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Capítulo 341 - Capítulo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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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1화

추영우는 소설아가 제 목젖에 있는 작은 점을 만질 줄 알았다. 그녀가 오래전부터 그것을 탐내왔기 때문이다. 그녀는 만날 때마다 무심한 척하면서도, 늘 목 아래 작은 점에 시선을 머물렀다. 심지어 입을 맞추고 싶어 하는 기색도 보였었다.그래서 그의 모든 신경은 목덜미 쪽에 쏠려 있었고, 침을 삼키는 것조차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허리를 만졌다. 방비가 전혀 없었으니 당연히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가증스럽군.' 기습을 당한 기분이었다.그는 입을 열어 변명하려다가도, 혹여 소설아의 흥미가 목젖의 작은 점으로 옮겨가 더 과하고 터무니없는 요구를 해올까 두려워졌다. 결국 그는 무력하게 입을 다물었다.허리에 닿은 손은 아주 작았다. 가녀린 손가락은 뼈가 없는 듯 부드러웠다. 가볍게 몸을 붙여 오는 것이, 마치 치수를 재는 듯했다.그 손이 제멋대로 더듬거나 주무른 것은 아니었으나, 추영우는 옷장 안의 공기가 점점 더 답답하고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을 정도로 더웠다. 몸도 어찌 된 영문인지 발끝에서부터 등줄기를 타고 찌릿찌릿한 느낌이 번져나갔다. 불쾌하진 않았지만 참아내기 힘든 자극이었다.그는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자신이 정말로 예민하다는 것을 말이다.“다 만졌느냐?”“아니요.”소설아는 지금의 구황자가 꼭 억지로 쓰다듬어지고 있는 어린 고양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날카로운 발톱을 숨기고, 귀를 머리에 바짝 붙인 채로 말이다. 자신을 만지는 사람이 그녀였기에, 그가 비록 반항하고 싶을지언정 필사적으로 참고 있는 것이었다. 묘한 귀여움이 느껴졌다.참으로 마음에 들었고, 조금만 더 만져보고 싶었다.옷장 안의 공기가 점점 더 달콤하고 끈적해지자, 추영우는 여기서 더 머물다간 온몸의 피가 끓어 넘칠 것만 같았다. 그는 옷장 문을 밀치고 성큼성큼 밖으로 걸어 나왔다.칠흑 같은 눈동자는 겉보기에 평온해 보였으나, 그 깊은 곳에는 소리 없는 파도가 일렁이고 있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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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2화

“전하의 생일은 어땠나요? 맛있는 것도 많았겠죠? 선물과 축하도 많이 받으셨을 테고요?”추영우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용비는 총애를 받고 있었기에, 그의 생일은 매번 성대하게 치러졌다.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고 선물도 산더미처럼 쌓였다. 황제와 태후, 각 궁의 비빈들, 그리고 평소 친분이 있는 황자와 공주들까지 모두 축하 선물을 보내왔다.하지만 그는 그 연회는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친이 황제의 발길을 붙잡아두기 위한 수단일 뿐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다.매번 생일마다 황제는 그를 보기 위해 요광전을 찾았다. 만약 그날 밤 황제가 요광전에 머문다면, 그는 아주 잠깐이나마 모친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황제가 자리를 뜬다면, 그는 황제를 내쫓은 장본인이 되어버렸다. 용비가 출산할 때 겪었던 고통을 위로한다는 명목하에 그는 가혹한 벌을 받아야만 했다…과거의 기억이 떠오르자 추영우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끓어오르던 피도 마침내 차갑게 식어 내렸다.“내 생일도… 그리 좋지는 않았다.”소설아는 멍해졌다. 