섭습니다."그녀는 물 밑으로 가라앉는 것이, 코와 입으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그 느낌이 끔찍하게 두려웠다."무서워할 것 없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거라. 숨을 가득 채우면 몸은 자연스레 떠오를 것이다."조원철의 따스한 손바닥이 그녀의 허리춤을 단단히 받쳐주며 흔들림 없이 중심을 잡아주었다.강유영은 입술을 꽉 깨물고 두 발을 동시에 들어 올렸다. 하지만 다음 순간 두려움에 허둥지둥 그의 팔을 끌어안으려 손을 뻗었고, 바둥거리는 통에 사방으로 물보라가 일었다.그녀는 조급한 마음에 울먹이며 말했다."안 되겠습니다….""내가 받쳐줄 터이니 물장구치는 법부터 배우거라."조원철이 그녀의 허리를 꽉 잡았다.두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자, 강유영은 본능적으로 몸을 틀어 그의 허리를 끌어안으려 손을 뻗었다."가만히 있거라. 다리를 차고 두 손으로 물을 저어야지."조원철이 그녀의 움직임을 제지했다.강유영은 차츰 안정을 찾았다.그가 단단히 받쳐주고 있어 두 발이 바닥에서 떨어져도 물 밑으로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녀는 그가 가르쳐준 동작을 천천히 따라 하기 시작했다.오전 한 시진, 오후 한 시진 동안 조원철은 그녀에게 이 동작만 계속해서 연습시켰다."이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강유영은 이쯤이면 충분히 배웠다고 생각했다."차근차근해야지."조원철이 뭍으로 올라가 손을 뻗어 그녀를 이끌었다.물 밖으로 나온 강유영은 그제야 온몸이 천근만근이고 두 다리가 납덩이처럼 무거운 것을 느꼈다.어제 그에게 시달려 가뜩이나 기운이 없는데, 오늘 두 시진이나 물장구를 쳤으니 무리도 아니었다.그날 저녁, 그녀는 평소보다 밥을 반 그릇이나 더 먹었다.그렇게 두 사람은 온천 산장에서 닷새를 머물렀다."혼자 해보거라. 동작은 부드럽게 이어져야 한다. 팔을 젓고, 숨을 쉬고, 다시 다리를 차거라. 명심해라, 허둥대선 안 된다."조원철이 당부했다.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는, 두 팔을 들어 앞으로 뻗으며 물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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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2화

청류가 말을 끌고 왔다.조원철은 회랑 아래에서 몸을 숙여 강유영의 치맛자락을 정돈해주고 있었다.그의 움직임은 무척 자연스러웠다. 마치 그녀를 챙기는 것이 숨 쉬듯 당연한 일인 듯했다.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오씨 어멈이 미소를 머금었다. 사정을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영락없이 금슬 좋은 신혼부부라 여길 만한 풍경이었다."돌아가지 않으십니까?"강유영이 청류가 끌고 온 말을 힐끗 보며 무심코 물었다."돌아간다. 네가 날 태우고 가거라."조원철이 몸을 일으키며 덤덤하게 대답했다."제가 태우고 가라고요?"강유영의 까만 눈동자에 의문이 스치더니, 이내 무슨 뜻인지 깨닫고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보았다."저더러 말을 몰아 오라버니를 태우고 가라는 말씀이십니까?"본인이 말을 탈 줄 모르는 것도 아니면서 또 왜 이러는 것일까."그래."조원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녀의 손을 이끌고 계단을 내려갔다."하지만, 설영이 저희 두 사람을 다 태우기엔 벅차지 않겠습니까?"강유영은 눈동자를 굴리며 슬그머니 핑곗거리를 찾았다."두 사람이 더 타도 끄떡없다."조원철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말에 오르도록 부축했다."어째서 직접 타지 않으십니까?"그녀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조원철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강유영은 마땅한 핑계를 찾지 못해, 그가 말에 올라 자신의 뒤에 타는 것을 내버려 둘 수밖에 없었다.