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상무님, 반갑습니다. 이곳 임시 책임을 맡은 한승윤 부장입니다.”한승윤은 예의를 차리는 듯하면서도 그 이면엔 묘한 오만함이 서려 있었다.신시아가 생각보다 훨씬 젊다는 사실에 놀란 듯 노골적인 눈빛으로 그녀를 위아래로 훑었다.“반가워요, 한 부장님.”신시아는 가볍게 고개를 숙여 화답한 뒤, 회사 입구에 도열해 있는 임원진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안녕하십니까? 이번에 새로 부임하게 된 신시아입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신 상무님, 안녕하십니까?”“어서 오십시오, 신 상무님.”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인사말은 하나같이 기운이 빠져 있었다.겉으로는 신임 상무을 환영하는 듯 보였지만 그저 형식적인 환영일 뿐 진심은 담겨 있지 않았다.신시아는 이미 이런 상황을 예상한 바였다. 그녀는 서류 가방을 들고 로비로 들어섰다.“30분 뒤에 회의 시작하죠. 인사팀장부터 먼저 들르라고 하세요.”곁을 따라붙던 한승윤이 그 말에 바로 제동을 걸었다.“오전 9시부터 부서별 회의가 잡혀 있습니다. 시간 조정은 좀 나중으로 미루시는 게 어떨지요? 지금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라 인사팀장은 이른 아침부터 채용 박람회 쪽으로 인력을 보냈습니다.”거절, 그리고 또 거절. 신시아의 지시를 단칼에 잘라내는 노련한 방어였다.그녀는 손목시계를 확인했다.지금은 여덟 시 반, 걸음을 멈춘 그녀가 한승윤을 똑바로 응시했다.“그럼 한 부장님께서 스케줄을 조정해 보시죠. 부서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저는 뭘 하면 될까요?”이에 한승윤이 거침없이 대답했다.“지사 업무 현황부터 천천히 파악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그러자 신시아가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맞받아쳤다.“그건 어젯밤에 이미 다 파악했습니다. 부장님이 한태경 이사님 조카분이라는 것도요. 원래는 그 아드님이 오기로 되어 있었고, 덩달아 부장님도 상무 승진을 기대하셨겠죠. 하지만 계획이 틀어지는 바람에 상무 자리는 물 건너갔고요.”“너무 상심하진 마세요. 여기서 실력만 제대로 보여주신다면 제가 직접 승진시켜 드릴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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