구황자가 먼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그리 좋지 않았다면, 다음 전하의 생일은 저와 함께 보내는 게 어때요?”소설아가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전하의 생일은 언제이신가요?”“십일월 초하루다.”추영우는 마음속으로 오늘의 날짜를 묵묵히 새겼다. 구월 이십구일, 소설아의 생일.“기억해 둘게요.”소설아는 화장대 앞에 앉아 머리를 빗기 시작했다.잠들기 전 풀어헤쳤던 머리카락이 폭포수처럼 등 뒤로 흘러내려 있었다. 빗질을 마친 그녀는 스스로 머리를 틀어 올렸다. 머리를 다 틀어 올린 뒤, 그녀는 탁자 위에 있던 옥비녀 하나를 그에게 건넸다.그것은 구황자가 그녀에게 선물했던 옥비녀였다.소설아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추영우는 그녀의 뜻을 알아차린 듯했다. 그는 옥비녀를 건네받고 그녀의 등 뒤로 다가가 조심스럽고도 소중하게 비녀를 꽂아 주었다.“좋은 해, 좋은 달을 맞아 예복을 갖춰 입으니,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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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3화

“전하께서 떠나신 뒤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소설아는 신패를 돌려주며 말했다. “부인께서 난화문의 사기꾼들을 불러 저를 속이려 했지 뭐예요. 그래서 제가 신패를 들고 오 첨사를 찾아갔고, 오 첨사께서 그들을 잡아주셨답니다.”“난화문이라?”추영우는 신패를 받아 들며 눈빛을 서서히 가라앉혔다.그는 타지에서 돌아오자마자 목욕하고 옷만 갈아입은 채 곧장 이곳으로 왔기에, 아직 관아에 들르지 않아 경성에서 일어난 큰일들을 알지 못했다. 소설아의 말을 듣고 나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난화문은 강남 일대의 사기 수법이지 않느냐.”신패를 쥔 추영우의 손끝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민씨는 용비보다 더한 자였다. 양녀를 제멋대로 휘두르겠다고 그토록 음독한 계략을 꾸미다니. 분노가 치솟은 뒤에는 서늘한 두려움이 뒤따라왔다.만약 소설아가 정말로 속아 넘어갔더라면…손가락에 다시 힘이 들어가며 눌린 손가락 끝은 붉게 달아올랐다. 민씨와 난화문 무리는 그가 타지에 있었던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터였다. 만약 그가 경성에 있었다면, 결코 그들을 고이 죽게 내버려두지 않았을 테니까. 당장 잡아들여 잔혹하게 고문하며 죽는 것만 못한 고통을 안겨주고, 건드려선 안 될 사람을 건드린 것을 뼈저리게 후회하게 만들었을 것이다.소설아는 주변 온도가 싸늘해지는 것을 느끼고 그가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아채고는 서둘러 말했다. “전하, 걱정 마세요. 그들은 저를 속일 수 없답니다. 제 마음엔 이미 임자가 있는걸요.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전하에 비할 수는 없으니까요.”추영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불쑥 던져진 달콤한 말에 가슴속 분노의 방향이 휙 틀어졌다. 열기는 귓바퀴 뒤에서부터 타오르기 시작해 어느새 목덜미 전체를 붉게 물들였다.“너, 너, 똑바로 말하거라.”“네, 전하.”소설아는 고개를 숙이고 몰래 웃음을 지었다.‘구황자 전하는 참 쉽게 부끄럼을 타는구나. 짓궂은 장난에 이리도 어쩔 줄을 몰라 하다니…’그녀는 그가 갈수록 더 좋아졌다.“내가 떠난 뒤에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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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4화