등 뒤로 그의 단단한 가슴이 밀착되자, 얇은 옷가지 너머로 따스한 체온이 고스란히 전해졌다.그녀는 황급히 허리를 꼿꼿이 세워 그와 최대한 거리를 두려 애썼다."오씨 어멈은요?"시선을 들어 회랑 아래 선 오씨 어멈을 본 그녀가 불쑥 물었다. 혹여 그가 이대로 자신과 어멈을 갈라놓으려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나중에 돌아갈 거다. 출발하거라."조원철이 재촉했다."거짓말하시면 안 됩니다."강유영이 고삐를 쥐고 가볍게 흔들며 발로 말의 배를 툭 차 밖으로 몸을 돌렸다."서둘러라."뒤에 앉은 조원철은 그녀의 허리를 안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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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3화

그녀의 각도에서는 날렵하게 떨어지는 그의 턱선과 그 아래로 희미하게 돋아난 푸르스름한 수염 자국만 보일 뿐이었다."처음부터 이러실 작정이셨습니까?"그녀는 주변을 오가는 사람과 마차들을 슬금슬금 살피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물었다.어쩐지 직접 말을 타지 않고 그녀를 앞세우더라니, 다 이런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그녀는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매사에 참으로 주도면밀했다. 그녀는 아직 한참 멀었던 것이다."그래."조원철이 눈을 내리깔아 그녀를 힐끗 보았다."꽉 잡아라. 이따가 뒷문으로 들어갈 테니."강유영은 눈앞의 풍경이 빠르게 뒤로 스쳐 지나가는 것만 보였다. 시끌벅적한 시장 통을 지나 어느새 한적한 골목길로 접어들었다.조원철이 고삐를 당겨 말을 세웠다.강유영은 고개를 내밀어 주변을 살펴보고는 말했다."도착했습니다."진국공부 뒤편의 쪽문이었다. 그녀에게는 무척 익숙한 곳이었다. 예전 남몰래 빠져나가 장 의원의 약방에 일을 도우러 갈 때면 늘 이곳을 통해 나갔다.조원철은 말에서 내려 그녀를 안아 내려주었다."들어가거라. 요월원으로 가 있거라."강유영은 겉옷을 그에게 돌려주고는, 그의 말대로 걸음을 재촉하다 문에 들어서기 전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만약 집안사람들과 마주치기라도 하면…."그녀는 지금 자신이 근신 중인 처지임을 잊지 않았다. 행여 사람들의 눈에 띄기라도 한다면, 조씨 노부인에게 벌을 내릴 좋은 구실을 쥐여주는 꼴이 될 터였다."가는 길목에 있는 사람들은 미리 다 물려두었다. 넌 곧장 처소로 가기만 하면 된다."조원철이 빨리 가라는 눈짓을 했다.강유영도 상황이 다급함을 알고 더는 말하지 않은 채, 치맛자락을 쥐고 요월원을 향해 달려갔다.가는 길에는 과연 개미 한 마리 보이지 않았다.잠시 후, 그녀는 무사히 요월원 입구에 다다랐다. 손을 들어 문을 한번 두드리니 문이 삐걱하며 열렸다."아씨!"서유는 그녀를 보자마자 황급히 손을 끌어당겼다."어쩜 이리…."강유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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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앞서 몇 번이나 사람을 보내 강유영을 불렀건만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조씨 노부인이 직접 행차한 것도, 강유영이 아예 처소에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 때문이었다.하지만 막상 와서 보니 강유영은 근신 중에 몰래 빠져나갈 만큼 간이 크지는 않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도대체 무슨 믿는 구석이 있기에, 근신 중인 처지에 노부인을 보고도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저리 태연할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감히 제멋대로 시녀를 일어나게 하다니."당치도 않습니다."강유영은 시선을 내리깐 채 덤덤히 대답했다.