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씨는 마른침을 삼키며 다시금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원철아, 셋째도 이제 나이가 찼으니 혼인을 생각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 서왕 전하께서도 아직 정실을 들이지 않으셨으니, 두 사람이 제법 잘 어울릴 것 같아 내가 그만...."분명 조원철은 그녀가 배 아파 낳고 키운 자식이었다.하지만 매번 그가 이리 싸늘한 얼굴로 무언가를 캐물을 때면,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저도 모르게 두려움이 솟구쳤다. 억누르려 해도 소용없었다.그가 이리 묻는 것을 보니 이미 상황을 다 아는 듯했다. 굳이 더 숨길 필요가 없었다."서왕이 승낙했습니까?"조원철이 그녀의 말을 단호하게 끊었다."그래, 서왕 전하도 승낙하셨단다."한씨의 입가에 그제야 진심 어린 미소가 번졌다.머지않아 그녀의 딸은 왕비가 될 것이다. 그리되면 그녀의 위상 역시 자연스레 높아진다. 황성의 모든 귀부인들이 자신을 부러워할 것이다. 조씨 노부인 그 늙은이도 더는 자신을 함부로 내리누르지 못할 터였다."조건이 무엇입니까?"조원철은 앞만 주시한 채 청설원의 문지방을 넘었다.한씨는 잠시 멈칫하더니, 일부러 한결 가벼운 말투로 대답했다."서왕 전하께서 특별히 요구하신 건 없단다. 그저 혼인할 때 유영이를 첩으로 함께 보내라 하시더구나. 연화가 잘 보살펴 줄 테니 유영이도 험한 꼴은 당하지 않을 거다. 서녀나 양녀가 적녀의 혼인에 첩으로 따라가는 일은 황성에서도 비일비재하지 않니. 유영이에게도 꽤 괜찮은 자리일 거다. 네 생각도 그렇지?"겉으로는 태연한 척했지만 그녀는 속으로 바짝 긴장하고 있었다.조원철과 강유영 사이의 묘한 기류를 그녀라고 어찌 눈치채지 못했을까.한씨가 이런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강유영이 감히 조원철을 홀리려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유영의 성정이 예전과 달리 맹랑해져 통제하기 까다로워진 탓도 컸다.훗날 강유영이 조연화를 따라 서왕부에 들어가면, 왕비인 조연화가 강유영을 꽉 쥐고 흔들 수 있다. 그리되면 두 모녀는 두 다리 뻗고 편히 지낼 수 있었다. 오직 조원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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