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이번 생은 가족부터 다시 선택할 거야: Capítulo 371 - Capítulo 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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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1화

말싸움이 난투극으로 번지려던 찰나, 묵묵히 상황을 지켜보던 원 노부인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그만, 그만들 하거라.”“명심아, 넌 문 앞을 지키고 섰거라. 너희 두 사람은 이리 오고.”명심은 발을 구르며 마지못해 문가로 가 보초를 섰다.원 노부인이 명씨를 쏘아보며 물었다. “진작에 진왕 측과 깨끗이 관계를 끊어내라 이르지 않았느냐? 서 대인의 손에 들어간 서신들은 대체 어찌 된 영문이냐? 어째서 아직까지 파기하지 않은 게야?”소명주가 맞장구를 쳤다. “맞습니다. 저도 사전에 귀띔을 드리지 않았습니까. 서둘러 진왕 측과 인연을 끊어내시라고 말씀드렸을 텐데요.”명씨가 소명주를 무섭게 흘겨보았다.'이 년 참으로 맹랑하구나. 혼인 전엔 그리 참한 척 내숭을 떨더니, 혼례를 올리자마자 바로 본색을 드러내다니. 어디 감히 노부인 앞에서 날 헐뜯고 모함해. 이 위기만 넘기고 나면, 내 기필코 저년의 기강부터 단단히 잡아놓으리라.'명씨가 변명하듯 설명했다. “지난번 구황자 전하께서 태준이를 다치게 하셨을 때, 부군께서 태준이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진왕 전하를 몇 번 더 찾아가셨습니다. 그 서신들은 그래서 임시로 남겨두었던 것입니다.”원 노부인은 명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두 눈을 질끈 감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저 철딱서니 없는 년이 필시 아들을 충동질해 계속 진왕과 연락을 취하게 만든 게 틀림없구나. 태준이의 화풀이를 해 주겠답시고 가문 전체를 진흙탕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게지. 집안을 말아먹을 며느리 같으니라고! 애당초 저 명씨년이 집안에 발을 들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반대했어야 하는 건데!'노부인이 절망적인 표정을 짓자, 명씨도 덜컥 겁이 나 허둥대기 시작했다. “어머님, 이제 어찌해야 한답니까!”노부인이 명씨를 노려보며 말했다. “네가 나가서 내 심장병이 도졌다고 해라. 그런 뒤 관원들에게 사정하여 어린 하녀 두어 명만 안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부탁하거라.”남녀를 내외하여 따로 가둬놓은 탓에 바깥채 남자들의 상황을 전혀 알 길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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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2화

잠시 후, 소명주가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다. “여봐라! 나를 어서 내보내거라! 더는 원씨 가문의 며느리로 있을 수 없다! 이 혼인은 끝이다! 당장 나를 내보내란 말이다!”명심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말했다. “고모님, 새언니가 연기를 너무 진짜처럼 하네요. 설마 진짜로 갈라서려는 건 아니겠죠? 그러다 저 여자가 금괴를 들고 도망가 버리면 어떡해요? 고모님, 제가 일부러 고모님과 새언니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건 아니지만, 재물이 사람 마음을 흔든다고 하잖아요. 사람을 방비하는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됩니다.”명씨도 속으로는 확신이 없었지만, 겉으로는 큰소리를 쳤다. “감히 그럴 수 있을 것 같으냐! 허나 만약 내 금괴를 빼돌리기라도 한다면, 저년의 가죽을 벗겨버릴 테다!”원 노부인은 두 사람을 힐끗 보더니 손을 들어 이마를 짚었다.소명주의 소란이 갈수록 심해지자, 마침내 문을 지키던 병사들이 다가왔다.“그만 떠드시오. 이는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오.”소명주가 소리쳤다. “당장 서 대인을 불러와라! 소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가 할 말이 있다고 전해라! 