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천만 원, 신시아가 지난 몇 년간 피땀 흘려 모은 전 재산을 정우진은 고작 ‘사소한 일’이라고 치부하는 걸까?그렇다면 임신은 그에게 ‘큰일’이 될 수 있을까?남자의 언짢은 기색이 파도처럼 밀려왔다.마치 한채은이 앗아간 돈이 정우진의 것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신시아는 입술 안쪽을 가볍게 깨물었다. 잠시 망설이던 그녀가 입을 열었다.“인사발령은 꽤 큰일이죠. 대표님, 생각 다 마치셨나요?”“아주 떠나고 싶어 안달이야?”정우진이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게다가 무조건 떠난다는 태도까지 보이네?”차 안에는 적막이 내려앉았다.그의 말이 너무나 직접적이고 단호해서 신시아는 부정조차 할 수 없었다.“더 이상 여기 남아 있어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요.”신시아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에 담긴 결심만은 단호했다.“그리고 저는 이미 대표님과 은유라 씨한테 충분히 폐 끼쳐드렸다고 생각하는 바예요.”최근 은유라의 움직임이 잦아들긴 했다.하지만 폭풍 전야의 고요란 그런 법이다.신시아는 은유라의 눈엣가시이니 때가 되면 반드시 뽑아내기 마련이다.그러니 이곳에 계속 머무는 건 눈치 없는 처사였다.핑곗거리야 수없이 많지만 단 하나, 임신은 결코 말할 수 없었다.정우진은 아직도 그녀가 정말 임신했는지 의심하고 있었다.이 여자의 속내를 파헤칠 길이 없으니까.굳이 숨기지 않아도 될 일을 숨긴다는 것은 필시 구린 구석이 있다는 뜻이었다.“시아야,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없니?”정우진이 에둘러 압박을 가했다.“내가 눈에 거슬리는 건 절대 못 참는 성격인 거 알지? 솔직하게 말하는 게 좋을 거야.”신시아의 목구멍이 꽉 막힌 듯 조여왔다. 마치 솜뭉치를 가득 집어넣은 것처럼 숨이 막혔다.그녀는 정우진을 빤히 응시했다. 맑고 투명하던 눈동자가 남자의 깊은 눈빛에 물들어 서서히 흔들렸다.“제가...”설마 이 남자가 뭔가 눈치챈 걸까?신시아는 이 순간이 올 것을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피할 수 없는 불안감이 엄습했다.양육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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