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밤이 깊어질 즈음에, 숨겨진 마음: Capítulo 741 - Capítulo 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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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1화

조원철은 한씨를 주시하며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그가 막 입을 떼려던 찰나였다.한씨는 침상에 누운 강유영을 흘끗 보더니 불쑥 말을 끊었다."원철아. 우리는 모자간이니, 할 말이 있거든 나가서 하자꾸나. 유영이는 아프니 편히 쉬게 두어야지."그녀는 조원철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곧장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조원철은 고개를 돌려 강유영을 살폈다."물 좀…."강유영은 갈증이 심해 기력 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녀는 붉게 달아오른 얼굴로 긴 속눈썹을 내리깐 채 힘없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내심 단비와 서유가 어디로 끌려갔는지, 오씨 어멈은 무사한지 묻고 싶었다.하지만 몸이 너무 괴로워 입을 뗄 기운조차 없었다.조원철은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섰다."원철아…."한씨는 밖으로 나온 그를 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조원철은 그녀를 무시한 채 탁자 위의 찻주전자를 들어 찻잔을 채우고는 곧장 침실로 돌아갔다.한씨는 어안이 벙벙하여 그의 뒷모습을 보다가 고개를 돌려 풍씨 어멈과 시선을 교환했다."이 무슨…."풍씨 어멈도 심상치 않은 기류를 감지했다.세자는 본래 냉랭하고 무심하여 누구에게나 곁을 내어주지 않는 성정이었다.남에게 손수 물을 따라주거나 그것을 침실까지 가져다 바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방 안에 다른 기척도 없으니, 세자는 직접 강유영의 수발을 든다는 뜻이었다.도무지 믿기지 않았으나 감히 입 밖으로 낼 수는 없어 그저 한씨의 눈치만 살폈다.한씨는 안색이 몹시 일그러져 있었다.강유영이 조원철을 유혹하는 것을 막고자 온갖 수를 썼건만, 기어이 저 앙큼한 것이 뜻을 이룬 것인가 싶었다.조원철의 마음은 이미 강유영에게 기울었을지도 모를 일이었다.방으로 들어온 조원철은 강유영을 부축해 품에 기대게 한 뒤 찻잔을 그녀의 입가로 가져갔다."당장 따뜻한 물이 없으니, 우선 목만 축이거라."어깨를 감싼 손을 통해 몸이 얼마나 불덩이처럼 끓고 있는지 고스란히 전해졌다.강유영은 타는 듯한 갈증에 찬물 더운물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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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2화

한씨는 화제를 돌리려고 일부러 말을 길게 늘어놓았다.그러면 조원철이 방금 어멈이 강유영에게 약을 먹이려던 일을 잊고 더는 캐묻지 않을지도 몰랐다.침실 문은 열려 있었다.한씨의 목소리가 방 안까지 또렷하게 들려왔다.강유영은 그 말을 토씨 하나 빠트리지 않고 다 들었다.그녀는 눈을 감고 미간을 찌푸린 채 조원철의 대답에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어머니 뜻대로 하십시오."너무 무심한 말투라 기분을 가늠할 수 없었다.강유영은 일순간 몸이 더 아파오는 듯했다.그의 대답은 경성으로 돌아왔을 때와 같았다.사실 그가 맞선을 본 규수는 적지 않았다. 그에게 마음을 둔 규수는 셀 수도 없이 많았다.그가 내내 고개를 끄덕이지 않은 까닭은 아마도 궁에 있는 소은경 때문일 것이다.그녀는 힘겹게 침상 가장자리로 몸을 옮겨 남은 찬물 반 잔을 단숨에 들이켰다. 그제야 속을 태우던 열기가 조금 가라앉았다.밖에서 들려오는 대화 소리가 몹시 거슬렸다.그녀는 억지로 몸을 일으켜 침상에서 내려왔다."네 뜻이 정 그렇다면 그리 준비하마." 한씨가 웃으며 말했다. "너도 이제 혼인할 나이가 차지 않았느냐. 마땅한 짝을 찾아 서둘러 혼사를 치르거라. 그래야 나와 네 아비, 그리고 할머니도 큰 시름을 덜지…."