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대표님 아이 아니라고요!: Chapter 321 - Chapter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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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신시아는 김지원을 달래며 말했다.“괜찮은 육아 도우미 구하면 하루 시간 내서 같이 쇼핑하러 가자. 바람도 쐬고.”김지원은 그 말에 금세 눈이 반짝였다.“백명 백화점 본점이 율제시에 있다던데, 그때 거기 가볼까?”“그래.”신시아의 몇 마디 위로만으로 김지원은 금세 기운을 되찾아 신나게 쇼핑 이야기를 시작했다.30분 뒤, 베리아 산후조리원.신시아는 차에서 내려 문을 잠그고, 김지원과 함께 빈이의 유모차를 밀며 안으로 들어갔다.면으로 만든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안내 직원이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었다.직원은 다가오자마자 빈이 옆에 쪼그려 앉아 아이와 놀아주면서 두 사람에게 물었다.“두 분은 산후조리 상담을 받으러 오셨나요, 아니면 육아 도우미를 알아보러 오셨나요?”“산후조리...”“육아 도우미요.”신시아가 먼저 대답하며 김지원의 말을 끊었다.신시아가 로비를 한 바퀴 둘러보던 중, 마침 엘리베이터에서 나오는 민여정과 그 옆에 있는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자에게 시선이 멈췄다.여자는 굵은 웨이브 머리에 짧은 치마를 입고 있었고, 배가 크게 불러 있어 출산이 얼마 남지 않은 듯했다.‘이분이 고씨 가문의 며느리일 거야.’“지원아, 너 먼저 보고 있어. 아는 사람이 있어서 인사하고 올게.”신시아가 김지원에게 눈짓했다.김지원은 신시아의 임신 사실이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는 걸 알아차리고는 고개를 끄덕이며 직원과 함께 빈이를 데리고 육아 도우미 상담을 받으러 갔다.신시아는 민여정 쪽으로 걸어갔다. 마침 민여정도 그녀를 발견했다.“신시아 씨? 이런 데서 다 만나네요. 여긴 무슨 일로...”민여정이 놀란 눈빛으로 바라봤다.“친구가 육아 도우미를 알아보고 있어서 같이 왔어요.”신시아는 민여정에게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여사님, 또 뵙네요.”민여정도 웃었다.“그러게요. 아직 젊고 결혼도 안 했을 텐데 이런 데 올 일이 없잖아요.”그러면서 옆에 있던 임신부를 가까이 끌어당겼다.“제 며느리, 오효연이에요.”“안녕하세요. 신시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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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2화

터키석은 아주 값비싼 보석이었다.목걸이 하나만 해도 최소 2천만 원은 훌쩍 넘었다.신시아는 민여정과 이런 고가의 선물을 주고받을 만큼 가까운 사이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대뜸 대답했다.“그럼 감사히 받을게요.”“뭘요. 별말씀을요.”민여정은 신시아의 뜻을 알아차렸다.신시아는 민여정이 차에 오르는 것을 지켜본 뒤 몸을 돌려 산후조리원 안으로 돌아갔다.이곳은 율제시에서도 손꼽히는 최고급 산후조리원으로, 가장 저렴한 프로그램도 2천만 원부터 시작했다.신시아는 애초에 조리원 상담을 받을 생각이 없어 안으로 들어가서는 김지원과 함께 육아 도우미만 알아봤다.김지원은 가장 경력이 좋은 육아 도우미 한 명이 마음에 들었지만 임금이 600만 원이라는 말을 듣고 아까워했다.“경원에서 알아본 사람은 400만 원이었는데.”“비싼 데는 이유가 있겠지. 마음에 들면 일단 시험삼아 써보자.”신시아가 경력서를 확인해 보니 경험이 풍부했고 이전 고용주들의 평가도 모두 좋았다.좋은 육아 도우미는 돈이 있어도 쉽게 구하기 힘들었다. 김지원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비용이었으나 지금은 여유가 없어서 망설이는 것이다.김지원이 망설이는 사이 신시아는 카드를 꺼내 바로 계약하고 수습 기간 비용까지 결제했다.