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Capítulo 631 - Capítulo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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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1화

그녀는 그때 그저 딴생각을 했을 뿐이었다.그를 생각했고, 또 도경진을 떠올렸었다. 서준이 제게 약을 발라주는 것을 보면서,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자신에게 이토록 잘해주고 챙겨준 사람이 몇 없었다는 생각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아프다면서 그놈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단 말이냐?"조원철은 손수건을 꺼내더니, 그녀의 손등에 발린 연고를 조금씩 닦아냈다. 상처 부위에 묻은 아주 미세한 연고조차 남기지 않았다."오라버니도 그때 거기 계셨던 건가요?"강유영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그제야 상황이 파악되었다.조원철이 서준이 약을 발라준 사실을 알고, 그녀가 서준을 쳐다보았다는 것까지 짚어내는 걸 보면, 틀림없이 당시 상황을 전부 지켜본 것이었다."그저 우연히 보았을 뿐이다."조원철은 담담히 내뱉고는 회춘고를 꺼냈다.그는 차갑게 굳은 얼굴로 시선을 내리깐 채 그녀에게 다시 약을 발라주고 나서야 비로소 손을 놓아주었다.강유영은 입술을 깨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그가 자신을 걱정하여 몰래 뒤따라온 줄 알았다.또 혼자만의 착각이었다."어째서 그자를 쳐다보았느냐?"조원철이 다시 그녀를 보며 물었다."그 사람을 본 게 아니에요. 앞으로 일어날 일들을 생각하느라, 잠시 넋이 나갔습니다."강유영은 긴 속눈썹을 내리깔고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해명했다.그가 믿어줄지 몰라, 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입술만 달싹였다.조원철은 잠시 그녀를 바라보더니, 손을 뻗어 그녀를 끌어안았다."다음부터는 그자를 보지 말거라.""이제 화가 풀린 겁니까?"강유영이 고개를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새까만 눈동자 밑바닥에는 온통 불안감이 서려 있었다.그녀는 진심으로 그가 두려웠다."음."조원철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커다란 손을 그녀의 머리에 얹고는 제 품으로 꾹 눌러 안았다.강유영은 그제야 안심하며 얌전히 그의 어깨에 기댔다.속으로 다행이라 생각하며 안도의 숨을 쉬었다. 먼저 해명한 덕분에 무사히 위기를 넘긴 셈이었다.앞으로는 어찌해야 할지 알 것 같았다.무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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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2화

단비가 그녀를 만류했다."아니다."강유영은 고개를 저으며 옷을 갈아입혀 달라고 눈짓했다.오랫동안 소식을 기다리느라 이미 속이 타들어 가던 참이었다. 간신히 하 낭자에게 연락이 왔는데, 어찌 더 지체할 수 있겠는가?"그럼 아침이라도 드시고 가셔요."단비는 그녀에게 옷을 입혀준 뒤, 씻고 단장하는 틈을 타 아침상을 들여왔다."아씨, 어딜 가시려는 겁니까?"서유가 들어오며 호기심 어린 목소리로 물었다."그게...." 단비가 막 대답하려던 참이었다."아침 시장에 좀 다녀오려고." 강유영은 단비의 말을 자르고는 잠시 뜸을 들이다 덧붙였다. "너희 둘 다 따라올 것 없다. 금방 다녀올 테니."서유는 본디 조원철의 사람이었다.이 일만큼은 절대 서유가 알게 할 수 없었다.만약 그녀가 다른 사람과 관아에 가서 혼인 증서를 받아온 사실을 서유가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조원철에게 고해바칠 것이다. 그러면 조원철이 또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그러니 홀로 하 낭자를 만나러 가야 했다. 절대 소문이 새어나가게 해선 안 될 일이었다.전당포를 무사히 물려받고 나면, 다시 남몰래 이혼 증서를 받아낼 셈이었다.