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유영은 연지 점포 맞은편 골목에 숨어 고개를 빼꼼 내밀고 살폈다.한씨의 마차는 점포 앞에 정차해 있었다.아직 이른 시각이라 점포는 문을 열지 않았고, 문판 하나만 겨우 한 사람이 들고 날 수 있을 만큼 비스듬히 열어둔 상태였다.풍씨 어멈이 문앞을 지키고 있었다.한씨는 필시 저 안에서 누군가와 은밀한 대화를 나누고 있을 터였다."청류야, 저쪽으로 빙 돌아가 볼 수 있겠느냐. 가게 뒤편에 창이 있는지,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살펴보고 오거라."강유영은 까만 눈동자를 굴리며 고개를 움츠리고는 청류를 돌아보며 물었다."아씨께선 여기서 꼼짝 말고 계십시오. 당장 다녀오겠습니다."청류는 흔쾌히 대답했다.강유영이 고개를 끄덕이자, 청류는 담벼락에 바짝 붙어 미끄러지듯 나아가더니 단숨에 몸을 날려 자취를 감추었다.강유영은 그의 날렵한 몸놀림이 몹시도 부러웠다. 자신에게도 저런 무공이 있었다면 아무런 걱정이 없을 것 같았다.상념에 잠겨 있던 찰나, 풍씨 어멈이 불쑥 점포 밖으로 걸어 나왔다.뒤이어 한씨도 모습을 드러냈다.풍씨 어멈은 앞으로 다가가 무언가를 물었다.한씨는 짧게 대답을 내뱉었고, 풍씨 어멈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강유영은 좋은 청력을 타고나지 못한 것이 한스러웠다. 그들의 대화만 엿들을 수 있었다면 실마리를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게다가 청류가 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한씨가 나와버렸으니, 필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허탕을 쳤을 확률이 컸다.그 사이, 풍씨 어멈은 한씨를 부축하여 마차에 올랐다.이내 마차는 천천히 멀어져 갔다.강유영은 벽에 기대어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청류마저 아무 수확이 없다면 이번 일은 이쯤에서 덮어두어야 했다.잠시 후, 청류가 잰걸음으로 돌아왔다."아씨."그는 재빨리 다가와 골목 안으로 몸을 숨겼다."어찌 되었느냐."강유영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두 눈엔 기대감이 가득했다."점포 뒤편으로 돌아가긴 했으나, 별달리 쓸모 있는 얘기는 건지지 못했습니다." 청류는 고개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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