뒤늦게 알아챈 김지원은 감동하면서도 속이 쓰렸다.“앞으로 너도 돈 들어갈 데 많잖아. 좀 아껴 써.”“돈은 또 벌면 돼. 빈이한테 아끼긴 싫어.”신시아는 영수증을 김지원 손에 쥐어주며 말했다.“근데 육아 도우미가 오면 지금 집은 좁아서 안 될 것 같아. 대책을 세워야겠어.”회사에서 제공한 복층 빌라는 방이 두 개뿐이라 육아 도우미가 머물 공간이 부족했다. 그렇다고 거실 바닥에서 재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김지원이 바로 말했다.“나 어제 맞은편 아파트에 임대 나온 집 봤어. 내가 거기로 옮길게. 그러면 잘 곳도 생기고 라이브 방송할 공간도 따로 만들 수 있잖아.”육아 도우미를 구했으니 김지원도 일을 다시 시작해 방송으로 돈을 벌어야 했다.“좋아. 그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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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3화

가장 많이 전화하고 문자를 보낸 사람은 주경재였다. 어디에 갔냐며 모두 회의 진행을 기다리고 있다고 재촉했다.말이 회의지, 사실은 신시아를 몰아붙이려고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신시아는 답하지 않았다.신시아는 한승윤이 보내온 수많은 문자도 열어봤다. 마지막 문자는 이랬다.[신 상무님, 피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정 대표님은 대체 왜 이런 겁쟁이를 지사 책임자로 보낸 겁니까!]신시아는 여전히 답하지 않고, 휴대폰을 무음으로 둔 채 다시 가방 안에 넣었다.그녀는 김지원과 맞은편 아파트를 계약하고, 김지원과 빈이의 짐을 그쪽으로 옮겼다.한바탕 정신없이 움직이고 나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져 있었다.두 집은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고 있었다.김지원은 빈이를 안고 집 앞 계단에 앉아 신시아가 젖병을 가져오길 기다렸다.“갑자기 남자 하나쯤 있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김지원이 도로 건너편 신시아를 향해 목청껏 외쳤다.“우리 둘 중 하나라도 남편이 있었으면 이럴 때 끌고 와서 짐꾼으로 쓰면 딱이잖아.”신시아는 젖병을 들고 밖으로 나와 문을 잠근 뒤 그녀 쪽으로 걸어왔다.“그럼 너도 하나 찾지 그래.”김지원이 코웃음을 쳤다.“내가 마음만 먹으면 손만 까딱해도 줄줄이 와. 일 안 해줘도 괜찮아, 돈만 주면 되니까. 정 대표님 같은 분도 좋아. 네가 이혼 안 했어도 나쁘지 않았을걸? 먹고 놀며 돈 걱정은 안 했을 거잖아. 이런 일 생겼을 때 직접 짐을 나르지 않아도 돈 주고 사람 부르면 그만이지.”신시아는 김지원 집 앞에 도착했다가 계단에 앉아 있는 그녀를 보고 잠시 걸음을 멈췄다.김지원의 생각은 늘 변덕스러웠다.어떤 때는 사랑이 없으면 남자가 돈이 아무리 많아도 싫다고 하더니, 막상 일이 닥치자 돈만 있어도 괜찮다는 식이었다.김지원에게는 그냥 하는 말이었겠지만, 실제로 그런 결혼을 살아본 신시아는 그 맛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신시아는 잠시 생각한 뒤 말했다.“감정 없는 결혼은 계속해 봤자 서로 시간만 낭비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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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4화