나는 서 대인과 구면이란 말이다!”서경수는 사람들을 데리고 서재를 수색하는 중이었다.역시 원 시랑은 늙은 여우 같은 자였다. 서재에는 뒤져 볼 만한 물건 하나 남겨 두지 않았고, 시랑부 안을 모조리 살펴보아도 눈에 띄는 귀한 물건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겉으로만 보면 청렴결백한 훌륭한 관리가 따로 없었다.소설아가 사당 밀실의 장치를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면, 정말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을 터였다.소명주가 소란을 피운다는 소식을 들은 서경수는 일부러 그곳으로 가 보았다.“무슨 소란이냐?”소명주는 서경수를 보자 두 눈을 반짝였다. “서 사장님! 저를 내보내 주기만 하신다면, 지난번 젖은 향료로 저를 속인 일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 당당한 군왕 전하께서 장사치의 길을 걷는 것도 모자라 가짜 물건으로 사람을 속였다는 소문이라도 퍼진다면, 전하의 명예에 흠이 될 터. 서 군왕 전하께서도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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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3화

명씨의 별장은 도성 근교에 있었는데, 마차를 타고 반 시진도 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었다.소명남이 마차를 몰았고, 오 내관은 장공주부의 호위 무사 여덟 명을 이끌고 왔다.마차 안에서 오 내관이 생글생글 웃으며 소설아에게 말을 건넸다. “소 아가씨, 이따가 도착하시거든 제게 편히 말씀하십시오. 서 군왕 전하께서도 제게 아가씨의 뜻을 전부 따르라 하셨습니다.”입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속으로는 어떻게든 소설아와 소명남의 시선을 피해 금괴를 조금이라도 더 챙길 수 있을지 궁리하고 있었다.서 군왕께서 이번 적몰에서 자신이 가장 큰 공을 세웠으니 금괴도 그만큼 더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물론 소 아가씨가 마음 상하지 않도록, 그녀가 모르게 처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오 내관이 보기에는 참으로 묘한 일이었다. 평소 금이라면 누구보다 아끼는 서 군왕이 소설아에게 기꺼이 나누어 주는 것도 모자라, 그녀의 마음까지 세심히 살피고 있었다. 이쯤 되면 소설아를 향한 서 군왕의 마음이 진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그 덕에 오 내관의 태도는 지난번보다 훨씬 은근하고 정중했다.소설아가 미소로 화답했다. “내관 어르신, 고생이 많으십니다.”오 내관이 손사래를 쳤다. “고생이라니요, 당치도 않으십니다. 아가씨께서는 금지옥엽처럼 귀하신 몸이시니, 이따가 그저 편히 앉아 차나 드시지요. 남은 힘든 일은 모두 이 늙은이에게 맡겨 주십시오.”하지만 소설아는 그의 감언이설에 쉽게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서경수는 속내를 헤아리기 어려운 자였다. 속내를 알 수 없는 인물이니, 한시라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되었다. 비록 오늘 서경수가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방심했다가는 어느새 그의 계략에 휘말릴 것이 분명했다.“오 내관님도 참, 농담도 잘하십니다. 아무리 여인이라 해도 금괴 몇 개 나를 힘은 있답니다. 저 역시 금괴를 나누어 가질 터인데, 어찌 털끝만큼의 힘도 보태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늘 귀인들을 모시는 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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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4화