한씨의 말이 이어지는 사이, 강유영은 침실 문을 닫았다.두 사람의 목소리를 완전히 차단해버린 그녀는 침상으로 돌아오자마자 몽롱한 정신으로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조원철은 한씨의 말을 듣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그럼 그리 정한 거다." 한씨는 그의 안색을 살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장 돌아가서 매파에게 사람을 보내 준비를 시작하마.""어머니, 아직 드릴 말씀이 남았습니다."조원철이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깜빡할 뻔했구나." 한씨는 두 손을 꽉 쥐며 어색하게 웃었다. "말해보거라."이토록 먼 길을 빙빙 돌았는데도, 그는 방금 전 일을 잊지 않고 기어이 캐묻고 나섰다.하지만 놀랄 일도 아니었다. 조원철은 본래 영특하고 매사에 빈틈이 없는 아이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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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3화

그 말을 들은 한씨는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 하마터면 바닥에 주저앉을 뻔했다.풍씨 어멈이 재빨리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너… 너…."한씨는 조원철을 쳐다보며 말문이 막혔다.자신이 저지른 모든 일을 조원철이 벌써 다 알고 있었다니.끝장이다.조원철은 흠결을 조금도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었다.지난 수년간, 조원철의 눈에 비친 한씨는 자식을 끔찍이 아끼는 어머니이자 나무랄 데 없는 진국공 부인이었다.하지만 지금 조원철의 눈에 그녀는 어떤 모습일까?한씨는 더 이상 깊이 생각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조원철은 눈을 내리깐 채 말이 없었다."부인, 우선 앉아서 세자와 찬찬히 이야기를 나누시지요."풍씨 어멈은 한씨의 등을 연신 쓸어내리며 놀란 기운을 달래고는, 침착하라는 눈치를 주었다.한씨는 다시 의자에 주저앉았다.한참을 진정하던 그녀는 간신히 정신을 다잡고 사태의 핵심을 파고들었다."원철아, 넌 유영이에게 대체 어떤 마음을 품고 있는 게냐?"어찌 되었든 강유영은 조원철과 같은 족보에 이름을 올린 처지였다.두 사람은 남매였다.하늘이 두 쪽 나도 강유영과 조원철 사이의 일은 세상에 내놓고 말할 수 없는 추문이었다.이쯤 찌르면 조원철도 찔리는 구석이 있어 기세가 꺾이겠지."어머니께서도 이미 다 짐작하시지 않았습니까?"조원철은 조금의 물러섬도 없이 그녀의 두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한씨는 오히려 그의 당당한 태도에 짓눌려 일순간 말문이 막혔다.저렇게 대수롭지 않게 인정을 하다니."그 아이는 네 누이다!"한씨는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어찌 저리도 뻔뻔할 수 있단 말인가?예전에는 분명 조심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강유영을 대할 때도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는데.도대체 두 사람은 언제부터 엮인 걸까?조원철은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마치 사물을 보듯 무심하고 냉담한 눈빛이었다. 한씨의 말에도 그는 일말의 동요조차 하지 않았다."이 어미가 한 짓은 모두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오늘 그 아이에게 손을 쓴 것도, 그 애가 장부 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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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4화