“그건...”임정현은 난처해했다.“대표님 집안일인데 제가 끼어들어도 괜찮겠어요?”정우진의 뜻이라면 정씨 가문 사람이 직접 전해도 되는 일이었다.아랫사람인 자신이 정씨 가문 가족들 앞에서 정우진의 말을 대신 전한다는 건 아무래도 부담스러웠다.“시키는 대로 해.”정우진이 짧게 말했다.“그쪽도 널 난처하게 하진 않을 거야.”임정현은 결국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어서 전화를 끊었다.정우진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다가 문득 무언가 떠오른 듯 걸음을 멈추고 박도영을 돌아봤다.박도영은 양손에 캐리어를 하나씩 끌며 따라오고 있었다.“휴대폰 줘.”말이 떨어지자 박도영은 캐리어를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건넸다.정우진은 휴대폰을 받아 유심칩을 빼 버리고 새 유심을 끼웠다.“여기에 내 번호 저장돼 있어. 무슨 일 있으면 전화해. 그리고 지금은 꺼져. 내 눈앞에 보이지 마.”그는 휴대폰을 돌려주고 자기 캐리어를 챙긴 후 성큼성큼 떠났다.네온사인이 도시의 저녁을 밝히고 있었다.한산한 도로 위로 빛이 쏟아져 남자의 그림자를 길게 늘였다.박도영은 정우진의 뒷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몸을 돌려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경원, 정씨 가문.“현주 씨, 유라가 우진이와 결혼하는 게 우리 은씨 가문 입장에서 과분한 혼사인 거 알아요. 그래도 우진이가 유라를 너무 소홀히 하는 거 아니에요?”손연경은 눈가가 붉어진 은유라를 품에 안고 마음 아파했다.기현주와 수십 년 이어온 우정이 깨지는 한이 있어도 오늘만큼은 따져야 했다.“남자가 결혼 전이랑 후가 다르다는 말도 이해해요. 우진이가 바쁜 사람이니 평생 유라 비위만 맞춰주길 바란 적도 없고요. 그런데 아직 결혼도 안 했잖아요. 둘이 제대로 사귄 지 1년도 안 됐는데 벌써 이러면, 내가 어떻게 안심하고 딸을 맡겨요?”기현주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한편으로는 오랜 친구인 손연경이 정씨 가문까지 찾아와 따지는 바람에 집안사람들 앞에서 체면이 서지 않았다.무엇보다 애초에 이 결혼을 가장 적극적으로 밀어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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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그 말이 떨어지자 은유라는 곧바로 손연경을 향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그녀가 이 모든 일을 벌인 이유가 정우진과의 결혼하기 위해서인데 어찌 취소할 수 있겠는가.손연경은 은유라를 껴안는 척하며 그녀의 행동을 가렸다.“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세요!”기현주는 정말로 화가 났다.“우리 정씨 가문이 마음먹으면 어떤 며느리를 못 들여요? 그런데 은씨 가문과 혼사 얘기가 나온 뒤로 일이 몇 번이나 터졌는지 알잖아요? 결혼 소식이 이미 파다하게 퍼졌는데 인제 와서 안 하겠다고요? 연경 씨, 유라가 뭘 잘못했는지도 좀 돌아보세요. 결혼 취소 얘기로 나 압박하려 하지 말고요.”정다슬은 기현주의 고함에 깜짝 놀라 권미희 쪽으로 몸을 붙였다.권미희는 눈을 감았다. 보기 싫어서인지, 아니면 오랜 친구들이 얼굴 붉히는 꼴을 차마 볼 수 없어서인지 알 수 없었다.“혼사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소란이 나서 남들 웃음거리가 됐네요. 양쪽 다 잘못이 있어요. 은씨 가문이 정말 이 일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 이 결혼 취소해도 괜찮아요.”정재형은 굳은 얼굴로 의견을 말한 뒤 자리에서 일어나 위층으로 올라갔다.그가 자리를 떠나자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손연경은 기현주를 잘 알고 있었던 터라 그녀를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는 알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정재형까지 있다는 걸 잠시 잊고 있었다.그녀는 바로 입을 다물었고 표정도 어색해졌다.“죄송합니다. 저희 때문에 또 걱정 끼쳐드렸네요.”은성빈이 자리에서 일어나 정태석과 권미희에게 고개를 숙였다.“혼사가 잘 풀리면 경사지만 잘못되면 양가가 원수가 될 수도 있는 일입니다. 유라와 우진이 사이에는 문제가 없어요. 유일한 문제는 신시아 씨예요. 오늘은 저희가 무례하게 들이닥친 것 같습니다. 은씨 가문을 대표해 사과드립니다.”말을 마친 그는 다시 기현주를 바라봤다.“두 사람의 혼사가 정씨 가문에 많은 폐를 끼친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 와서 결혼을 취소하면 더 큰 웃음거리가 되겠죠. 