그녀는 조씨 노부인이 무슨 일로 사람을 보냈는지 알 수 없어 섣불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저 대충 어물쩍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때맞춰 돌아왔기에 망정이지, 조금이라도 늦었더라면 꼼짝없이 들통날 뻔했다."내 보기엔 너는 간이 아주 부은 것 같구나."조씨 노부인이 손바닥으로 탁자를 쾅 내리쳤다.노부인은 강유영에게 쌓인 분노가 가득해, 얼굴을 보자마자 참지 못하고 화를 터뜨렸다."노부인."화씨 어멈이 허리를 굽혀 조씨 노부인의 귓가에 조심스레 속삭였다."서왕 전하께서…."그녀는 말끝을 흐리며 슬그머니 강유영을 바라보았다.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마주쳤다.강유영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화씨 어멈이 전하고자 하는 뜻이 무엇인지는 알 수 있었다.역시나 그 말을 들은 조씨 노부인은 화를 누그러뜨렸다. 노부인은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명령조로 말했다."연화가 몸이 좋지 않다. 서왕 전하께서 문병을 오셨으니, 네가 가서 얼굴이라도 비치거라. 명심해라. 서왕 전하께서 가시면 곧장 처소로 돌아와야 한다. 내 허락 없이는 아무 데도 나가서는 안 돼."말을 마친 조씨 노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할머니께서 제게 근신하라 명하지 않으셨습니까?"강유영이 몸을 돌려 물었다."어찌하여 지금은 나가라 하시는 겝니까?"지난번, 조씨 노부인과 한씨가 공모하여 그녀의 심방혈을 빼내려던 흉계를 현장에서 폭로한 이후, 조씨 노부인에게 남아 있던 일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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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5화

기어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뛰는구나!"할머니께서는 이만 돌아가시지요."강유영이 손을 내저었다."노부인께서는 본디 자비로우신 분 아니십니까. 유영 아씨도 몹시 굶주린 나머지 저러는 겝니다. 지난번 일은 아씨도 이미 잘못을 뉘우쳤을 테니, 노부인께서 너그럽게 한발 물러나 하루 세끼를 예전처럼 내어주시지요."화씨 어멈이 때를 보아 조심스레 달랬다.화씨 어멈은 조씨 노부인에게 지금 물러설 명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하물며 밖에는 서왕 전하께서 기다리고 계시지 않은가. 서왕은 성정이 불같고 인내심이 많은 분이 아니었다.노부인으로서는 지금 강유영의 조건을 들어주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 행여 서왕의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감당하기 힘든 후환이 따를 것이다."좋다."조씨 노부인이 턱을 치켜들고 강유영을 쏘아보며 천천히 입을 뗐다."부엌에 일러 요월원의 식사는 예전처럼 하루 세끼 제대로 챙겨 보내라 하거라."서왕이 기다리고 있지만 않았어도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하지만 상관없었다. 강유영이 이 뒷방에 머무는 한 제 손바닥 안이나 다름없었다. 앞으로 천천히 죗값을 물으면 될 일이었다."예, 이따가 그리 조치해 두겠습니다."화씨 어멈은 고개를 숙이며 답하고는, 다시 강유영을 향해 말했다."아씨, 노부인께서 허락하셨으니 어서 다녀오시지요."화씨 어멈은 그제야 마음이 한결 놓였다.오늘 내내 강유영의 편을 들어주었다.강유영도 막무가내로 구는 성격은 아닌 듯하니, 자신의 비밀을 함부로 입 밖에 내지는 않을 것이다."제비집을 한 그릇 끓여두었으니, 가져가거라."조씨 노부인이 강유영을 보며 차갑게 명했다."옷부터 갈아입겠습니다."강유영은 노부인의 명에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자리에서 일어나 내실로 훌쩍 들어가 버렸다.노부인을 그 자리에 멀뚱히 세워둔 채였다.조씨 노부인은 평생 살면서 이런 수모를 당해본 적이 없었다. 순식간에 얼굴이 파랗게 질린 노부인은 강유영의 뒷모습을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강유영은 찬합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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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6화