소설아가 웃으며 말했다. “어느 집에서 배추를 밀실에다 절인단 말입니까? 항아리를 부수세요.”망치질 한 번에 커다란 항아리가 산산조각 났다. 위에는 배추가 덮여 있었지만, 그 아래에는 온통 누런 빛을 발하는 금괴가 가득했다.오 내관의 두 눈이 번쩍였다. “다 소 아가씨 덕분입니다!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땅을 석 자나 파고들었어도 이곳을 찾지 못했을 겁니다! 어서 항아리를 모조리 부수고 금괴를 꺼내거라! 그리고 물을 길어와 금괴를 깨끗이 씻어내도록 해라. 아이고, 이 냄새 좀 보십시오. 정말 지독합니다. 소 아가씨, 차라리 저희는 밖에서 기다리는 게 낫겠습니다. 소 아가씨의 옥체에 짠 절임 채소 냄새가 밸까 염려됩니다.”소명남 역시 거들었다. “설아야, 밖으로 나가 기다리거라. 여긴 내가 지켜볼 테니. 안심해라, 내 눈이 몹시 밝으니 금괴 수를 아주 정확히 세어 놓을 것이다.”오 내관은 말문이 막혔다.'하나같이 만만한 위인들이 아니군. 서 군왕 전하께서 금괴를 더 많이 챙기려던 계획은 물 건너간 듯싶다.'소설아는 웃으며 말했다. “오 내관님, 저와 함께 나가시지요. 이따 귀인을 모셔야 할 분께서 이런 냄새를 맡으시면 어찌하시겠습니까.”오 내관은 멋쩍게 웃으며 소설아를 따라 밀실을 빠져나왔다.밖으로 나오자마자 한바탕 왁자지껄한 소란이 들려왔다.문을 열고 내다보니 아까 그 수염 난 사내가 다시 돌아와 있었다. 혼자 온 것이 아니라, 산적 떼까지 이끌고 온 참이었다.산적은 이삼십 명쯤 되어 보였는데, 하나같이 손에 시퍼런 칼을 쥔 채 흉악한 얼굴로 호시탐탐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소명주는 사내의 뒤에 선 채, 소설아를 향해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사내가 소리쳤다. “형제들아! 어서 마당을 포위해라! 금괴를 본 자는 한 놈도 남기지 마라! 모두 죽여라! 절대 살아서 빠져나가게 해서는 안 된다!”오 내관이 당황하여 외쳤다. “네놈들이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우리는 장공주부의 사람이다!”사내는 험한 말로 맞받아쳤다. “장공주든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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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5화

추영우는 금의위 관복을 차려입고 검은 옥대를 허리에 두르고 있었다. 금실로 수놓은 무늬는 햇빛을 받아 차갑고도 눈부신 빛을 흘렸다.그가 땅에 사뿐히 내려서는 순간, 옷자락이 바람에 휘날렸다. 깊은 연못처럼 고요하면서도 우뚝 솟은 산처럼 의연한 기품이 느껴졌고, 타고난 자태와 빼어난 외모까지 더해져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선과도 같았다.그는 검 끝으로 턱수염이 덥수룩한 사내를 가리켰다. 순간 그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갑게 가라앉았다.“네놈이 감히… 누구를 죽이겠다는 것이냐?”그때였다. 어디선가 날아든 숨은 화살이 빗발치듯 쏟아졌다. 산적들은 미처 반격할 틈도 없이 절반 이상이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순식간에 전세가 완전히 뒤집혔다.오 내관은 감격한 나머지 눈시울까지 붉혔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안도감이 밀려왔다.“구황자 전하! 정말 시기적절하게 와 주셨습니다! 전하, 이들은 모두 산적입니다. 부디 어서 이들을 모조리 붙잡아 주십시오!”소명남이 구황자를 만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였기에, 처음 마주했을 때처럼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그는 소설아를 한 번 바라본 뒤, 다시 구황자에게 시선을 옮겼다.두 사람은 서로 눈길조차 주고받지 않아 마치 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이처럼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두 사람은 이따금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듯 은근히 시선을 주고받고 있었다.금의위를 알아본 소명주의 동공이 거세게 흔들렸다. “설마 처음부터 이 모든 일을 꾸민 것이었습니까? 감히 저희를 함정에 빠뜨리다니요!”수염 난 사내는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소명주를 낚아채어 밖으로 도망치려 했다. “퇴각하라!”추영우가 한 손을 휙 치켜들자, 소매에서 단도 한 자루가 날아가 사내의 뒤통수에 정확히 꽂혔다.사내는 두어 발자국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소명주는 너무 놀라 얼어붙고 말았다. 도망치고 싶었으나 손발에 힘이 쫙 풀려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다른 자들은 제 목숨 하나 건지기 바빠 그녀를 챙길 겨를이 전혀 없었다.“단 한 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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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6화