서로 한 걸음씩 물러서는 것은 어떻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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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한편, 은유라와 손연경이 눈빛을 주고받았다.곧 손연경이 자리에서 일어났다.“우진이가 따로 할 말이 있다는데 두 사람끼리 얘기하게 두죠. 나는 현주 씨랑 얘기 좀 할게요.”손연경은 기현주 곁으로 가 그녀를 소파에 앉히려 했다.기현주는 손을 뿌리쳤다.“할 말은 방금 다 한 거 아닌가요?”“화내지 말아요. 아까 내가 너무 흥분했어요. 젊은 애들 일 때문에 우리 사이까지 망가뜨릴 필요는 없잖아요. 현주 씨는 그래도 우진이 말고 다슬이도 있잖아요. 나는 유라 하나뿐이니까 마음이 더 쓰여서 그래요. 나한테 화내지 말고...”손연경은 다시 부드러운 말로 달래기 시작했다.다른 한편, 은성빈은 임정현을 따라 거실 밖으로 나갔다.임정현은 정우진이 시킨 말을 그대로 전하고 명함 몇 장을 건넸다.“이게 무슨 뜻이죠?”은성빈은 이해하지 못했다.“은성빈 씨께서 뜻을 모르시겠으면 은유라 씨에게 직접 물어보시면 됩니다.”임정현은 끝까지 정중한 태도를 유지했다.“대표님 말씀으로는 은유라 씨와 충분히 얘기해 보신 뒤에도 이해가 안 되시면 그때 대표님께서 직접 설명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은성빈이 미간을 찌푸렸다.“그리고 한 가지 더 전하셨습니다. 정씨 가문에서는 누구도 정 대표님 대신 결정을 내릴 수 없다고요. 은씨 가문에서 이번 혼사나 대표님께 불만이 있으시면 대표님께 직접 말씀하시고, 대표님과 연락이 안 되면 저를 찾아주세요. 제가 전달하겠습니다.”임정현은 오랫동안 정우진 곁에서 일해서인지 행동과 말투에 정우진을 닮은 구석이 있었다.은성빈은 몇 초 고민한 뒤 거실로 돌아가 손연경과 은유라를 데리고 정씨 가문을 나갔다.그때 손연경은 이미 기현주에게 져주며 화해를 청한 상태였다.기현주는 여전히 화가 나 있었지만 더는 심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것만으로도 손연경의 체면을 봐준 셈이었다.기현주는 떠나려는 임정현을 붙잡았다.“우진이가 은씨 가문에 무슨 말 전하라고 했어?”“사모님, 대표님께서는 사모님께서 본인 일에 너무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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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7화

정태석은 정우진과 몇 마디 더 나눈 후 은씨 가문과의 결혼 문제는 정우진 본인이 알아서 결정하게 두기로 했다.거실로 돌아온 후 정태석은 정다슬에게 휴대폰을 돌려줬다.“우진이 일은 이제 아무도 간섭하지 마라. 우진이가 스스로 처리하게 해.”정태석이 그렇게 못 박자 기현주도 정우진에게 전화를 걸어 따져 묻고 싶었던 마음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율제시.육아 도우미는 내일 오기로 되어 있었다.그래서 그날 밤 김지원은 빈이를 데리고 다시 신시아 집으로 와서 잤다.자정이 가까워졌을 무렵, 위층에서 김지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시아야, 왜 이렇게 뒤척이는 거야?”신시아가 일부러 죽이고 있던 숨소리가 그제야 조금 자연스러워졌다.그녀는 몸을 일으켜 달빛을 따라 위층을 바라봤다.“그냥... 이유 없이 마음이 좀 불안해서 그래.”“뭐가 불안해?”김지원은 난간을 짚고 일어나 맨발로 아래층까지 내려오더니 그대로 신시아 침대 위로 올라왔다.“우리 경원을 떠났어. 임신한 것도 어차피 들킬 뻔했다가 넘어갔고, 정우진도 이상한 거 못 알아챘잖아. 이제 무서울 게 뭐가 있어?”신시아는 침대 헤드에 기대앉아 가느다란 눈썹을 잔뜩 찌푸렸다.그녀도 무엇이 불안한지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었다. 마치 공기 중 산소가 조금씩 줄어들어 서서히 숨이 막히는 듯한 불안감이었다.“누워. 내가 같이 있어 줄게.”김지원이 신시아의 베개를 두드렸다.“아기 낳고 나면 감정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잖아. 