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하니, 강왕비라는 자리가 어지간히 든든한 뒷배가 된 모양이었다. 강왕도 그녀에게 적잖이 은자를 쏟아부은 듯했다.한씨는 당장 수중에 돈이 말라 쪼들리는 형편이었으니, 조연화에게 저런 비단옷과 장신구를 사줄 은자가 있을 리 만무했다.서유는 조연화를 힐끗 보며 속으로 코웃음을 쳤다.정작 강유영은 그녀를 안중에도 두지 않는데, 위세를 떠는 모습이 우스울 뿐이었다."거기 서."조연화는 걸음을 옮겨 강유영의 앞을 가로막았다."무슨 일입니까?"강유영은 걸음을 멈추고 비로소 그녀를 똑바로 쳐다보았다."이 옷, 어디서 주워 입었니? 네 옆에 있는 천한 것들이 옷 짓다 남은 쪼가리로 기워 만든 거 아니야?"조연화는 강유영의 소매를 쥐어 잡고는, 더러운 것이라도 묻은 양 툭툭 털어냈다.그녀 뒤에 선 채하와 채운, 두 시녀도 입을 가린 채 킥킥대고 웃었다.강유영은 옅은 청색 바탕에 매화 가지가 은은하게 무늬로 들어간 비단 저고리를 가볍게 걸치고 있었다. 옷감 자체는 흠잡을 데 없었고, 요란한 자수 없이 수수하여 오히려 그녀의 청아하고 맑은 기품을 돋보이게 했다.어젯밤 급히 나서느라 장신구도 제대로 챙기지 못해, 그저 눈에 띄지 않는 밋밋한 금비녀 하나만 대충 꽂은 참이었다. 한껏 치장을 한 조연화의 눈에는 당연히 그 모습이 몹시 궁상맞아 보였을 터였다."게다가, 외출하면서 번듯한 장신구 하나 꽂지 않다니. 남들이 밖에서 보면 우리 진국공부에서 널 굶기고 박대라도 하는 줄 알겠다."조연화는 말하는 틈틈이 자신의 머리에 꽂힌 금보요를 과시하듯 매만졌다. 붉은 보석이 박힌 화려한 나비 모양의 장신구였다. 나비 날개는 영롱하게 빛났고, 꽃술에는 둥글고 붉은 진주가 박혀 있었다.그녀는 금실로 큼지막한 모란을 수놓은 짙은 남색 저고리를 입어 한눈에 보기에도 번쩍번쩍 귀티가 흘렀다."박대한 적, 없었나요?"강유영은 맑고 서늘한 눈빛으로 조연화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진국공부 전체를 통틀어, 한씨든 진국공이든, 아니면 조씨 노부인이든 막론하고 강유영의 앞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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