추영우가 다시 입을 열었다. “서경수가 지난번 날 함정에 빠뜨린 일은 이걸로 셈을 치도록 하겠다. 여봐라, 금괴는 모두 부로 옮겨라.”오 내관은 속으로 이를 갈았다.'이 구황자 전하께서는 소문보다 훨씬 뒤끝이 있으신 분이었구나.'“전하, 그래도 소 아가씨께 돌아갈 몫은 남겨 두셔야 하지 않겠습니까?”추영우는 대답 없이 수하들에게 금괴를 옮기라고 지시할 뿐이었다.오 내관이 소설아를 쳐다보며 물었다. “소 아가씨는 화나지도 않으십니까?”'구황자 전하께서 어찌 이리도 때맞춰 나타나신단 말인가. 설마 몰래 소 아가씨와 손을 잡고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소설아는 오 내관이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이 우스웠지만, 겉으로는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제가 화를 낸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구황자 전하께서는 금의위를 통솔하시는 분이십니다. 서 군왕 전하께서도 어찌하지 못하는 분을 제가 감히 어찌하겠습니까?”오 내관은 소설아를 한참 동안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하지만 두 사람 사이에 미리 짜고 움직였다는 낌새는 조금도 보이지 않았다.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이 일을 우리 군왕 전하께 대체 어찌 말씀드린단 말인가…”추영우가 오 내관에게 금괴 한 덩이를 던져 주었다.“내 특별히 은혜를 베푸는 것이니, 이것을 가지고 돌아가 전하거라.”오 내관은 순간 말문이 막혔다.속으로는 쓴웃음을 삼켰지만, 겉으로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감사의 뜻을 표할 수밖에 없었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하.”'전하의 선심이 참으로 눈물 겹습니다'*추영우는 금괴를 잘 간수하도록 한 뒤, 그대로 발길을 돌려 진무사 감옥으로 향했다.한편 옥방에 갇힌 소명주는 구석에 웅크린 채 사시나무처럼 떨고 있었다. 진무사의 옥은 피비린내가 가득했고, 때때로 죄수들의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지는 곳이었다. 사람의 담력조차 꺾어 버릴 만큼 끔찍하고 공포스러운 장소였다.소명주는 그나마 마른 바닥을 찾아 주저앉은 뒤, 애써 마음을 다잡으며 스스로에게 속삭였다.“소명주, 두려워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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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7화

소명주는 잠시 멍해졌다가 전생에 일어났던 일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전하께서는 왕비가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추영우가 속으로 가늠해 보더니 말했다. “네 말대로라면 나는 이년 후에 죽는다. 이년 후면 내 나이 이미 스물인데 혼인을 하지 않았을 리가 없다. 혼례를 치르지 않았다 해도 정혼자는 있었을 것이다.”소명주가 다시 입을 열었다. “폐하께서 전하께 혼인을 하사하셨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낭자는 명이 짧아 혼례도 올리지 못한 채 급사했다고 합니다.”“어찌하여 급사했다더냐?”“그 사정까지는 자세히 알지 못합니다.”추영우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십중팔구 용비의 짓일 터였다.용비를 무너뜨릴 방도를 찾지 못하는 한, 그와 소설아의 관계는 영영 세상의 빛을 볼 수 없었다. 만약 용비가 소설아의 존재를 알게 된다면, 그녀를 궁으로 불러들여 온갖 방법으로 파멸시키려 들 것이 분명했다.추영우는 깊이 숨을 고른 뒤 다시 물었다.“서북 지역에 일어났다는 지룡은 또 어찌 된 일이냐? 피해는 얼마나 되었고, 구제는 누가 맡았느냐?”