너도 임신 후반기라 호르몬 때문에 감정 기복이 심할 수 있어. 괜찮아, 내가 옆에 있으니까.”신시아는 다시 누워 김지원이 옆에서 계속 조잘대는 소리를 들었다.“나 계획 다 세웠어. 내일 육아 도우미 오면 바로 방송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거야. 먼저 방송 방 꾸미고 장비도 새로 한 세트 사고...”“그리고 말이야 너한테 영양식 만들어 주는 계정은 팔로워가 엄청나게 빨리 늘더라. 빈이 사진 올리는 것도 마찬가지고. 너 출산하면 나도 계정 하나 만들어서 시작해 볼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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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뭘 걱정해요. 닥치면 닥치는 대로 막으면 되죠.”신시아는 이은수에게 걱정하지 말라는 눈빛을 보냈다.그때 주경재가 허리를 짚고 다가와 이은수를 노려봤다.“신 상무님, 한 부장님과 한 이사님의 아드님이 기다리고 계셔요.”말투가 불손한 건 아니었지만 내용만 보면 완전히 상대편의 심부름꾼 같았다.이은수가 눈을 흘겼다. 그녀는 며칠 함께 지내며 주경재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설렘도 거의 다 사라졌다.“제가 이미 상무님께 말씀드렸거든요? 비켜요. 길 막지 말고요.”이은수가 다시 주경재를 한 번 밀었지만 그는 허리를 곧게 펴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그러자 이은수가 발을 들어 그의 발등을 세게 밟았다.“악.”주경재는 아파서 한 발로 뛰며 발을 감쌌다.“남부 지역 여자들은 왜 이렇게 거칠고 난폭한가요?”이은수는 신시아를 감싸듯 지켜주며 앞장서 회사 안으로 들어갔다.그 시각 회사 분위기는 살얼음판이었다.어제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신시아를 끌어내리려 했는데, 정작 신시아가 나타나지 않았다.잔뜩 벼르고 있던 사람들이 서로 얼굴만 바라보다 그저 허공에 주먹질한 꼴이 됐다.자고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법이다.화가 풀리지 않은 임원들은 애꿎은 직원들에게 짜증을 쏟아냈고, 그 탓에 사내 분위기는 잔뜩 얼어붙어 있었다.신시아가 나타나자 직원들은 인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조차 몰라 눈치만 봤다.신시아는 주변을 쳐다보지도 않고 엘리베이터에 탔다. 그녀는 최상층에 도착한 뒤 곧장 자기 사무실로 향했다.하지만 문 앞에서 한승윤이 길을 막았다.“신 상무님, 임원들이 회의실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 이사님의 아드님도 오셨고요.”한승윤은 팔을 내밀어 신시아의 앞을 막으며 문 앞을 완전히 가로막았다.신시아가 멈춰 서며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오늘도 회사에 안 나오실 줄 알았습니다.”한승윤이 빈정거렸다.“신 상무님, 피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이 자리까지 올라오신 분이 그 정도도 모르는 건 아니겠죠.”신시아는 차갑게 그를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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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주경재는 한승윤을 힐끗 봤다.한승윤은 다시 한우빈을 바라봤다.한우빈의 못생긴 얼굴이 이 시각 더 추하게 일그러졌다.“신시아, 너는 고작 정우진 옆에 있는 개일 뿐...”“한우빈 씨, 지금 나가달라고 정중히 말씀드렸습니다. 계속 무례하게 나오시면 경비팀 부를 겁니다.”신시아의 말이 떨어지자 경비팀장은 고개를 푹 숙였다.한승윤이 비웃었다.“신 상무님, 정말 기세등등하네요. 회사에 이렇게 큰 문제를 일으켰는데도 아무도 간섭하지 못하게 하네요? 정 대표님이 뒤를 봐준다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 줄 아는가 보네요? 이사님이 일부러 아드님을 보내 상황을 지켜보게 하신 겁니다.”