조원철이 진정 법도를 따지고 든다면, 한씨는 감옥에 갇히게 될 것이다.하지만 한씨는 도무지 억울함을 지울 수 없었다.그녀는 조원철의 어미였다. 온갖 고초를 겪으며 그를 키워냈고, 매사에 아들을 최우선으로 삼아왔다.그런 아들이 고작 강유영이라는 계집 하나 때문에 어미인 자신을 이토록 모질게 대하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처사였다."이만 돌아가십시오."조원철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말했다.한씨는 넋이 나간 듯 그 자리에 주저앉아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았다."부인, 우선 처소로 모시겠습니다. 돌아가 쉬시지요."풍씨 어멈이 황급히 다가가 그녀를 부축해 밖으로 이끌었다.요월원을 벗어나고 나서야 한씨는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걸음을 멈춘 그녀가 요월원의 웅장한 문루를 뒤돌아보았다."부인, 왜 그러십니까?"풍씨 어멈이 조심스레 물었다."어쩐지. 애초에 그 녀석이 고집을 피워 기어코 강유영을 이 별채에 머물게 한 이유가 따로 있었다." 한씨는 예전 일을 떠올리며 절로 주먹을 꽉 쥐었다. "이곳이 훗날 원철이 녀석의 혼례를 위해 마련해 둔 처소라는 것은 집안사람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내 그 점을 짚어 주었을 때도, 녀석은 자신은 옥청원에 머물면 그만이라며 고집을 꺾지 않았지."예전의 강유영은 조연화와 조사예가 제멋대로 쥐고 흔들어도 싫은 내색조차 하지 못할 만큼 나약하고 미련한 아이였다.하지만 조원철이 돌아온 직후부터 강유영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나중에는 감히 연화의 명치에 단검을 들이대는 짓까지 서슴지 않았다.그토록 유약했던 강유영이 하루아침에 돌변한 이유와, 그 뒤에서 용기를 키워준 배후가 누구인지 내내 짐작조차 하지 못했는데 이제 좀 알 것 같았다.처음에는 그저 강유영이 쥐어짜 낸 허세이거나, 벼랑 끝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무는 격이라 치부했었다.자신이 가장 믿고 의지하던 아들이 이 모든 일의 막후에 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아무래도 그때부터 세자께서 유영 아씨에게 마음을 품으셨던 모양입니다."풍씨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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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5화

서유 일행은 마당에 들어서자, 회랑 아래에서 작은 화로를 지키며 탕약을 달이고 있는 청운의 모습을 보았다."아씨는 잠드셨고, 세자께서 곁을 지키고 계신다."청운이 고개를 돌려 그들을 보며 물었다."다들 무사한 게냐? 다친 데는 없고?""저만 조금 다쳤습니다. 단비와 오씨 어멈은 무사합니다."서유가 손목을 가볍게 돌렸다.세 사람 중 무력을 쓸 줄 아는 이는 그녀뿐이었다.한꺼번에 달려드는 경화 공주의 호위들을 상대하느라, 팔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이다."약을 바르고 붕대를 감아두거라."청운이 말하며 탕약기를 들어 올렸다.그 안에서 탕약이 보글보글 끓으며 거품을 내고 있었다."제가 하겠습니다."단비는 다가가 탕약기를 넘겨받고는, 다 달인 탕약을 사발에 조심스레 따랐다."나도 같이 들어가마."오씨 어멈은 강유영이 너무 걱정되어 직접 들어가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다."예."단비는 약사발을 든 채 고개를 끄덕였다.두 사람은 다가가서 방문을 조심스레 두드렸다."들어오거라."조원철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오씨 어멈이 문을 열고, 단비가 약사발을 받쳐 든 채 함께 침소로 들어갔다."세자."두 사람은 침상 앞으로 다가가 먼저 조원철에게 예를 갖췄다."돌아왔구나. 무사한 게냐?"조원철은 강유영의 곁을 지키며 침상 머리맡에 기대어 책을 읽고 있었다.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본 그는 손에 든 책을 내려놓았다."세자께서 염려해 주신 덕분에 무사합니다. 서유만 조금 다쳤을 뿐입니다."단비가 말했다."아씨께서 드실 탕약을 가져왔습니다."말과 함께 그녀는 약사발을 조원철 앞으로 내밀었다.조원철이 막 손을 뻗어 약사발을 받으려는데, 누군가 그의 소매를 꽉 쥐었다.그는 곧장 고개를 돌렸다.