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머리가 어떻게 된 것 아닙니까!”소명주의 안색이 순식간에 변했다.“저 여자가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예요! 이모님, 저 여자의 말을 믿지 마세요!”그때 한 어멈이 소명주 앞으로 다가왔다.“소 아가씨, 진정하십시오. 저분의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시지요. 군주 마마와 장공주 마마께서 계시니, 그 누구도 억울한 일을 당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연지는 가벼운 몸놀림으로 목검을 휘두르며 말을 이었다.“아가씨의 본래 뜻은 저에게 다른 아가씨를 모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감히 그런 일을 할 수 없다며 거절하였는데, 아가씨께서 후작부의 규수라는 신분을 내세워 저를 협박하셨습니다. 하는 수 없이 그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여기까지 말하자, 그녀의 목소리가 메어오기 시작했다.“제가 비록 천한 신분이오나, 지금껏 단 한 번도 남을 해친 적은 없습니다. 오늘 일부러 아가씨와 똑같은 차림을 한 것도, 이런 방법을 빌려서라도 함부로 남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을 뿐입니다. 이 세상에서 여인으로 살아가는 것만 해도 본디 쉽지 않은데, 어찌 같은 여인이 다른 여인을 곤경에 빠뜨린단 말입니까.”연지의 몸이 가늘게 떨리기 시작했다. 목소리 역시 처음의 차분함을 잃고 조금씩 흔들렸다.“저 역시 한때는 번듯한 양가의 여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기구한 운명에 휘말려 이 풍진 세상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저와 똑같이 차려입은 것이 그토록 굴욕적이셨습니까? 군주 마마, 제가 드릴 말씀은 모두 드렸습니다. 벌을 내리신다면 달게 받겠습니다.”마지막 말을 끝으로 검무도 막을 내렸다. 연지는 손에 쥔 목검을 바닥에 내던지고는,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한순간, 화청 전체가 바늘 하나 떨어지는 소리조차 들릴 만큼 고요해졌다.사람들의 시선이 다시 소명주에게로 쏠렸다. 그 눈빛에는 의구심과 경멸, 그리고 은근한 비웃음까지 뒤섞여 있었다.연지는 과거 난화문에게 해를 입은 적이 있었다. 그때 소설아가 사람을 보내 그녀의 신물을 돌려주었고, 연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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