어느덧 새벽이 되었으나 소설아는 전혀 잠이 오지 않았다.결국 추영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오늘은 네 생일이니 그만 쉬어야지. 낮에 생일잔치를 치르려면 피곤할 게다.”추영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갈 채비를 했다. 골격이 반듯한 그는 타고난 듯 어깨가 넓고 허리가 좁았는데, 옥대로 단단히 맨 허리선이 무척이나 탄탄해 보였다.소설아는 그를 그냥 보내기가 못내 아쉬웠다.“오늘 제 생일이잖아요. 전하, 한 번만 안아보게 해주세요, 네?”살짝 콧소리가 섞인 음성이 마치 주인의 손길을 애원하는 강아지 같았다.추영우가 나직하게 코웃음을 쳤다. 방금 전에는 생일 핑계를 대며 허리를 만지게 해달라더니, 이젠 안아달라고까지 하다니. 참으로 맹랑하고 수완 좋은 여인이라 속으로 투덜대면서도, 그는 끝내 거절하지 않았다.“딱 한 번만이다.”“감사합니다, 전하.”소설아는 그의 품으로 와락 파고들었다. 너른 가슴에 얼굴을 묻고는 탐욕스럽게 그의 체취를 들이마셨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익숙한 소나무 향기가 순식간에 콧속을 가득 채웠다.가슴에 귀를 밀착하자 구황자의 심장 박동이 또렷하게 들려왔다.'쿵. 쿵. 쿵.'구황자의 심장 박동은 무척이나 힘찼다. 그녀가 품에 꽉 안길수록 심장은 점점 더 빨라져, 금방이라도 가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구황자의 체온 역시 갈수록 뜨거워졌다. 소설아가 처음 안겼을 때만 해도 얼굴에 닿는 비단옷의 감촉이 제법 서늘했는데, 안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데일 듯 뜨거운 열기가 전해졌다.소설아가 그의 몸이 비정상적으로 뜨겁다고 느낄 즈음, 추영우가 그녀의 어깨를 붙잡고 떼어냈다.“이제 됐다.”잔뜩 잠긴 쉰 목소리였다.“나는 이만 가보마. 오늘 밤에 다시 오겠다.”말을 마친 그는 순식간에 몸을 날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그날 밤, 소설아는 아주 달콤한 꿈을 꾸었다.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깨어보니 탁자 위에 말린 유락이 담긴 주머니가 하나 놓여 있었다.지난번 구황자 앞에서 먹고 싶다고 무심코 흘렸던 그 간식이었다. 타지로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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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오늘은 소설아의 생일이었다. 그녀는 아침 일찍부터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단이가 발을 걷고 미역국 한 그릇을 들고 들어왔다. 미역국 위에는 먹음직스럽게 익힌 소고기가 얹혀 있었다. 소설아가 손을 뻗어 그릇을 받으려 하자, 단이가 웃으며 말했다. “큰 아가씨, 첫 입은 제가 먹여 드릴게요.”미역국은 보통 조모나 어머니가 첫 입을 먹여주는 것이 관례였으나, 지금 이곳엔 어른이 없으니 단이가 대신할 수밖에 없었다.단이는 그녀에게 고기를 한 입 먹여주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큰 아가씨, 늘 평안하고 기쁨이 넘치시길, 그리고 무병장수하시길 바랍니다.”소설아가 미역국을 다 먹자, 단이가 축하 선물을 꺼냈다. “큰 아가씨, 이건 저희가 밤새 엮은 매듭 장식이에요. 아가씨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어요.”오색실로 엮은 매듭, 매화 모양 매듭, 장수를 기원하는 장수 매듭 등 하녀들이 밤을 새워 정성스레 만든 것들이었다.“하인들이 선물을 주는 법이 어딨단 말이냐?”소설아는 미소를 지으면서도, 단이에게 매듭들을 잘 보관해 두라고 일렀다. “너희들의 고운 마음씨는 고맙게 잘 받으마.”그녀는 단이에게 은자를 꺼내 하녀들에게 나누어주며, 이 기쁜 날의 복을 함께 누리게 했다.미역국을 다 먹고 세수까지 마친 소설아는 외출할 채비를 했다. 큰어머니가 오늘 생일을 축하해 주겠다고 하셨기에 무척이나 기대가 되었다.그런데 하인 하나가 찾아와 그녀를 불렀다. “큰 아가씨, 부인께서 찾으십니다.”민씨는 살구색과 붉은빛이 섞인 화사한 새 옷을 차려입은 소설아를 보며 물었다. “오늘 무슨 날이기에 이리도 화사하게 차려입었느냐?”소설아는 눈을 내리깐 채 대답했다. “특별한 날은 아닙니다. 그저 평소에 너무 수수하게만 입은 듯하여, 붉은색 옷으로 한번 갈아입어 보았습니다.”민씨는 그 옷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붉은색을 입으니 제법 보기 좋구나. 허나 명주가 혼례를 올릴 때는 절대 이리 입어선 안 된다. 자칫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네게 갈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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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6화