“백영 그룹이 언제부터 한씨 성을 쓰게 됐죠?”신시아가 되물었다.“정말 한 이사님이 한우빈 씨를 보내신 거라면, 정 대표님을 저를 건너뛰고 권한을 행사하신 셈이네요. 그럼 제가 정 대표님께 전화해서 확인해 보겠습니다.”신시아는 휴대폰을 들고 전화를 걸려 했다.한우빈은 한태경의 아들이었고, 재계에서 나름 큰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었다.하지만 지금 정우진과 한태경의 사이는 사실상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틀어져 있었다.신시아가 한씨 가문에 조금이라도 체면을 세워주면 오히려 정우진의 체면을 깎는 꼴이었다.“정우진 이름으로 날 겁주려 하지 마.”한우빈이 벌떡 일어났다.“오늘 정우진 대표님이 여기 앉아 있어도 날 내쫓지는 못할 거야.”정우진은 한우빈을 직접 쫓아내진 않을 테지만, 대신 신시아가 내쫓도록 내버려 두고 뒤에서 엄지를 치켜세웠을 가능성이 컸다.오랫동안 정우진 곁에서 일한 신시아는 그 부분만큼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오해하셨네요. 먼저 좋게 나가달라고 부탁드렸는데 안 나가시니 다른 방법을 쓰려는 것뿐입니다.”신시아가 고개를 살짝 들었다.“시간이 많지 않아요. 체면을 지킬 수 있을 때 나가시죠.”한우빈은 당장 오늘 신시아를 자리에서 끌어내릴 기세로 들이닥쳤다.하지만 그의 야심 찬 계획은 순식간에 신시아에 의해 무너져 내렸다.그는 화가 나 손을 거칠게 내젓고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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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0화

“제가 그렇게 잘못했다면 여러분들이 연합해서 직접 본사에 보고해 저를 교체해 달라고 하세요.”신시아는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말했다.“지사 규정은 제가 직접 만들었어요. 직원들이 연합해서 상급 기관에 바로 문제를 제기할 수 있고, 임 비서님 이메일로 보내면 됩니다. 여기 있는 분들 모두 보고서에 서명하면 정식 의견으로 접수될 겁니다.”말하면서 신시아는 휴대폰을 들어 임정현의 이메일 주소를 업무 단체방에 올렸다.“주소는 여기 있어요. 하세요.”한승윤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나머지 사람들도 숨소리조차 크게 내지 못했다.“안 하실 거면 이제 제가 두 마디 하죠.”신시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으로 테이블을 짚었다.“우선 제 개인적인 일 때문에 회사에 부정적인 여론이 생긴 점은 사과드립니다. 이 부분은 이미 정 대표님께 보고했고 제 잘못도 인정했어요. 그리고 문제를 바로잡을 방법도 찾아 즉시 조치했고요.”한승윤이 몇 번이나 다듬어 완성한 비난의 말과는 달리 신시아의 말은 간결하면서도 힘이 있었다. 말만 하는 사람보다 행동하는 사람이 사람을 설득하기 쉬운 법이었다.신시아의 말이 끝나자마자 휴대폰 알림이 울렸다.경제 뉴스 속보였다.신시아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게시물이 언론에 의해 캡처되었고 이는 그녀와 민여정이 매우 친밀한 관계임을 증명하는 자료가 되었다.어제의 터무니없는 뉴스는 스스로 무너졌다.한승윤의 의도적인 방해와 비난은 신시아의 가볍고 담담한 몇 마디 말 앞에서 힘이 빠져버렸다.한승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얼굴이 푸르렀다가 하얘졌다.“하지만 한 부장님 말이 맞는 부분도 있어요. 이 일을 그냥 넘길 수는 없죠. 제가 여러분에게 불편을 끼친 건 인정합니다. 대신 이번 일을 통해 여러분 쪽의 부족한 점도 확인했습니다.”신시아가 말을 돌리며 주도권을 잡았다.회의실 구석에 있던 주경재가 몰래 휴대폰을 꺼내 한 사람의 프로필을 눌러 무음으로 영상통화를 걸고 회의실 화면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카메라에 잡힌 건 신시아의 뒷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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