강유영은 이불 속에 웅크린 채, 머리만 빼꼼 내밀고 있었다.한 열기 탓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는 그의 소매를 꽉 움켜쥐고는 놓아주지 않았다.그가 자리를 뜨려 한다는 것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무언가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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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6화

조원철은 그녀를 달래어 손을 놓게 한 뒤, 자신의 품에 기대게 했다.그가 약사발을 집어 들려 손을 뻗는 찰나, 그녀는 다시 그의 옷깃을 꽉 움켜쥐었다."머리도 아프고, 온몸이 다 아파요…."잔뜩 찌푸린 얼굴로 그를 바라보는 눈빛에 억울함과 옅은 원망이 묻어나 절로 안쓰러움을 자아냈다."약을 먹으면 괜찮아질 거다."조원철이 그녀의 입가로 탕약을 가져갔다.강유영은 멍하니 그를 바라보았다."자, 입 벌려."조원철은 나직한 목소리로 달래자, 강유영은 얌전히 입을 벌렸다.쓴맛에 미간이 더욱 찌푸려졌지만, 그녀는 멈추지 않고 반 사발 되는 탕약을 단숨에 들이켰다.어릴 적부터 몸에 밴 습관이었다.아무도 돌봐주지 않고 아껴주지 않던 시절이었다. 병이 났을 때 약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않으면 정말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오씨 어멈도 늘 그녀에게 그리 일렀었다.쓴 것은 매한가지로 싫었지만, 아무리 독하고 쓴 약이라도 늘 사발을 깨끗이 비워냈다.그 고분고분한 모습을 지켜보는 조원철의 눈가에 일순 안타까움이 스쳤다."물 좀 마시거라."그가 약사발을 내려놓고 미리 식혀 둔 찻물을 먹여 주었다.갈증이 심했던 강유영은 찻물 역시 단숨에 비워냈다."더 마시겠느냐?"조원철이 물었다.강유영은 고개를 저으며 제 소매를 들어 입가에 묻은 물기를 닦아내려 했다.조원철은 그녀의 손을 잡아끌어 제지하고는 수건을 꺼내어 조심스레 입가를 닦아 주었다."이제 눕거라."말을 마친 그는 그녀를 부축했다.하지만 강유영은 여전히 그의 옷깃을 쥔 채 놔주지 않았다."일단 손부터 놓거라. 가지 않고 곁을 지킬 테니."조원철은 그녀의 손목을 잡고 다시금 다정하게 달랬다."싫습니다."하지만 강유영은 고집을 꺾지 않고 그의 옷깃을 쥔 채로 몸을 뉘었다."유영아…."조원철이 다시 타일러 보려 했다."흐으윽…."그때 강유영이 문득 무슨 생각이라도 난 듯 까닭 없이 울음을 터뜨리더니, 온갖 서러움을 당한 사람처럼 그의 품으로 얼굴을 파묻었다."울지 말거라. 같이 누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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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7화

"내가 뭘 모질게 대했다는 게냐?"조원철이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으려 했다.그녀는 고집스레 그를 밀어냈다. 그의 물음을 듣자 일순 서러움이 더 짙어졌는지, 뺨을 타고 굵은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모질게 대하셨습니다. 늘 제게 모질게 구셨으면서… 흑…."그녀는 서러움에 북받쳐 두 눈을 꼭 감은 채 울음을 터뜨렸다. 눈물에 젖은 긴 속눈썹이 가닥가닥 뭉쳐 있었다. 막무가내로 구는 모습이 밉지 않으면서도, 가슴 한구석이 저릿할 만큼 애처로웠다."그래, 알았다. 내가 다 잘못했다. 그러니 그만 울거라."조원철은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며, 순순히 장단을 맞춰주었다."울 겁니다. 오라버니는 늘 차가우셨습니다. 남들 앞에서는… 마치 저를 모르는 사람처럼 대하시고… 제게는 그리 몹쓸 짓을 많이 하셨으면서… 어찌 그리 차갑게, 눈길조차 주지 않으셨습니까…."강유영은 흐느끼며 그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잔뜩 서러움이 묻어난 목소리가 띄엄띄엄 끊어졌다."그래, 고치마. 우선 뚝 그치거라, 응?"조원철은 두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감싸 쥐고 눈물을 닦아주었다."오, 오라버니는 제 오라버니가 아닙니까. 