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장.정우진이 발길을 옮기는 곳마다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었다.그는 몇몇 상계 원로들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틈틈이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정중히 응대했다.“우진 오빠.”은유라가 그에게 다가와 팔짱을 꼈다.정우진의 팔이 아주 잠깐 뻣뻣하게 굳었다가 이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부드럽게 풀렸다.“마침 잘 왔어. 인사해, 이분은 전 회장님이야.”은유라는 정우진의 팔에 살며시 몸을 기댄 채 그가 소개하는 상대에게 우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전 회장님, 안녕하세요. 아버님께 익히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오늘 이렇게 뵙게 되어 정말 영광이에요.”“허허, 유라 양이 이렇게 컸나. 어릴 때 내가 안아주기도 했는데 말이야.”전 회장과 은유라가 덕담을 주고받는 사이 정우진의 시선은 본능적으로 주변을 훑었다.신시아가 보이지 않자 그의 미간이 미세하게 좁혀졌다.“오빠.”이때 은유라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기며 속삭였다.“사람들이 자꾸 우리 언제 결혼하냐고 물어봐.”어느새 대화의 주제는 그쪽으로 흐르고 있었다.정우진은 입꼬리를 올렸지만 희미한 눈웃음만 지을 따름이었다.“곧 하겠죠. 그때 꼭 와서 축하해 주세요.”주변 사람들이 환호하며 축하 인사를 건넸다.비즈니스 파티였지만 정계와 재계의 정점에 선 정우진의 사생활이 언급되자 분위기는 순식간에 최고조로 달아올랐다.그때, 뭇사람들 속에서 누군가 외쳤다.“정 대표님, 저기 오는 분 신 비서님 맞나요?”탄성과 의아함이 섞인 목소리에 모두가 고개를 돌렸다.사람들의 입에서 짧은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신시아였다.그녀가 입은 검은색 드레스는 화려함 대신 절제된 우아함이 흘렀다.은유라가 골라준 그 촌스러운 드레스에서 문제가 되었던 알록달록한 리본을 전부 떼어내고 너무 벌어진 재봉선은 과감히 정리해 등을 시원하게 드러냈다.잘록한 허리 라인과 그 위로 드러난 아름다운 쇄골, 살며시 비치는 뽀얀 살결은 그녀가 가진 차분한 분위기 속에 감출 수 없는 설렘을 더해주었다.드레스가 훼손된 상태였지만 큰 브랜드에서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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