조원철에게 들키지만 않는다면, 혼인 증서를 받았던 일은 애초에 없었던 일처럼 덮어둘 수 있었다.관아에 기록이 남는다 해도, 그가 그녀와 혼인할 것도 아닌데 굳이 뒷조사를 해볼 리도 만무했다.단비는 흠칫 놀랐으나,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단비는 아씨가 하 낭자를 만나러 간다는 사실을 서유에게 숨기고 싶어 한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당연히 모른 척 장단을 맞춰주어야 했다."하지만, 저는 마음이 안 놓입니다...." 서유가 머뭇거렸다.세자는 분명 얼굴이 망가진 경화 공주가 미친 사람처럼 날뛰며 닥치는 대로 보복하려 들 거라고 당부했다.그러니 아씨가 외출하실 때면 반드시 곁을 지키며 호위해야 한다고, 만약 조금이라도 실수가 생긴다면 목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는 엄명까지 내렸다."마음 안 놓일 게 뭐가 있느냐? 내가 어린애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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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3화

"제일 잘나가는 요리들로 내오게."강유영은 짧게 분부한 뒤, 점소이를 따라 이 층으로 올라갔다.별실 안은 소박하고도 우아했다. 윤이 나게 닦인 배나무 탁자 위로 은은한 향로의 연기가 감돌았다. 정교하게 조각된 창틀 너머로는 훌쩍 솟아오른 바깥의 처마 끝이 아스라이 보였다.가볍게 늘어진 발이 아래층의 소음을 막아주어, 오붓하게 담소를 나누기에 제격인 곳이었다.그녀는 탁자 곁에 앉아 직접 찻잔을 채웠다.차 한 잔을 다 비울 즈음, 밖에서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들어오게."강유영이 고개를 돌려 문쪽을 바라보았다.점소이가 문을 열며 사람 좋게 웃었다. "아씨, 만나기로 하신 하 낭자께서 오셨습니다."점소이는 그렇게 말하며 한쪽으로 비켜섰다.얼굴에 미소를 띠고 다가오는 하 낭자는, 여전히 매사에 능수능란하고 수완 좋은 모습 그대로였다."어서 오세요." 강유영은 자리에서 일어나 그녀를 맞이하며 점소이에게 일렀다. "음식을 내오게."점소이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몸을 돌려 나갔다."제가 늦는 바람에 괜히 돈을 쓰게 만들었군요."하 낭자가 자리에 앉으며 의례적인 인사를 건넸다."하 낭자께서는 제게 많은 도움을 주셨는데, 저는 아직 아무런 보답도 하지 못했는걸요. 그런 말씀을 하시면 제가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강유영은 눈웃음을 지으며 조금 쑥스러운 듯 대답했다.하 낭자도 그녀를 마주보며 웃었다. "오랜만에 뵈었는데, 아씨께서 예전과는 사뭇 달라지신 것 같습니다."이전에 강유영을 만났을 때만 해도, 그녀는 그저 사랑받지 못하고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아이 같았다. 긴장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말 한마디도 조심스레 꺼내는 것이 영락없이 겁 많고 소심한 모습이었다.그러나 지금은 예전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말투나 기품이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무엇보다도 뿜어져 나오는 분위기가 달랐다. 예전의 강유영에게선 분위기라고 할 만한 것을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지금 그녀의 앞에 앉아 있는 강유영은 조용한 위압감을 풍기고 있었다. 윗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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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4화