소명주는 감히 숨기지 못하고 자신이 아는 것을 모조리 털어놓았다.심문을 마친 추영우가 수하를 불렀다.“이자를 시랑부로 돌려보내라.”그리고 다시 소명주를 보며 말했다. “앞으로 궁금한 것이 생기면 언제든 널 불러 묻겠다.”그는 소명주의 말을 온전히 믿을 수는 없었지만, 그녀가 채여진에게 알려준 두 가지 일은 모두 들어맞았다. 일단 기다리며 지룡 사태가 결국 어찌 흘러가는지 지켜볼 참이었다.소명주의 불안했던 마음이 그제야 조금 가라앉았다. 적어도 목숨만큼은 잠시나마 부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뜻밖에도 그녀는 구황자와 연을 맺게 되었다.하지만 구황자는 머지않아 죽을 운명이었다. 그와 지나치게 깊이 얽혔다가는 훗날 자신 역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될 터였다. 결국 구황자를 발판 삼아 삼황자에게 접근할 기회를 엿보는 수밖에 없었다.*황궁.서경수가 원씨 가문에서 압수한 서신들을 황제에게 올렸다.“폐하, 원씨 가문에서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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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8화

“그딴 헛소리를 나보고 믿으라는 게냐! 명씨의 별장은 경성에서 반 시진이나 떨어진 곳이다. 미리 손을 써둔 것이 아니라면 어찌 그토록 절묘한 때에 나타날 수 있었겠느냐!”오 내관은 조심스레 달랬다.“전하, 그래도 이번 일로 명성을 얻지 않으셨습니까. 게다가 정이품 우도어사로 승진까지 하셨습니다. 이제 조정에서는 전하를 청렴한 관리라 칭송할 것입니다. 훗날에도 그 이름이 길이 전해질 것입니다.”서경수는 화가 치밀어 길길이 날뛰었다.명성 따위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금이었다.내 금괴!소설아에게서 한몫 단단히 챙기려 했건만, 설마 뒤에서 엉뚱한 놈이 가로챌 줄이야!서경수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 했다.오 내관이 다급히 뒤따라가며 물었다.“전하, 어디로 가시려고요?”“구황자 전하를 찾아가 따져야겠다.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돌려받아야지.”오 내관이 황급히 그를 붙잡으며 만류했다.“전하, 아마 돌려받기는 어려우실 것입니다.”서경수가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았다.“어째서냐? 난 그 분의 심기를 거스른 적도 없는데.”오 내관이 답했다. “전하, 지난번 전하께서 구황자 전하를 곤경에 빠뜨리려 하셨던 일을 이미 구황자 전하께서 눈치채셨습니다. 구황자 전하께서는 금괴를 가져가는 것으로 전하와의 지난 일은 모두 끝내겠다고 하셨습니다.”서경수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구황자가 속이 좁고 원한을 품으면 반드시 갚는 성정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 이토록 매정하고 독할 줄이야.“구황자 전하가 그 일을 어찌 알았단 말이냐? 설마 네놈이 불어버린 것이 아니냐?”오 내관은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전하, 소인의 목숨이 백 개라 한들 어찌 감히 그런 일을 하겠습니까!”서경수는 유일하게 남은 금괴 한 덩이를 품속에 챙겨 넣으며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구황자 전하의 눈치는 참으로 빠르구나. 지난번 일로 그 분은 은자 한 푼 손해 보지 않았거늘! 그런데 이번에는 내 금을 모조리 가져가다니…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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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9화

