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g-log in고현조는 말을 이어가다 불현듯 주위의 기류가 달라졌음을 감지했다.다시 정우진을 올려다보니 얼굴이 어느새 굳어 있었다. 고현조는 가슴속으로 섬뜩함을 느꼈다.“대표님?”“고 대표님, 실례하겠습니다.”정우진은 짧은 말을 내뱉고는 차 쪽으로 향했다.고현조는 그의 쌀쌀맞은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차마 배웅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정우진은 차 옆에 다가가 창문을 살짝 내렸다. 안에서 신시아가 누워 있는 모습이 희미하게 보였다.그녀는 몸 위에 검은색 니트 가디건이 덮여 있었고 반쯤 가려진 얼굴 위로 눈을 감은 속눈썹만이 길게 드리워졌다.정우진은 차 보닛 위에 기대 담뱃불을 붙였다. 시선은 쉴 새 없이 차 안의 그녀에게 닿았다.신시아는 또 그를 속였다.하지만 왜 그랬는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니코틴 향이 콧속을 채우며 정우진을 잠식해갔다. 평소 같으면 냉철함을 잃지 않을 그였지만 지금은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뒤엉키고 있었다.아니, 어쩌면 언제부턴가 혼란의 징조는 시작되었을지도 모른다.지금 비로소 모든 것이 폭발해버린 것이다.신시아는 편안하게 잠들지 못했다.차 안에는 정우진에게서 나는 은은한 침향이 맴돌았고 그 향기가 그녀를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몽롱한 상태로 그녀는 눈을 살짝 떴다.정우진은 엔진 쪽에 기댄 채 차체를 두 팔로 짚고 서 있었다.가로등 불빛이 그의 검은 정장을 비추며 따뜻한 색감으로 물들이는 듯했다.신시아는 이불처럼 덮고 있던 가디건을 벗어 던지고 차에서 내렸다.“대표님, 다 끝났나요?”차 안은 훈훈한 열기로 가득했고 그녀의 코끝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맑고 투명한 눈동자는 이내 붉은 기가 돌며 마치 순수하고 착한 어린 토끼 같았다.“장건우 씨가 진승현 대표님 딸과 사귀고 있대.”역광 속에서 정우진의 입술 윤곽만이 희미하게 보였다.신시아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옆으로 늘어뜨린 손이 치맛자락을 꽉 움켜쥐었다.“건우랑은 사실 율제에 오기 전부터 헤어졌어요.”정우진의 말투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
진승현은 장건우가 전화한 이유를 정확히 꿰뚫고 있었기에 바로 말을 끊었다.“내일까지 짐 싸서 나가. 다시는 우리 아름이한테 얼씬거리지도 말고!”“대표님! 저 정말 정 대표님께 미움 살 만한 짓 한 거 없습니다.”장건우는 절박하게 외쳤다.“오해에요. 제가 다 설명해 드릴게요!”문득 진승현 쪽에서 그의 딸 진아름의 흐느낌이 들려왔다.“아빠, 저랑 건우 씨 사귀는 거 분명 허락해주셨잖아요. 한번 만나보라고 하셨으면서 왜 약속을 어기세요? 전 그 사람이 좋다고요.”“네가 좋아하면 뭐 해! 정 대표님을 건드려서 우리 가문이 통째로 날아갈 판인데! 건우 그놈 하나 때문에 우리 집안 전체가 망하게 생겼어. 알아?”진승현은 딸 진아름과 장건우 사이에 감정이 싹틀 때 이 관계를 끊어버리지 못한 걸 사무치게 후회했다.장건우가 능력이 괜찮고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선뜻 데릴사위로 들어올 의향이 있다는 점에 잠시 안일한 마음을 품었던 것이 화근이었다.신시아와 헤어졌으니 정우진을 건드릴 일은 없을 거로 생각했다.그런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런 끔찍한 일이 벌어지다니!“대표님, 제가 정 대표님께 직접 설명해 드릴 수 있습니다. 한 번만 기회를 주세요. 정 대표님이 왜 이러시는지 제가 다 압니다!”장건우는 순간 정우진이 왜 이런 일을 벌이는지 깨달았다.“아빠, 제발요...”진아름의 애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진승현은 깊이 생각한 끝에 장건우에게 말했다.“정 대표님 연락처를 줄 테니 건우 씨가 직접 연락해. 만약 대표님이 여전히 건우 씨를 해고하라고 한다면 더 이상 기회는 없어. 이 기간에 우리 아름이랑은 일절 연락하지 마.”전화가 툭 끊어지고 불과 1분도 채 되지 않아 진승현한테서 정우진의 연락처를 받았다.장건우는 즉시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몇 번의 신호음이 울리더니 전화가 뚝 끊겼고 다시 걸자 또다시 끊겼다.마지막으로 간절하게 시도한 통화는 이미 불가능했다. 정우진에게 차단당해버린 것이다.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는 정우진이 절대 받지 않는다는 것을