"그 뒤로 더 추적해 보지는 않으셨습니까?" 강유영은 문서를 바라보다 잠시 뜸을 들인 뒤 하 낭자에게 물었다."당연히 해보았지요. 아씨께서 은자를 아끼지 않으시는데, 저희가 어찌 감히 게으름을 피우겠습니까." 하 낭자가 웃으며 대답했다. "사람을 보내 자세히 조사하느라 오늘에서야 아씨를 뵙게 된 것입니다. 다만 아쉽게도 이렇다 할 유용한 단서는 찾아내지 못했습니다."강유영은 조심스레 물었다. "그럼 국공 부인 수중에 남은 현은은 얼마나 됩니까?""이전에 쓰신 것과 비교해 보면, 국공 부인의 수중에는 이제 남은 돈이 없다고 보셔도 무방합니다." 하 낭자가 말했다. "하지만 쥐고 계신 다른 점포들에서 꾸준히 수익이 들어오고 있긴 합니다. 물론 전당포의 수익에는 턱없이 못 미치지만요."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일 뿐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렇다면, 그녀는 지금껏 한씨를 단단히 얕보고 있었던 셈이다.한씨의 뒤에 대체 어떤 대단한 거물이 버티고 있는 걸까? 아니면 어떤 거대한 조직이라도 얽혀 있는 걸까?그렇지 않고서야 그 막대한 은자를 흔적도 없이 분산시킬 능력이 어디서 났겠는가. 금수 상회에서 이토록 오랫동안 샅샅이 뒤졌는데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할 정도면 정말 대단한 배후가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한씨의 친정은 경성에 있었다.한씨는 문안백부 출신으로, 문안백 부부가 아직 살아있고 그녀의 오라비 또한 조정에서 관직을 맡고 있었다.모든 것이 겉보기엔 아무런 이상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인 것일 뿐, 그 이면에는 그녀가 알지 못하는 내막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른다.비록 그녀 역시 그 집안 사람들을 외가라 부르긴 했으나,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왕래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니 그 집안 내부의 사정은 알 길이 없었다."이 일은 결과를 얻어내지 못했으니, 따로 은자를 받지 않겠습니다." 하 낭자가 말을 이었다."그러지 마세요." 강유영이 만류했다. "그토록 오랫동안 고생하셨으니 마땅히 받을 은자는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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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5화

하 낭자는 강유영이 상대에게 신분을 밝히고 싶어 할지 알 수 없었다."알려주세요."강유영은 입술을 깨물며 잠시 주저하다가 대답했다.상대에게 신분을 알리는 편이 유리했다. 진국공부의 막강한 권세를 자신의 든든한 뒷배로 삼는 셈이었다.어차피 바깥사람들은 그녀가 진국공부에서 어떤 처지로 지내는지 알 리 없었다."알겠습니다."하 낭자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아씨께서는 돌아가서 소식을 기다리십시오. 채비가 끝나면 사람을 보내 알려드리겠습니다.""좋아요."강유영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말했다."수고가 많으십니다. 빌린 은자는 제가 전당포를 되찾은 후에...."그녀는 마음이 다소 무거웠다.겨울에 접어들었으니 해가 바뀔 날도 머지않았다.이치대로라면 해가 바뀌기 전에 빚진 은자를 모두 갚아야 했다."아씨,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하십니까? 제가 아씨를 믿지 못했다면 애초에 빌려드리지도 않았을 겁니다. 일 년, 이 년은 물론이고 삼사 년이 걸린들 또 어떻겠습니까?"하 낭자도 일어나 그녀를 배웅했다.그녀 역시 멀리 앞을 바라보고 내린 결정이었다.이토록 짧은 시간 안에 사람이 이렇게 성장하다니. 시간이 지나면 이 아씨는 반드시 크게 될 인물이었다.나중에 전당포를 손에 넣게 되면 분명 그녀의 상단 장사에도 큰 도움이 될 터였다."그럼 정말 고맙습니다."강유영은 그녀를 향해 가볍게 몸을 굽혀 인사했다.하 낭자가 다가가 문을 열었다.문밖을 지키고 있던 서유는 기척을 듣고 재빨리 어두운 곳으로 몸을 숨겼다.그녀는 아씨가 별실에서 나와 계단을 따라 내려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그러다가 복도의 창문을 열고 이 층 창틀을 넘어 골목 안으로 가볍게 착지했다.그러고는 즉시 지름길을 통해 국공부를 향해 내달렸다.본래 아씨가 걱정되어 몰래 호위할 작정으로 따라나선 길이었다.그런데 아씨가 하 낭자와 만나는 것을 보게 될 줄이야. 진국공 부인의 뒷조사를 의뢰한 일까지는 그렇다 쳐도 괜찮았다. 