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이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너무 오냐오냐 키워서 그래. 네가 새언니니까 앞으로 좀 이해해 줘.”기현주가 은유라에게 말했다.은유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정다슬이 가고 나자 그녀의 표정도 한결 누그러졌다.아래층으로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마음이 무거웠다.정우진이 어젯밤 떠난 사실을 모두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기현주의 태도도 완전히 달라졌다.지난번 스캔들 때문에 은유라가 하마터면 정우진에게 해를 끼칠 뻔하면서 생겼던 불만이 한순간에 사라진 듯했다.은유라는 뻔뻔하게 모른 척 넘어갔다. 이 순간, 정씨 가문의 며느리 자리가 확실히 굳어진 것만 같았다.“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앞으로 제가 다슬이를 많이 이해할게요.”권미희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할머니, 다 드셨어요?”은유라가 인사하듯 물었다.“다 먹긴 뭘 먹어. 입맛이 없구나.”권미희는 곧장 거실로 향했다.은유라는 알았다고 가볍게 대답했다.“할머니도 연세가 있으시니 가끔 입맛이 없을 때가 있어. 괜찮아.”기현주가 재촉했다.“너 얼른 먹어. 다 먹고 우진이한테 삼계탕 좀 가져다줘.”은유라는 고개를 끄덕였고, 그제야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민여정이 운영하는 회원제 라운지는 상류층 사모님들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곳이었다.신시아가 도착했을 때, 화려하게 꾸민 사모님들이 파라솔 아래에 앉아 디저트를 먹고 있었다.오후 3시. 햇살은 한창 따사로웠고 기온도 적당했다.신시아는 검은 원피스를 입고 긴 머리를 포니테일로 묶었다. 머리카락이 어깨를 스치며 발랄하고 생기 있어 보였다.주경재는 안으로 따라가지 않았고 차 옆에 서서 아무도 모르게 신시아의 사진을 한 장 찍어 어딘가로 보낸 뒤, 휴대폰을 넣고 차에 돌아가 기다렸다.“신 상무님, 이쪽으로 오세요.”민여정은 신시아가 오자 반갑게 인사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맞았다.그녀는 여전히 노골적인 눈빛으로 신시아를 훑어보았다.“여사님, 그냥 시아라고 불러주세요.”오늘은 비즈니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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