저택은 새롭게 단장되어 있었다. 회랑에는 오색 비단이 내걸렸고, 곳곳에 화사한 꽃이 놓여 있어 사방에서 경사스러운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소설아의 규방에는 새로 바른 얇은 비단 발이 드리워져 있었고, 그 위에는 경사를 기원하는 길상 무늬가 정교하게 수놓아져 있었다. 탁자 위에는 계수나무 꽃이 꽂혀 있어 방 안 가득 은은한 향기가 감돌았다.방 한쪽 향로에서는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은은한 향이 피어올랐다.뜰 한편에는 그녀를 위해 마련한 그네 하나가 놓여 있었다.큰어머니 말씀으로는 소명남이 그녀를 위해 직접 만든 것이라며, 마음에 들지 모르겠다고 하셨다.그녀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당장 그네에 올라타고는 단이에게 뒤에서 힘껏 밀어달라고 졸랐다.소명리도 오늘 집으로 돌아왔다. 소설아의 생일을 축하해 주기 위해 일부러 관아에 휴가를 낸 참이었다.소명풍은 마치 방금 산에서 굴러떨어지기라도 한 사람처럼 온몸이 흙투성이였다. 결국 큰어머니에게 쫓겨나다시피 하여 씻으러 갈 수밖에 없었다.소명풍이 목욕을 마치고 막 나오자, 문 앞에는 두 형이 기다리고 있었다.“큰 형님, 둘째 형님. 여기서 무엇을 하고 계십니까?”소명남이 가볍게 헛기침을 하더니 입을 열었다.“아우야, 설아를 위해 준비한 생일 선물은 있느냐? 형들에게도 한번 보여 주거라.”지난번 소명풍이 설아에게 주려고 애써 구한 세상에 드문 화초를 두 형에게 빼앗긴 적이 있었기에, 이번에는 쉽게 입을 열지 않을 작정이었다.“안 알려드릴 겁니다.”소명리가 그의 위아래를 훑어보더니, 두 손이 텅 빈 것을 보고는 농을 던졌다.“설마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은 건 아니겠지?”소명풍이 발끈하며 대꾸했다.“큰 형님, 슬쩍 떠보지 마십시오. 그래도 절대 안 알려드릴 겁니다.”세 사람은 나란히 소설아의 뜰로 향했다. 소명풍은 문을 들어서자마자 큰 소리로 외쳤다.“설아야, 오라비들이 생일 선물을 가져왔다!”소설아는 미소를 감추지 못한 채 그네에서 내려왔다.세 오라버니는 저마다 품에 선물을 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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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소명남이 웃으며 말했다.“셋째야, 한참을 뜸 들이더니 고작 이런 걸 꺼낸 게냐?”소명리도 거들었다.“웬 벌레냐, 저리 멀리 치워라. 우리 설아 놀라겠다. 이렇게 보니 역시 내가 준 시집이 제일 낫구나.”소명남 역시 지지 않고 맞받아쳤다.“무슨 말씀이십니까. 설아가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제가 만든 호랑이 인형이지요.”소명풍이 상자를 두 손으로 소중히 받쳐 들고 말했다.“설아야, 무서워할 것 없다. 셋째 오라비한테 해독해주는 약이 있거든! 이 벌레가 어찌나 지독한지, 독이 묻은 사람과 살짝만 닿아도 금세 옮는단다.”소설아는 기꺼이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듣기만 해도 정말 대단한 물건 같네요.”소명남이 나무라듯 말했다.“어찌 벌레를 선물로 준단 말이냐?”소명풍이 손을 내저었다.“둘째 형님은 뭘 모르십니다. 우리 삼 형제가 매양 설아 곁을 지켜줄 순 없지 않습니까. 이 가려움 벌레만 있으면 설아가 훗날 괴롭힘을 당해도 맞서 싸울 힘이 생기는 겁니다. 설아야, 앞으로 꼴 보기 싫은 놈이 있거든 그놈 몸에 이 가려움 벌레를 확 던져버려라!”소설아는 조심스레 상자를 건네받았다.“고맙습니다, 셋째 오라버니. 아주 마음에 들어요.”그러면서 속으로 궁리하기 시작했다. 