그 일은 세자께서도 이미 알고 계셨고, 은연중에 아씨가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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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세자께서 그녀를 아씨에게 맡기셨고, 아씨는 그녀의 목숨을 구해준 분이었다.그렇다면 그녀는 온전히 아씨의 사람이니, 오직 아씨에게 충성해야 했다.아씨께서 세자께 알리고 싶지 않아 하시는 일이라면, 입을 다무는 것이 맞았다."고개를 들고 내 눈을 보며 대답하거라. 정말 다른 일은 없었느냐?"조원철은 서유를 뚫어지게 주시하며 물었다.서유는 그를 힐끗 보고는 재빨리 시선을 피하며 고개를 저었다."없습니다."그녀는 속으로 덜컥 겁이 났다.세자의 눈빛은 마치 사람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갑자기 고개를 들라 명하시다니, 혹시 무언가 눈치채신 걸까?"아씨는 어디 있느냐?"조원철이 다시 물었다."곧 돌아오실 겁니다."서유는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제가 지름길로 먼저 왔습니다."조원철은 먼 곳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가서 요월원에서 기다리거라."청운이 서유에게 일렀다.서유는 다시 예를 갖추고는 자리에서 물러났다.조원철은 제자리에 선 채 미간을 찌푸리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세자, 왜 그러십니까?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청운이 낌새를 채고 다가가 물었다."서유의 표정이 수상하다."조원철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사람을 보내 유영이가 하 낭자와 또 무슨 이야기를 나누었는지 자세히 알아보아라."청운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서유가 사라진 쪽을 돌아보았다.설마 서유가 세자께 알고 있는 사실을 숨기기라도 했단 말인가?나흘 뒤.강유영은 아침 일찍 무공 수련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다. 아침상은 이미 단비가 차려놓은 뒤였다."오씨 어멈의 아침은 챙겨드렸느냐?"강유영이 식탁에 앉으며 가볍게 물었다.그녀는 오씨 어멈의 쇠약해진 건강을 염려하여, 요즘은 아예 곁에서 시중을 들지 못하게 했다.날씨도 한결 추워진 터라, 어멈에게는 정오쯤 느지막이 일어나 문가 마루에서 햇볕이나 쬐라고 일러두었다."예, 가져다드렸습니다."단비가 죽을 한 그릇 떠주며 말했다."하지만 몇 술 뜨지도 못하시더군요. 제 보기엔 몸이 편치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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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7화

도경진은 얼굴을 붉히며 인사를 건넸다. 타지에서 오래 경험을 쌓은 탓인지 예전보다 한결 성숙해진 모습이었다.그는 물끄러미 강유영을 바라보았다.예전처럼 맑고 차분한 인상이었지만, 자세히 보니 이목구비에 전보다 더 생기가 돌았다. 그녀가 눈을 반달로 접으며 웃어 보이자 그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밖에서 오래 기다리셨습니까?"강유영은 그의 얼굴과 코가 붉게 물든 것을 보고 물었다."예, 아침부터 와 있었습니다."도경진이 머쓱한 듯 대답했다.사실 그는 이미 밖에서 이틀이나 그녀를 기다린 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어찌 사람을 시켜 기별하지 않으셨습니까?"강유영이 고개를 돌려 진국공부를 바라보며 말했다."세자께서 소저를 오해하실까 봐 그랬습니다."도경진이 진지하게 대답했다."제게 무슨 볼일이라도 있으십니까?"강유영은 내심 미안하면서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소주에 있을 때, 도경진은 그녀에게 마음을 고백했었다. 당시 그녀의 태도로 미루어 보아, 그도 이미 그녀의 뜻을 알아차렸을 터였다.게다가 그때 조원철이 그가 보는 앞에서 자신을 안고 가버렸으니, 필시 도경진도 무언가 짐작했을 것이다.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그녀는 다소 난처해지며 고개를 살짝 돌렸다."걸으면서 이야기할까요?"도경진이 그녀의 눈치를 보며 의중을 물었다."좋습니다."