“죄송합니다. 제가 몸이 좀 불편해서 술은 마시지 못할 것 같습니다.”신시아의 목소리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상대 남자의 얼굴은 금세 굳어졌다.“신 상무님, 율제시 상권의 규칙을 아직 잘 모르시는 겁니까? 제가 곤란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말입니다.”주변 사람들이 연신 힐끔거렸다. 신시아가 왜 이 술잔을 받지 않는지에 대한 궁금증과 평가가 뒤섞인 시선들이 그녀에게 쏟아졌다.곤란한 상황에 놓인 신시아는 술을 마실 수도, 안 마실 수도 없는 진퇴양난의 곤경에 처했다.“신 상무가 몸이 불편하다니 제가 대신 마시죠.”이쪽의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정우진이 앞에 있던 사람과의 대화를 마무리하고 잔을 든 채 다가왔다.남자는 정우진의 등장에 얼굴색이 미묘하게 변했다.“정 대표님, 제가 그런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닙니다. 정말 잔이나 한번 부딪히고 싶었던 것뿐이에요. 신 상무님께서 잔만 살짝 들어 올리셔도 괜찮았습니다.”“이 친구가 이틀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아서 오늘 제가 동행한 겁니다. 술을 권하는 것은 이쯤에서 멈추는 게 좋겠네요.”정우진의 간단명료한 설명에 남자는 안심하는 기색을 보이며 신시아가 정말 몸이 좋지 않다고 믿는 듯했다.“제가 석 잔 마시겠습니다. 정 대표님은 편하게 하세요.”남자는 한 잔을 비우고 연달아 남은 두 잔까지 단숨에 마셨다.이에 정우진도 고개를 들어 잔에 담긴 술을 말끔히 비워냈다.주변에서는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정우진이 명색이 상사인데 그녀를 대신해서 술을 마셔주다니...신시아는 그를 힐끗 쳐다보았다. 섹시한 목울대가 출렁이며 와인이 넘어가는 모습은 찰나였지만 강렬하게 각인되었다.이것은 정우진이 처음으로 신시아를 위해 술잔을 대신 받아준 순간이었다.그녀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 시선을 거두려다 불현듯 오효연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한창 휴대폰을 들고 몰래 사진을 찍는 중이었다.정우진은 술잔을 내려놓으며 곁눈질로 오효연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차갑게 가라앉은 남자의 눈빛, 다만 금세 살벌한
오효연은 주스 잔을 들고 정우진의 잔에 가볍게 부딪혔다.정우진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곤 잔 속의 붉은 액체를 한 모금 들이켰다.그때 오효연의 시선이 갑자기 이쪽으로 향했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신시아를 가리키며 정우진에게 무언가 말을 건넸다.정우진의 평온했던 미간이 순간 찌푸려졌다가 마찬가지로 신시아 쪽을 바라보았다.언짢은 기색은 찰나의 순간에 스쳐 지나갔고 다시 오효연에게 뭐라 말을 건넸다.오효연은 찬란한 미소를 지으며 봉긋 솟은 배를 감싼 채 호숫가에 놓인 푸른 돌길을 따라 신시아에게 다가왔다.한편 신시아는 그네에 앉아 미동도 하지 않았다.“또 뵙네요, 시아 씨.”“그러게요, 효연 씨.”신시아가 고개를 들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오효연의 불룩한 배였다.“몇 개월 되셨어요?”오효연은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이제 6개월 됐어요.”신시아는 놀라움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자신과 거의 비슷한 시기였으니까.오효연의 배가 유독 큰 건지 아니면 자신의 배가 너무 작은 건지 그 차이가 확연했다.“제가 방금 정우진 씨랑 무슨 이야기 했는지 아세요?”오효연이 그녀 앞에 서서 턱을 치키고 거만하게 내려다보았다.이에 신시아는 태연하게 답했다.“대표님과 무슨 대화를 나누셨든 저랑은 상관없는 일이죠.”“상관있어요. 우리 대화의 주제가 바로 시아 씨였거든요.”오효연이 픽 하고 비웃음을 흘렸다.“난 살면서 남의 감정이나 망치는 제삼자들이 제일 경멸스러워요. 우진 씨가 유라를 뒤로하고 그쪽 찾아 율제까지 온 건 뭐 그냥 남자들의 한순간 충동이겠죠. 유라도 딱히 막을 순 없잖아요. 따지고 보면 다 시아 씨 탓 아닌가요?”은유라를 언급하니 신시아는 그제야 모든 퍼즐이 맞춰지는 기분이었다.처음 만났을 때부터 오효연이 왜 그렇게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냈는지 이제야 이해가 갔다.“그쪽이 우진 씨 전처라는 건 알겠는데 두 사람 이미 끝난 사이잖아요. 이제 유라야말로 정씨 가문의 차기 안주인인데 시아 씨도 좀 알아서 처신해야 하지 않겠어요?”