강유영은 채운이 걷어 올린 주렴을 지나, 몸을 숙여 침실 안으로 들어섰다.조연화는 침상 머리맡 푹신한 베개에 기댄 채 두 뺨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병이 난 것이 아니라 수줍어하는 기색에 가까웠다.서준은 침상 곁의 둥근 의자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있었다. 짙은 자줏빛 비단 도포 차림에 긴 다리를 편안하게 꼬고 특유의 나른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었다.두 사람은 무언가 이야기를 나누느라 강유영이 들어온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강유영도 눈치껏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가만히 섰다."자, 약을 드시오."서준이 머리맡에 놓인 탕약 사발을 들었다. 숟가락으로 약을 떠서 가볍게 입김을 분 뒤 조연화의 입가로 가져갔다."어찌 전하께 시중을 맡기겠습니까? 제가 마시겠습니다…."조연화는 수줍으면서도 황송한 기색으로 서둘러 두 손을 뻗어 그릇을 받으려 했다.자꾸만 꿈을 꾸는 것 같았다.서왕부를 찾아갔을 때 서준은 혼인을 단박에 승낙했다. 그러더니 지금은 이토록 다정하게 굴며 직접 약까지 떠먹여 주고 있었다.사실 몸은 그리 아프지 않았다.사람을 시켜 서준에게 알린 것도 그저 이 기회를 빌려 그의 마음을 떠보려는 심산이었다.서준이 소식을 듣자마자 곧장 달려올 줄은 몰랐다.마음 한구석이 달콤하게 부풀어 올랐다. 조연화는 곁눈질로 강유영을 힐끗 살폈다.단 한 가지 흠이라면 나중에 서왕부로 시집갈 때 강유영을 데리고 가야 한다는 점이었다.하지만 상관없었다. 그때가 되면 자신은 정실 왕비고 강유영은 한낱 첩실에 불과했다. 강유영이 감히 하극상을 벌인다면 당장 제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울 것이다.강유영은 한쪽에 선 채 눈앞의 광경을 조용히 지켜보았다.조연화의 표정에는 연모의 정이 가득했다. 진심으로 서준에게 마음을 뺏긴 모습이었다.하지만 서준의 속내는 알 수 없었다.강유영은 서준의 눈 깊은 곳에 스친 희롱의 기색을 놓치지 않았다.물론 그 조롱기 섞인 시선이 그녀를 향한 것일 수도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굳이 그녀를 불러내어 이런 촌극을 보여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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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7화

"전하를 뵙습니다."강유영은 그에게 예를 올린 뒤, 탁자에 찬합을 내려놓고 조연화에게 말했다."할머니께서 아씨의 문병을 다녀오라 하시며 제비집을 챙겨주셨습니다."강유영의 얼굴은 평온했고 까만 눈동자는 티 없이 투명했다.방금 눈앞에서 벌어진 광경을 전혀 보지 못한 사람 같았다.서준은 몰래 주먹을 쥐었다.조연화에게 이리 다정하게 대했는데도 강유영은 저리 태연하게 굴었다.마음에 약간의 초조함이 일었다."수고롭게 걸음 했구나."조연화는 침상 머리맡에 기댄 채 의기양양한 미소를 띠었다. .그녀는 강유영과 서준을 번갈아 보며 얼굴을 붉혔다."그저 고뿔에 걸렸을 뿐 큰 병은 아니다. 전하께서 친히 문병을 오셔서 보살펴주시니 어찌 보답해야 할지 모르겠구나."말투는 정중했고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 같았다. 하지만 강유영이 그 말에 숨겨진 과시욕을 알아듣지 못할 리 없었다.서준은 어느새 평소의 나른한 자태로 돌아와 강유영을 빤히 바라보았다.저 아이가 정말 아무렇지 않은 것인지 자세히 살펴볼 참이었다."전하의 보살핌을 받다니 연화 아씨의 복입니다."강유영이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말투는 예의를 갖추었지만, 시선에는 묘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일부러 조연화에게 보여주기 위한 시선이었다.두 사람 사이가 어떤 상황인지 직접 묻고 싶지 않았다. 