이 귀한 선물을 누구한테 가장 먼저 써먹는 게 좋을까. 소명주? 원태준? 아니면 민씨?“그럼 이 두 상자에는 무엇이 들었나요?”앞서 놀란 적이 있던 터라 차마 손을 대지는 못했지만, 호기심이 동한 소설아가 물었다.소명풍이 두 번째 상자를 집어 들었다.“이건 더 엄청나단다. 내 사부님께서 수십 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연구해 낸 건데, 허풍이 아니라 이 세상에 세 알도 채 안 남은 귀한 물건이란다!”소명남이 그의 머리를 가볍게 쥐어박았다.“뜸 들이지 말고 얼른 말해라. 세상 천지에 선물 하나 주면서 이리 말 많은 놈이 어디 있느냐!”소명풍이 소명남을 휙 노려보며 쏘아붙였다.“둘째 형님, 제가 준비한 선물이 형님 것보다 훨씬 좋으니 샘이 나서 그러시는 게지요.”소명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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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8화

소설아는 곁에서 숨이 넘어가라 웃으며 말했다. “고마워, 오라버니. 이 세 가지 선물 모두 마음에 쏙 들어.”소명풍이 헐떡이며 걸음을 멈추고 물었다. “설아야, 말해 보거라. 누구 생일 선물이 가장 좋으냐? 누구 선물이 제일 마음에 들어?”세 사람의 시선이 일제히 소설아를 향했다.“설아야, 잘 생각하고 대답하거라. 셋째가 준 선물이 겉보기엔 특별해 보여도 자기가 직접 만든 게 아니잖느냐. 전부 제 사부한테서 얻어온 것이지. 어쩌면 훔쳐 온 것일 수도 있고 말이다. 이것 보아라. 난 호랑이 인형을 만드느라 손가락이 온통 상처투성이가 되었단다.”소명남이 억울하다는 듯 제 손을 쑥 내밀며 덧붙였다.소명리가 조금 점잖게 거들었다. “내가 준 시집 역시 며칠 밤을 꼬박 새워가며 정성껏 필사한 것이란다.”두 형이 자신을 깎아내리는 꼴을 보며 콧방귀를 뀐 소명풍은, 기필코 이기고야 말겠다는 듯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소설아는 잠시 멍해졌다. 오라버니들의 손바닥 위에서 금지옥엽처럼 애지중지 아낌을 받는 기분이었다. “오라버니들이 주신 선물 모두 제 마음에 쏙 드는걸요. 정말 감사해요.”점심 식사는 큰어머니가 직접 신경 써서 준비하셨다. 새우완자, 호박전, 꿀떡에 이어, 장수를 기원하는 복숭아 모양의 떡까지 한 상 가득 차려졌다. 큰아버지는 그녀에게 귀한 벼루를 선물했고, 큰어머니는 손수 지은 꽃신을 선물로 주셨다.식사를 마친 뒤, 소설아는 큰어머니와 함께 잠시 바느질하며 여인들만의 속마음을 나누었고, 세 오라버니와 어울려 그네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저녁 식사 후에도 그녀는 위원후부로 돌아가기 싫어 머뭇거리다가, 술시가 다 되어서야 아쉬움을 안고 발걸음을 옮겼다.구전하께서 밤에 보러 오겠다고 하셨기에, 돌아가서 그를 기다려야만 했다.마차가 좁은 골목길에 접어들었을 때, 돌연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가로막혔다.“오성병마사에서 공무를 집행 중이다! 멈춰라!”마부가 고개를 돌려 다급히 알렸다. “큰 아가씨, 앞길을 관원들이 막아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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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9화

소설아는 득의양양해하는 원태준의 소인배 같은 꼴을 보며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오라버니, 생각 잘하시는 게 좋을 겁니다. 전 지금 오라버니를 죽이고 싶지 않거든요.”원태준의 얼굴에 어린 사악한 미소가 한층 짙어졌다.“뭐라고? 잘 안 들리는데, 좀 더 크게 말해보거라… 나를 죽이겠다고? 좋아서 죽게 만들어 주겠다는 뜻이냐?”“도련님, 이러시면 안 됩니다! 사람 살려!!! 멀쩡한 처자를 강제로 끌고 가려 합니다!”단이가 필사적으로 달려들어 원태준을 잡아끌었다.원태준이 뒤를 힐끗 돌아보자, 즉시 졸개들이 다가와 억센 손으로 단이를 붙잡았다.“이 계집종은 너희들에게 상으로 주마!”“감사합니다, 도련님! 이년아, 그만 떽떽거려라. 