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큰길을 따라 묵묵히 걸었다. 날씨가 추워 거리에는 행인이 많지 않았다."그게..."도경진은 뒤따라오는 서유를 돌아보며 말을 흐렸다."서유야, 조금 떨어져서 따라오렴."강유영이 고개를 돌려 일렀다. 그녀는 도경진이 서유 앞에서는 꺼내기 힘든 말이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예."서유는 대답했지만 속으로는 심란하기 그지없었다.아씨가 사람을 구해 관아에서 혼인 증서를 받으려 한다는 사실을 세자께 숨겼는데, 이번에는 아씨가 도경진을 만나고 있었다.세자께서 이 사실을 아시면 어찌 될까? 세자께 고해야 할까?서유는 앞서 나란히 걷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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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8화

도경진은 그녀의 뺨이 붉어진 것을 보고 재빨리 시선을 피하며 설명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 장문소에게 들었습니다. 그와 저는 과거 동기로, 제법 친한 사이입니다."그해 진사들 중에서도 그와 장문소는 가장 막역했다.도경진이 직무 보고차 상경했다는 소식에 장문소가 일부러 자리를 마련해 함께 식사를 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장문소가 진국공부의 소저와 거짓 혼인을 맺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자세히 물어보니 그 소저가 다름 아닌 강유영이었다."그런 것이었군요."강유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속으로 크게 놀랐던 참이었다. 그녀는 자신이 거짓 혼인할 사람을 찾는다는 사실이 온 동네에 파다하게 퍼진 줄만 알았다."문소 형님은 꽤나 강직한 성품이라, 모친의 병 치료를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이 일을 하려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가 가진 은자는 이미 그분에게 빌려주었습니다."도경진은 시선을 내리깔고는 약간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제가 오늘 소저를 기다린 건, 제가 이 일을 도와드려도 될지 묻고 싶어서였습니다."그는 그녀를 연모했다. 비록 거짓일지언정 그녀와 혼인 증서를 받을 수만 있다면 그로서는 달가운 일이었다."도 대인..."강유영은 깜짝 놀라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도경진이 갑자기 이런 말을 꺼낼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강 소저가 정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하늘에 맹세코 다짐할 수 있습니다. 일이 끝나는 대로 관아에 가서 이혼 증서를 받겠습니다."도경진은 그녀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하얀 얼굴은 붉게 달아올라 있었고, 표정에는 진심이 가득했다."그런 말씀 마십시오. 대인을 못 믿는 게 아닙니다."강유영이 연신 손을 내저었다. 도경진의 인품이라면 당연히 믿을 수 있었다.그녀와 혼인 증서를 받을 사람이 도경진이라면 뒷걱정은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도경진의 모친이 문제였다. 탐욕스러웠던 도씨 부인의 모습이 떠오르자 그녀의 마음속에 다시 의구심이 피어올랐다."어머니는 이번에 저와 함께 상경하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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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9화