조연화가 제 입으로 말하게 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었다.조연화는 미끼를 물었다. 그녀는 수줍은 눈길로 서준을 힐끗 보았다."유영아, 너는 모르겠지만 사실 나와 전하께서는…."그녀는 하던 말을 멈추고 다시 서준을 쳐다보았다. 명색이 규수로서 이런 일에 먼저 나설 수는 없었다. 서왕부에 찾아가 제 마음을 전했으니, 강유영 앞에서는 서준이 나설 차례였다.서준이 자신을 위해 말을 해줄지 확인하고 싶었다."그래."서준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강유영을 향해 무심한 말투로 말했다."내가 연화를 왕비로 들이기로 약조했다."그는 긴 다리를 뻗고 등을 침상 가장자리에 기댄 채 편안한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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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8화

잠시 후, 서준은 가볍게 코웃음을 쳤다."유영아, 깜빡하고 말하지 않은 게 있구나. 연화는 우리의 혼례 날 너도 서왕부로 데려가 첩으로 삼겠다고 하였다."말을 마친 그의 시선이 강유영의 얼굴에 꽂혔다. 강유영의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지자 마음이 한결 후련해졌다.드디어 저 얼굴에서 웃음기가 가시게 만들었다."전하, 농담하지 마십시오."강유영은 다시 차분한 표정을 되찾았지만 속으로는 셈을 굴렸다.서준의 말은 십중팔구 사실일 것이다. 서준이 어쩌다 조연화와 엮였나 했더니, 조연화가 그녀를 왕부로 들어갈 미끼로 삼은 것이 분명했다.어불성설이다. 누군가의 첩이 될 생각이었다면 차라리 조원철을 택했을 것이다. 그게 싫어서 그와 여태껏 아옹다옹 대치하고 있는 중이었다.누가 어떤 수를 쓰든 누군가의 첩실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연화 그대가 말해보시오. 내 말이 농담이오?"서준이 조연화를 힐끗 쳐다보며 물었다.조연화는 헛기침을 하더니 강유영을 보며 말했다."이 일은 이미 어머니와 상의를 마쳤다. 넌 한낱 양녀의 신분이니 서왕부에 들어가 첩이 되는 것만으로도 네겐 큰 복이다. 남은 여생을 의탁할 곳이 생기지 않았느냐. 내게 고마워할 것 없다. 앞으로 우리 자매가 왕부에 들어가면 서로 돕고 살아야지. 우린 가족이 아니냐."그녀는 사실 지금 강유영에게 이 일을 알릴 생각이 없었다.지난번 강유영이 눈을 뒤집고 단검을 가슴에 들이댔을 때 아주 기겁을 했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섣불리 강유영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었다.다만 서준이 먼저 말을 꺼냈으니 입을 열 수밖에 없었다."어머니께는 그런 말씀 못 들었습니다."강유영은 서준을 향해 가볍게 예를 올렸다."두 분 방해하지 않겠습니다. 이만 가보겠습니다."한씨의 계략이었다. 그렇다면 놀라울 것도 없었다.한씨라면 조연화를 서왕부에 들이기 위해 자신을 팔아넘기고도 남을 위인이었다.하지만 누구의 뜻대로도 움직여 줄 생각은 없었다."유영아."서준이 일어나 그녀의 뒤를 쫓았다."전하…."조연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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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9화

서준은 음침한 눈빛을 하고서 도발하듯 조원철을 노려보았다. 조원철은 올곧은 눈빛으로 그와 대치했다.두 사람 모두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주변 공기가 얼어붙은 듯했다.청운과 남풍도 곁에서 팽팽하게 맞섰다. 두 사람은 주인의 명령 한마디면 당장이라도 달려들어 싸울 기세였다.강유영은 뒤에서 조원철의 소맷자락을 살짝 끌어당겼다.예전에도 두 사람은 여러 번 충돌한 적이 있었다.그녀는 두 사람이 또 몸싸움을 벌일까 걱정스러웠다.이곳은 다른 곳도 아닌 진국공부 저택이었다. 여기서 충돌이 일어나면 큰 소란이 일 게 분명했다.다른 것은 두렵지 않았다. 그저 서준이 흥분하여 입에 담지 말아야 할 말을 내뱉을까 두려웠다.그녀와 조원철 사이의 일에 대해 서준이 쥔 확실한 물증은 없었다. 