민씨는 화가 나서 미칠 지경이었다.“왜 소설아는 들어갈 수 있고, 나는 못 들어간다는 말이냐?!”문지기는 대문을 쾅 닫고는 팔짱을 낀 채 눈을 부릅뜨고 민씨를 노려보았다.“소 아가씨께서는 마땅히 지켜야 할 법도를 아시기 때문입니다.”“감히 이 미천한 놈이 고의로 이 몸의 앞길을 가로막아?”민씨는 머리끝까지 치솟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당장이라도 문지기를 붙잡아 갈기갈기 찢어 죽이고 싶은 심정이었다.월락이 곁에서 황급히 만류했다. “부인, 일단은 처소로 돌아가신 뒤, 큰 아가씨가 돌아오면 상황을 물어보시는 편이 좋겠습니다.”민씨는 간신히 이성을 되찾았다. “그래, 그년이 돌아오면 명주의 혼수를 대체 어디로 빼돌렸는지 내 반드시 따져 물을 것이다!”소설아가 사흘 동안이나 자취를 감췄지만, 민씨에게 중요한 것은 그녀가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가 아니었다. 지금 그녀의 온 신경은 오직 소명주의 혼수가 대체 어디로 사라졌는지에만 쏠려 있었다.후부로 돌아온 뒤에도 민씨는 여전히 마음을 놓지 못한 채 불안에 떨었다.월희의 부군이 강북 최고 지방관 자리에 오른 이후, 그녀에게 줄을 대려는 이들이 강가의 모래알처럼 넘쳐났다. 그 탓에 월희는 경계심이 남달랐고, 웬만해서는 타인에게 쉽게 속내를 드러내거나 곁을 내주는 사람이 아니었다.그런데 대체 소설아가 월희에게 무슨 말을 했기에, 월희가 그년에게만 그토록 다정하게 대한단 말인가?게다가 왜 자신은 만나주지 않는 것일까?'설마 난화문 쪽 일이 들통난 것은 아니겠지? 그럴 리가 없어. 난화문 놈들이 제 발등을 찍을 만큼 어리석지도 않고, 스스로 약점을 내어줄 리 없지.'월희는 이제 한 지방의 군권을 틀어쥔 강북 최고 지방관의 부인이었다. 마음만 먹는다면 난화문 따위는 단숨에 짓밟을 수 있는 위치였다.대체 어찌 된 일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민씨는 지난번에 입은 상처가 아직 완전히 아물지도 않은 터라, 감히 난화문 골목으로 다시 찾아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하지만 생각하면 할수록 의문만 깊어졌다.“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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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0화

민씨는 뺨을 감싸 쥔 채 넋을 잃었다. “월희야, 내가 대체 무얼 어쨌다고 이러는 거니?”왕 부인이 싸늘한 목소리로 쏘아붙였다.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는 네년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겠지!”이 일이 자신의 명예와도 직결된 문제만 아니었다면, 진즉 모든 진상을 낱낱이 밝혀 결판을 냈을 것이다. 자칫 일을 키웠다가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는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까 봐 참고 있을 뿐이었다.하지만 훗날 기회가 온다면, 민씨 저년만은 결코 가만두지 않으리라.“똑똑히 명심해라. 앞으로는 저년이 이 문턱을 한 발짝도 넘지 못하게 해!”말을 마친 왕 부인은 수하들을 거느린 채 미련 없이 저택 안으로 들어갔다.민씨가 철저히 망신당하는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한 소설아도 속이 후련해진 채 그 자리를 떠났다.그런데도 민씨가 막무가내로 문 앞을 지키고 서 있자, 문지기가 다시 한번 단호하게 으름장을 놓았다.“명색이 후작 부인이시면서, 체통은 좀 지키시지요. 당장 물러나지 않으시면 개를 풀겠습니다!”민씨는 그제야 이를 악문 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이제야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 십중팔구 과거 난화문과 얽힌 일이 들통난 것이 분명했다.민씨는 눈을 질끈 감았다.설마 소설아가 월희에게 모든 것을 일러바친 것일까?하지만 곧 고개를 저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소설아가 그 일을 어떻게 안단 말인가. 그년은 분명 난화문 놈들에게…아니지.문득 한 가지 가능성이 머리를 스쳤다.난화문 놈들은 평소와 달리 유독 자신에게 험악하게 굴었고, 지난번에는 두들겨 패기까지 했다. 그때만 해도 소설아가 놈들의 함정에 빠진 줄로만 알았다.그런데 정작 소설아는 지금까지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멀쩡히 살아 있었다.그 순간, 민씨의 눈빛이 번뜩였다.'틀림없어. 소설아 그 천한 년이 난화문 놈들과 한패가 된 게야!'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재수 없는 계집애! 어째서 아직도 살아 있는 거지? 애초에 그년을 물동이에 처박아 숨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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