어찌 제게 그러실 수 있습니까… 흑… 저와 혼인할 것도 아니면서, 그런 짓을 하시다니요. 뻔뻔하십니다… 참으로 파렴치하십니다… 흐으윽…."그녀는 말을 이을수록 더욱 서러워졌는지, 작은 주먹을 쥐고 그의 가슴을 툭툭 쳤다.마음속 깊이 숨겨두었던 말이었다.평소 같았으면 조원철에게 절대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을 속마음이었다.아니, 그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이었다.하지만 지금 그녀는 심한 고열에 시달려 이성이 흐려진 상태였다. 자신이 무슨 말을 내뱉고 있는지도 온전히 알지 못했다.그저 눈앞에 그가 보이자, 가슴속에 맺혔던 응어리를 한꺼번에 쏟아낼 뿐이었다."오라버니가 밉습니다… 싫습니다. 어찌 제게 그러셨습니까… 마음에 품은 이가 따로 있으면서, 왜 저를 괴… 괴롭히신 겁니까… 혼인할 것도 아니면서, 왜, 왜 저를 이리 대하셨습니까… 말씀해 보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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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8화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달랬다. 힘없는 손길에 몇 대 더 맞고 나서야 간신히 그녀를 다시 눕힐 수 있었다.그녀는 울다 지쳤는지 무거운 고개를 그의 품에 기댄 채 훌쩍이며 잠이 들었다.그는 고개를 숙여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여전히 불덩이 같았다.그는 그녀를 편히 눕히고 이불을 잘 덮어준 뒤, 다시금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방금 전까지 울며 떼를 쓰던 사람이 언제 그랬냐는 듯 얌전히 그의 품에 웅크려 있었다. 까만 속눈썹은 여전히 젖어 있었고, 코끝은 발갛게 달아오른 채 미간은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잠결에도 가시지 않은 서러움이 느껴졌다.그는 늘 그랬듯 손을 들어 그녀의 찌푸린 미간을 가볍게 쓰다듬어 주었다.강유영은 잠결에 작은 한숨을 내쉬며 그의 품으로 파고들었다. 마침내 기댈 곳을 찾은 작은 짐승처럼, 그의 옷자락을 꼭 쥔 채 평온히 잠이 들었다.조원철은 그녀가 깊이 잠들 때까지 한참을 기다린 뒤에야, 단비를 불러 약술을 가져오게 했다.열을 내리는데는 약술이 효과가 좋았다.하지만 불안감이 극에 달한 그녀는 그가 조금만 움직여도 금세 기척을 느끼고는 그를 향해 몸을 뒤척여 그의 다리를 베고 누웠다.조원철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그는 손수 그녀의 소매와 바짓단을 걷어 올리고는 팔다리에 약술을 발라주었다. 행여나 추울까 배에 이불을 잘 덮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그러고는 곁에 앉아 약술이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다시 한번 발라주었다.그렇게 몇 번이고 반복했다.약술을 몇 번이나 덧발라주었는지 셀 수조차 없었다.어느새 날이 밝아왔다."세자." 서유가 들어와 전했다. "청운님이 이제 입궁하실 시간이라고 합니다."정월 초사흗날이니 이치대로라면 조회를 열지 않는 날이었다. 하나 황제가 논의할 일이 있다며 그를 부른 터였다.밖에도 새해 인사를 드리러 찾아온 이들이 적지 않아 응대를 해야만 했다."폐하께는 내가 풍한이 들어 병을 옮길까 두렵다 아뢰어라. 찾아온 손님들은 아버님께서 대신 맞아주십사 부탁드리고."조원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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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49화