하지만 그는 황자였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사람들의 믿음을 얻기 쉬웠다.믿지 않는다 해도 온갖 소문이 꼬리를 물 것이다.그녀는 그것이 두려웠다.조원철은 꽉 쥐었던 주먹을 느슨하게 풀었지만, 여전히 물러서지는 않았다.서준은 돌연 실소를 터뜨렸다.강유영은 그 웃음을 보고 속으로 안도했다. 서준이 저리 웃는 것을 보니 조원철과 주먹다짐을 벌이지는 않을 듯했다.웬만해서는 조원철이 먼저 손을 쓰는 일은 없었다.싸움만 벌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일은 어떻게든 무마할 수 있었다."처형은 참으로 누이를 끔찍이 아끼는군."서준이 팔짱을 끼며 지극히 여유로운 태도를 취했다.강유영은 그 말을 듣자마자 간신히 진정했던 가슴이 다시 철렁하며 미간을 찌푸렸다.서준은 입이 참 방정이었다. 어찌 또 저런 호칭으로 조원철을 부른단 말인가."제 누이는 서왕 전하와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자중하시지요."조원철의 눈빛은 차가웠고, 말투는 한겨울 바람처럼 매서웠다."댁에 누이가 여럿 있지 않소. 유영이가 내게 시집오기 싫다 해도, 연화는 기꺼이 오겠다 하더군. 그러니 내 처형이 아니면 뭐란 말이오?"서준은 눈가에 의기양양한 기색을 띠며 웃음을 터뜨렸다.조연화는 조원철의 피를 나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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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0화

그녀는 다소곳이 시선을 아래에 둔 채로 입술을 꼭 다물었다. 다소 억울하고 당혹스러운 기색이었다."이 일에 대해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조원철이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아마도 어머니께서…."강유영은 한씨를 언급하다가 말을 멈췄다. 주먹을 꽉 쥐고 있어 손마디가 하얗게 질렸다. 혹여 그의 어머니를 험담하는 것을 그가 언짢게 여길까 걱정되었다."계속 말해보거라."조원철의 안색은 변함이 없었다.강유영은 그가 노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말을 이었다."어머니께서는 서왕부와 연을 맺고 싶으셨던 듯합니다. 저를 볼모로 삼아 연화 아씨를 서왕부 왕비로 들여보내려는 속셈일 테지요. 이렇게 하면 황실의 인척이 될 수 있고 골칫거리던 저를 처리할 수 있을 테니 일석이조라 생각하셨겠지요.”지난번 그녀가 한씨와 조씨 노부인 앞에서 조연화의 가슴에 단검을 들이댄 이후, 한씨는 그녀를 경계하고 있었다.그래서 멀리 내쳐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었을 것이다.“유영아,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그리 심각하게 나누느냐?”멀리서 한씨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강유영이 고개를 돌리자, 시녀들을 거느리고 이쪽으로 오고 있는 한씨의 모습이 보였다.한씨는 다리가 채 낫지 않아 걸음걸이가 다소 어색했다. 빨리 걸으면 더 티가 나니 품위를 유지하려고 일부러 느리게 걷고 있었다.“어머니.”조원철이 한씨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자, 강유영도 무릎을 굽혀 예를 올렸다.“어머니를 뵙습니다.”두 사람은 인사만 건넬 뿐, 한씨의 물음에는 대답하지 않았다.한씨는 정원에 있다가 조원철이 강유영과 대화 중이라는 전갈을 받고 서둘러 달려온 참이었다.“둘이 여기서 무엇을 하고 있었느냐?”한씨는 조원철을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연화의 처소로 가던 길입니다.”조원철이 태연하게 답했다.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그를 힐끗 보았다.갑자기 조연화의 처소에는 왜 간다는 것일까? 그것도 그녀까지 데리고 간다는 건 이해할 수 없었다.“혹… 무슨 일이 있느냐?”한씨가 조원철의 안색을 살피며 물었다.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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