두 사람의 시선이 백미러 속에서 마주쳤다.네온 불빛이 막 켜지기 시작했고 촘촘히 박힌 빛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차 안은 명암이 교차하며 흐릿해졌다.신시아의 눈에는 남자의 깊게 파인 눈매만이 그림자처럼 짙게 박혔다.그녀가 먼저 시선을 피하고 묵묵히 앞을 바라보며 운전했다.“건우가 대표님과 비교나 될 리가 있나요.”“그렇지.”정우진의 말투는 서늘했다.“사람 보는 눈이 갈수록 형편없어져.”영문도 모른 채 핀잔을 들은 신시아는 어리둥절했다.“대표님 말씀이 다 맞아요.”잠시 침묵하던 그녀가 덧붙였다.“그렇지만 제 사생활은 제가 알아서 할 테니 부디 공과 사를 구별해주셨으면 합니다.”내 사생활은 당신과 하등 상관없는 일이다.그러니 당신이 은유라와 벌이는 일들도 나를 끌어들이지 마라. 그런 무언의 선 긋기였다.정우진은 무심한 표정으로 손목시계 테두리를 천천히 문질렀다. 그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반 시간 후, 고씨 저택.신시아가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어깨선이 단아한 연회색 원피스에 플랫슈즈 차림이었다.정우진의 곁에 서자 훤칠한 몸매의 남자와 키 차이가 확연했다.완벽하게 어우러지는 키 차이, 시선을 사로잡는 수려한 외모와 특유의 분위기까지,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은 그 자체로 주변의 이목을 끌었다.발을 딛기가 무섭게 고현조와 민여정이 다가왔다.“정 대표님, 명성은 익히 들었습니다. 저희 결혼기념일에 이렇게 직접 발걸음 해주시다니 정말 영광입니다.”고현조는 한껏 자세를 낮추었다.정재형과 비슷한 연배임에도 한참 어린 정우진 앞에서 전혀 거리낌 없이 몸을 낮추는 모습에서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인물인지 짐작게 했다.정우진은 평온한 기색으로 화답했다.“과찬이십니다, 고 대표님. 저야말로 영광이죠. 덕분에 좋은 기운을 나누고 갑니다.”“정 대표님도 곧 결혼한다는 소식을 진작 들었는데 저도 국수 먹을 자격이 될지 모르겠네요.”정우진과 고현조가 앞장서서 나란히 걸었다.한편 신시아는 민여정과
정다슬이 은유라를 언급하자,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 미간으로 파리라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신시아는 가슴속에서 밀려오는 씁쓸함을 간신히 가라앉혔다.그녀는 억지로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이제 일하러 가세요. 출근 첫날이니까 부서 사람들이 뒷말하지 않게 잘해야 해요.”집안일이다 보니 정다슬은 다른 친구들에게 함부로 털어놓을 수 없었다. 괜히 집안 망신을 시킬까 봐 걱정됐던 것이다. 오랜만에 신시아를 만나니 그동안 쌓인 말을 한꺼번에 쏟아 냈다.그래도 할 말이 남았는지 아쉬운 얼굴로 말했다.“그럼 다음에 한가할 때 함께 밥 먹어요. 그때 나머지 얘기도 해 줄게.”“알았어요. 얼른 일 보세요.”신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사무실이 조용해지자 신시아는 눈앞의 서류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글자가 좀처럼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점심때가 가까워져서야 신시아는 급한 서류 몇 건을 처리하고 회사를 나섰다.신시아는 백화점 안에 있는 식당에서 김지원을 만나기로 했다. 둘은 먼저 점심을 먹고 쇼핑했다.오후 5시, 신시아는 차를 몰고 회사로 돌아가 정우진을 태우러 갔다.정우진은 검은 정장에 흰 셔츠, 연한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자신감 넘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였다. 