"이제 괜찮습니다. 어멈, 걱정하지 마셔요."강유영은 눈웃음을 지으며 어멈을 안심시켰다. 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찻잔을 머리맡 탁자에 내려놓았다."무탈하시니 다행입니다." 오씨 어멈이 웃으며 말했다. "시장하시지요? 제가 죽을 쑤어 두었으니, 이따 서유가 내올 것입니다. 속이 오랫동안 비어 있었으니 우선은 죽부터 드셔야 합니다."어멈은 말을 하며 강유영의 이불깃을 여며주었다."제가 얼마나 잤습니까?"강유영이 주위를 둘러보며 물었다.머릿속에 몇몇 기억이 떠올랐으나, 그것이 현실인지 꿈인지 분간이 가지 않았다.이따가 혼자 찬찬히 생각을 정리해 보아야 했다."꼬박 이틀 밤낮을 주무셨습니다." 오씨 어멈이 손가락 두 개를 펴 보이며 말했다. "만 하루 동안은 열이 펄펄 끓어 어찌나 걱정했는지 모릅니다."말을 마친 어멈은 가슴을 쓸어내렸다.아씨가 기운을 차린 것을 보고서야 어멈도 온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강유영은 어멈의 손을 타고 자란 아이였다. 사내인 세자가 아씨를 돌본다고 하니, 행여 손길이 꼼꼼하지 못할까 내내 마음을 졸였다.하지만 세자는 어멈이 방에 들어와 시중드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 이틀 밤 동안 오씨 어멈 역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참, 다들 무사한 거지요? 어머니께서 사람을 시켜 모두를 끌고 가신 겁니까?"강유영은 문득 위험에 처했던 그날의 일이 떠올랐다.단비를 비롯한 세 사람이 모두 자리를 비웠던 것은, 필시 한씨가 사람을 보내 그들의 발을 묶어두었기 때문일 터였다."저희는 무사합니다. 아씨께서 험한 꼴을 당하지 않으셨으니 그저 다행일 따름이지요."오씨 어멈이 손사래를 쳤다."그자들은 모두 무공을 익힌 자들이었습니다. 서유 말로는, 부인께서 경화 공주의 사람들을 빌려 저희를 끌고 가고는 아씨를 해치려 하셨답니다."단비가 그 일을 떠올리며 분통이 터지는 듯 이를 악물었다.국공 부인은 참으로 독한 사람이었다.아씨는 어릴 적부터 진국공부에서 겪은 고초만으로도 모자라, 이제 아씨의 목숨을 노리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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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0화

"이틀 동안 누가 날 보살폈지?"강유영은 묻다가 문득 뇌리에 스치는 것이 있었다."세자십니다."서유가 웃으며 대답했다."오늘 아침에야 처소로 돌아가셨습니다.""조회에 참석하지 않으시고?"강유영은 저도 모르게 되물었다."세자께서 청운님을 시켜 폐하께 풍한에 걸렸다 아뢰고 병가를 내셨습니다."단비가 설명했다.단비는 제 아씨를 바라보며 내심 다행이라 여겼다. 세자가 아씨에게 이리 마음을 써 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 누가 이토록 지극정성으로 보살피고 귀한 탕약을 써서 이리 빨리 기운을 차리게 할 수 있었겠는가.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앞섰다. 아씨와 세자는 어찌 되었든 의남매지간이니, 앞으로 이 험난한 길을 어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오씨 어멈의 속내도 단비와 다르지 않았다. 안도하면서도 시름을 놓을 수 없었다.오직 서유만이 싱글벙글 기쁜 기색이었다.서유는 조원철에 대해 무조건적인 믿음이 있어, 그가 못 해낼 일이 없다고 여겼다.세자가 아씨를 부인으로 맞이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 서유는 조금도 걱정하지 않았다."아씨께서 못 보셔서 그렇습니다. 국공 부인이 돌아가실 때 안색이 어찌나 험악했는지 모릅니다. 필시 세자께서 좋은 낯을 내어주지 않으셨을 겝니다."서유는 한씨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돌아가던 참을 떠올리며 통쾌해했다.강유영은 옅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한씨는 그녀의 목숨을 노렸다. 조원철은 그저 몇 마디 힐난만 하고 가볍게 덮어준 것일까.하나 놀라운 일도 아니었다. 한씨는 어찌 되었든 그의 생모였다.그녀 하나 살리자고 그가 친어머니를 내치기라도 바란다면 그건 욕심이었다.강유영은 말없이 남은 죽을 삼켰다.열에 들떠 정신이 혼미하던 와중에, 그를 붙들고 한참을 울며 온갖 투정을 부렸던 것 같았다.제 입으로 무슨 말을 내뱉었는지는 흐릿했다. 허나 조원철이 자신을 부인으로 맞겠다고 했던 말만큼은 선명하게 뇌리에 박혀 있었다.강유영은 고개를 내저으며 다 비운 그릇을 내려놓았다.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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