강유영이 찻집에서 나섰을 때, 밖은 하늘빛이 변해 있었다."아씨, 하늘을 보니 눈이 올 것 같습니다."서유가 다가가 그녀에게 망토를 걸쳐 주고 손난로를 쥐여 주었다. 그러고는 찻집을 나서는 도경진을 힐끗 쳐다보았다.도 대인은 확실히 인물이 좋았다.지난번 소주에서도 아씨는 도 대인과 함께 계셨다.아씨가 정말 도 대인에게 마음이 흔들리신 건 아니겠지? 하지만 도 대인은 연약한 문관이라 아씨를 지켜주지 못할 텐데. 게다가 그토록 탐욕스럽고 야박한 모친까지 두고 있었다.그녀는 남몰래 입술을 삐죽였다."가자꾸나. 서둘러 다녀오자."강유영은 걸음을 재촉하여 장 의원의 약방 쪽으로 향했다.약방에서 나온 그녀는 생각을 정리한 뒤, 고개를 돌려 뒤를 향해 말했다."서유야, 조금 가까이 오렴.""아씨, 무슨 일이십니까?"서유가 걸음을 빨리해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오늘 내가 도 대인을 만난 일은 오라버니께 비밀로 해줄 수 있겠니?"강유영이 작게 물었다.그녀는 크게 마음 졸이지 않았다. 그동안 지내보며 겪은 바로는 서유도 꽤 그녀를 위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 확신이 있었다. 그녀가 입을 열면 서유도 거절하지 않을 터였다."당연하지요." 서유가 말했다. "아씨, 안심하십시오. 세자께는 일언반구도 누설하지 않겠습니다.""나와 함께 마음을 졸이게 해서 미안하구나."강유영이 그녀를 보며 말했다."무슨 일이 생기면 내가 다 책임질 테니, 네가 벌을 받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아씨, 당치도 않습니다. 제 목숨은 아씨께서 구해주신 것이니, 아씨를 위하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마땅히 해야지요."서유는 이 순간 결심을 굳혔다.그녀는 세자께 아씨와 도 대인이 만났다는 사실을 고하지 않기로 했다. 세자께서 아시면 어찌 될지는 당장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생각해 보았자 소용없고 두려움만 커질 테니, 차라리 생각하지 않는 편이 나았다."고맙다, 서유야."강유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진심으로 고마워했다."아씨도 참, 제게 그리 말씀하지 마십시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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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40화

그는 손에 든 찬합을 내려놓고 망토의 끈을 풀었다.강유영이 다가가 손을 뻗어 받으려 했다."오지 말거라. 찬 기운이 닿을라."조원철은 망토를 털어 옆에 있는 화로망 위에 걸쳐 두었다.강유영은 얌전히 걸음을 멈췄다.두 사람이 말을 주고받는 모습은 퍽 익숙하고 자연스러웠다. 남매라기보다는 혼인한 지 제법 된 젊은 부부 같았다.조원철은 화로 곁에 잠시 서서 몸의 찬 기운을 완전히 녹였다. 그러고 나서야 찬합 두 개를 들고 탁자로 다가갔다."와서 밥 먹자꾸나.""오늘은 어찌 이리 찬이 많습니까?"강유영이 탁자로 다가가 이리저리 살펴보았다.정말 궁금해서가 아니라 그저 화젯거리를 찾은 것뿐이었다. 아무 말도 안 하고 있다가 행여나 낌새를 들켜 그가 눈치챌까 두려웠다."전골을 먹을 테니, 재료가 좀 넉넉해야지."조원철이 찬합을 열었다.강유영은 그제야 이 찬합이 평범한 것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안에는 칸칸이 나뉘어 있었고, 작은 칸마다 각기 다른 재료가 담겨 있었다.한 상자에는 온갖 고기가, 다른 한 상자에는 갖가지 채소가 들어 있었다.즉석 전골이었다.한 번도 먹어본 적은 없지만 이야기는 들어보았다. 끓이면서 먹는 요리라 들었는데, 조원철은 솥을 가져오지 않았다."세자."밖에서 청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들어오너라."조원철이 명했다.다시 문이 열리고 청류가 무쇠 솥을, 청간이 작은 숯불 화로를 들고 들어왔다.두 사람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탁자 위에 솥을 올리고는 고개를 숙이며 물러났다.뽀얀 탕 국물이 무쇠 솥 안에서 끓어오르며 하얀 김과 함께 사방으로 진한 향기가 퍼져나갔다."자, 앉거라."조원철이 그녀에게 젓가락을 건넸다."무슨 탕입니까?"강유영은 탕의 향기가 하도 좋아 코끝을 맴돌자, 마침 주린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는 정말로 배가 고팠다."제비집과 닭뼈를 푹 고아 낸 탕이다." 조원철이 그녀에게 눈짓했다. "먹겠느냐?""이것은 무슨 고기입니까?"강유영이 시선을 내려 찬합 안을 보았다. 종류가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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