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시선이 백미러 속에서 마주쳤다.네온 불빛이 막 켜지기 시작했고 촘촘히 박힌 빛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차 안은 명암이 교차하며 흐릿해졌다.신시아의 눈에는 남자의 깊게 파인 눈매만이 그림자처럼 짙게 박혔다.그녀가 먼저 시선을 피하고 묵묵히 앞을 바라보며 운전했다.“건우가 대표님과 비교나 될 리가 있나요.”“그렇지.”정우진의 말투는 서늘했다.“사람 보는 눈이 갈수록 형편없어져.”영문도 모른 채 핀잔을 들은 신시아는 어리둥절했다.“대표님 말씀이 다 맞아요.”잠시 침묵하던 그녀가 덧붙였다.“그렇지만 제 사생활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부디 공과 사를 구별해주셨으면 합니다.”내 사생활은 당신과 하등 상관없는 일이다.그러니 당신이 은유라와 벌이는 일들도 나를 끌어들이지 마라. 그런 무언의 선 긋기였다.정우진은 무심한 표정으로 손목시계 테두리를 천천히 문질렀다. 그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반 시간 후, 고씨 저택.신시아가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어깨선이 단아한 연회색 원피스에 플랫슈즈 차림이었다.정우진의 곁에 서자 훤칠한 몸매의 남자와 키 차이가 확연했다.완벽하게 어우러지는 키 차이, 시선을 사로잡는 수려한 외모와 특유의 분위기까지,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발을 딛기가 무섭게 고현조와 민여정이 다가왔다.“정 대표님,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저희 결혼기념일에 이렇게 직접 발걸음 해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고현조는 한껏 자세를 낮추었다.정재형과 비슷한 연배임에도 한참 어린 정우진 앞에서 전혀 거리낌 없이 몸을 낮추는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인물인지 짐작게 했다.정우진은 평온한 기색으로 화답했다.“과찬이십니다, 고 대표님. 저야말로 영광이죠. 덕분에 좋은 기운을 나누고 갑니다.”“정 대표님도 곧 결혼한다는 소식을 진작 들었는데 저도 국수 먹을 자격이 될지 모르겠네요.”정우진과 고현조가 앞장서서 나란히 걸었다.한편 신시아는 민여정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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