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게 지금 무슨 짓이냐! 당장 그 단검 치우지 못할까! 그러지 않으면 네년도 곱게 죽지 못할 것이다…."강왕의 얼굴이 단숨에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다. 그는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짐짓 허세를 부리며 강유영을 위협했다.그는 머리에 든 것 없이 배만 튀어나온 무능한 친왕일 뿐이었다. 누구보다 제 목숨을 아끼고 죽음을 두려워했다.평소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자들에게는 제멋대로 호통을 치고, 여인은 사람 취급조차 하지 않았다.허나 권력자 앞에서는 온갖 아첨을 떨어댔다. 거기에 황제의 형님이라는 신분까지 더해졌으니, 황성에서 남부럽지 않게 떵떵거리며 살 수 있었다.반평생을 살면서 이렇게 목에 칼이 들어오는 일은 난생처음이었다."뒤로 물러나십시오, 어서!"강유영은 손에 쥔 단검을 앞으로 쑥 내밀며 잔뜩 굳은 얼굴로 매섭게 쏘아붙였다.그녀는 강왕을 긴 회랑 모퉁이 쪽으로 몰아붙였다. 양면이 벽으로 막힌 곳이라, 뒤에서 기습을 당할 염려가 없었다.허나 그녀 역시 극도의 긴장으로 몸이 굳어 있었다.지난번 서유의 단검으로 조연화를 위협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조연화는 그저 안방의 규수에 불과했고, 오랫동안 쌓인 원한이 터져 나온 터라 주저함이 없었다.허나 눈앞의 사내는 나라에 악명을 떨친 강왕이었다. 아무리 인간쓰레기라 한들 명색이 황제의 친형이었다.이런 황실의 종친은 평소라면 감히 털끝 하나 건드리지 못할 상대였다.단비가 아니었다면 죽었다 깨어나도 이런 짓은 벌이지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단검 자루를 꽉 쥔 채 당황한 나머지 힘 조절을 하지 못하고, 검 끝을 앞으로 왈칵 밀어 넣고 말았다.그 바람에 예리한 칼날이 강왕의 목줄기를 스치며 붉은 핏자국을 내었다."물, 물러나마! 제, 제발 죽이지는 말거라!"강왕은 목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지자 그야말로 혼비백산했다.그는 연신 목숨을 구걸하며, 강유영이 지시한 벽 쪽으로 뒷걸음질을 쳤다."저들을 멈추게 하십시오!"강유영은 벽 쪽에 바싹 붙어 서서 배후의 기습이 불가능함을 확인했다.그제야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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