그가 서 있는 곳에서는 주변의 모든 것이 빛을 잃는 듯했다.신시아가 그의 곁에 차를 세우고 문을 열어 기다렸다.정우진은 통화 중이었다. 그녀를 돌아보자 정우진은 손가락 사이에 끼고 있던 불붙이지 않은 담배를 담뱃갑에 도로 넣었다.“은유라 씨가 아직 정확한 시간을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요즘 박 선생님께도 자주 전화했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답니다.”“은유라를 철저히 조사해. 해외에 있던 지난 2년 동안 어디서 뭘 했는지도 전부.”정우진의 눈빛이 무겁게 가라앉았다.“은씨 집안도 면밀히 지켜보고, 움직임이 있으면 바로 보고해.”임정현은 무슨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임정현은 잔뜩 긴장한 채 대답하고 정우진의 지시대로 움직이기로 했다.“장 팀장 건은 어떻게 됐어?”정우진
신시아는 자신도 모르게 패딩 자락을 끌어당겨 아직 평평한 배를 가렸다.“했어요 출근. 올해는 유독 추위를 타네요. 나이를 먹었나 봐요.”그녀는 자리에 앉으며 자연스럽게 화제를 돌렸다.“제 노트북이 필요하신가요? 그럼 차에서 가져올게요.”“내 거 써.”정우진이 노트북을 그녀 앞으로 내밀었다.잠금 화면에 남녀의 뒷모습이 담긴 오래된 사진 한 장이 띄워져 있었다.신시아는 한눈에 알아봤다. 남자는 정우진이고 여자의 실루엣을 보아 은유라와 닮아 있었다.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곧장 파일을 열어 기계적으로 회의록을 작성하기 시작
거실에 있던 몇 사람이 미처 반응하기도 전에 위층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정우진의 어머니 기현주가 다급하게 계단을 내려왔다.쉰을 바라보는 나이였지만 그녀의 몸매는 30대처럼 완벽하게 관리되어 있었다.그녀는 빨간 숄 하나만 어깨에 걸친 채 영하 10도에 달하는 바깥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손님을 맞으러 나섰다.눈이 부시던 헤드라이트가 꺼지자 신시아는 비로소 정우진과 함께 차에서 내리는 은유라를 똑똑히 보게 됐다.평소 신시아 앞에서는 고고하게 거리만 두던 기현주가 은유라에게는 제 팔짱을 흔쾌히 내어주고 있었다.정우진은 입가에
은유라가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임정현은 한창 비행기 티켓을 예매 중이었다.“오빠는요? 비행기 티켓은 왜 예매해요?”“휴식실에 계세요. 지사에 급한 일이 생겨 대표님께서 급히 출국하셔야 합니다.”임정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은유라가 가방에서 여권을 꺼냈다.“내 것도 같이 예매해줘요. 따라갈 테니까.”“네?”임정현이 당황한 듯 그녀를 쳐다보았다.이에 은유라는 당연하다는 식으로 대꾸했다.“왜요? 우진 오빠한테 직접 확인이라도 받으라고요?”지난 반년, 정우진이 가는 곳엔 늘 은유라가 있었다.임정현은 씁쓸하게 그녀의 여권
신시아는 보육원 출신 중에서도 가장 성공한 케이스였다. 우수한 성적 덕분에 국내 최고 대학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했고 그곳에서 정우진을 만났다.수많은 부잣집 도련님들 사이에서 그는 단연 눈에 띄었다.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그녀의 시선을 단번에 장악한 사람이 바로 정우진이었다.신시아는 지난 2년간의 결혼 생활과 밤마다 나누었던 그 뜨겁던 순간들만으로 평생을 버틸 추억이라 치부하려 했다.그런데 하필 배 속에 아이가 생겨버렸다.세상에 유일하게 남은 혈육을 차마 지울 수는 없었다.정우진이 아이를 빼앗아갈까 봐 두려우면서도 한편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