목청이 터져라 소리쳐봐야 널 구하러 올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원태준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두 손으로 마차를 짚고 안으로 기어들어 가려 했다.그러나 미처 안으로 몸을 들이밀기도 전에, 돌연 매서운 장풍이 덮쳐왔다.그는 누가 왔는지 얼굴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거센 발길질에 채여 저만치 멀리 처박혔다.원태준은 흙바닥을 뒹굴며 입안 가득 흙먼지를 들이마셨다.“누, 누구냐? 감히 내게 발길질을 하다니, 제 명에 살기 싫은 게냐!”“도련님! 괜찮으십니까?”졸개들이 우르르 몰려와 원태준을 부축해 일으키려 했다.원태준은 다급히 손을 내저었다. 일어나기 싫어서가 아니었다. 가슴팍에서 숨이 멎을 듯한 격통이 밀려와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던 것이다.연신 쿨럭거리던 그는 이내 왈칵 피를 토해냈다.“이, 이런 젠장! 도련님이 피를 토하셨다! 어느 놈이 간덩이가 배 밖으로 나와서 감히 도련님을 다치게 한 게냐! 얘들아! 저놈에게 본때를 보여주자!”원태준은 거친 숨을 몰아쉬고서야 겨우 온전한 한마디를 쥐어짜 냈다.“저놈을 당장 잡아들여라! 죽이든 살리든 상관없다!”그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찬 자가 일전에 얽혔던 그 왕 도령이거나, 아니면 소명남 그 표사 놈일 것이라 지레짐작했다.감히 자신에게 내상을 입히다니,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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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0화

그는 말을 마치기가 무섭게 검을 앞으로 던져, 도망치던 자의 몸을 그대로 관통시켜 버렸다.이로써 세 명이 죽었다. 목숨을 구걸해도 죽고, 가만히 서 있어도 죽으며, 도망쳐도 죽는 상황이었다.그 자리에 있던 무리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한동안 모두가 제자리에 선 채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방금 누가 날 때려죽이겠다고 했느냐?”손목에 살짝 힘을 주자, 장검이 그 자의 몸에서 쑥 빠져나왔다.추영우는 피 묻은 검을 든 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그 모습은 마치 저승사자와 같았다.“구황자 전하, 아, 아닙니다! 제가 한 말이 아닙니다… 원씨 가문의… 큰 도련님이 저희를 사주해서 온 것입니다…”맨 앞에 있던 자가 몸을 돌려 원태준을 가리켰다.“조정의 명관으로서 공공연히 양가 규수를 능욕하려 하다니, 죽어 마땅하다.”그는 다시 검을 내질러 단숨에 사람을 찔렀다.사람을 찌른 후, 추영우는 원태준의 앞으로 다가가 그를 싸늘하게 내려다보며 물었다.“네놈이 감히 날 때려죽이겠다 하였느냐?”원태준은 기겁하여 손발을 허우적대며 뒷걸음질을 쳤다.“구, 구황자 전하! 소인이 감히 전하를 알아뵙지 못했습니다. 제발 목숨만은 거두어 주십시오!”추영우가 천천히 검을 치켜들자, 새빨간 핏방울이 검날을 타고 뚝뚝 떨어져 내렸다.원태준은 온몸의 솜털이 곤두설 만큼 두려움에 사로잡혀 얼굴이 종잇장처럼 하얗게 질렸다.“구황자 전하, 소인을 죽이시면 아니 됩니다! 제 아버지는 이부시랑이시고, 집안에는 자식도 저 하나뿐입니다. 만일 소인을 죽이신다면 어사들이 전하를 탄핵할 것입니다!”추영우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고, 목소리는 얼음조각을 품은 듯 차가웠다.“내가 네 아비 앞에서도 너를 단칼에 베어버릴 수 있다는 걸 믿지 못하는 모양이군.”“구황자 전하, 살려주십시오! 구황자 전하, 제가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감히 그러지 않겠습니다, 구황자 전하,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원태준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쿵쿵쿵' 소리가 나도록 머리를 조아렸다.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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