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밤, 신시아는 아직 잠들지 못했다.내일이면 새 회사로 첫 출근하는 날, 오늘 김지원과 빈이를 데리고 겨우 율제시에 도착해 둥지를 틀었다.온종일 집을 정리하고 김지원이 빈이를 재우러 들어간 사이, 그녀는 지사 관련 자료와 부서원들의 이력서를 훑으며 업무 파악에 매진했다.경원을 떠나기 전, 하선재는 줄기차게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를 걸어 한채은에 대해 해명하려 했다.이에 그녀는 모든 연락을 무시했다.조금 전 전화도 막 잠든 빈이가 깰까 봐 급히 받았을 뿐이다.하선재의 술 취한 목소리에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정우진’이라는 이름에 그녀의 손가락이 멈칫했다.“하 대표님, 많이 취하셨네요.”하선재가 꺽 하고 술 냄새 섞인 트림을 내뱉었다.“취중 진담이라고 하잖아. 나 진짜 잘못했어. 제발 부탁이야. 날 외면하지 말아줘. 난 너랑... 너랑 친구 하고 싶단 말이야!”신시아는 술주정뱅이와 더 이상 실랑이를 할 기분이 아니었다.“그래요, 친구 해요. 지금 많이 취했으니 얼른 집에 가서 쉬어요.”“너 지금 분명히 말했다? 친구로서 충고 하나 하는데 네 라이벌은 은유라 뿐만이 아니야. 죽일 놈의 게이가 한 명 더 있어. 박도영 알지? 걔 정우진 좋아하는 것 같더라. 아까도 정우진이 그 자식 위한답시고 날 걷어차더라니까? 하! 정우진도 설마 걔한테 홀려서 게이 되는 건 아니겠지?”하선재의 말은 뒤죽박죽이었지만 맥락은 충분히 읽혔다.만약 신시아가 박도영의 사정을 미리 알지 못했더라면 무슨 소린가 싶었을 터였다.그녀는 휴대폰을 옆에 내려놓고 소리를 최소로 줄인 채 계속해서 자료를 살폈다.수화기 너머로 하선재의 웅얼거림이 희미하게 이어졌다.얼마나 지났을까? 전화기 너머의 소음이 끊겼지만, 통화는 종료되지 않았다.신시아는 통화를 종료하고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누웠다.그제야 전화를 끊고 몸을 일으켜 방으로 향했다.회사가 제공한 숙소는 복층 구조의 투 룸이었다. 그녀는 1층을 썼고 김지원과 아들 빈이가 2층을 사용했다.두 모자는 이미 깊은 잠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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