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영은 짧게 심호흡을 하며 옥상 정원의 탁 트인 전경을 훑었다. 유리 벽 너머의 풍경은 평화로웠지만, 이곳의 공기는 김강무의 분노로 인해 날카롭게 베일 듯 서슬 퍼런 상태였다.예상대로 강무는 펄펄 뛰며 발끈했다. 항상 옆을 보지 말고, 밑바닥 인간에게 지나친 동정심을 갖지 말라며 냉정한 직언을 서슴지 않던 친구였기에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계영은 미동도 없이 그 분노를 받아냈다. 이미 가슴 깊은 곳에서 녀석이라는 존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린 탓에, 그 어떤 충고도 그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아무리 생각해도 이 녀석을 끊어낼 수가 없어. 도저히 신경이 쓰여서 안 되겠다.” “가계영! 제발 정신 좀 차려!”그때 한규련이 중간에 나타나 강무를 필사적으로 말리며 중재하려는 듯 손을 휘저었다. “잠깐만, 강무야 진정하자, 응? 그리고 계영이 너도 선 넘은 생각으로 가까이 두려는 거면 다시 잘 생각해!”규련이 계영의 진심을 파악하려 분위기를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강무는 오히려 더 거친 언성을 높였다.“정신 차리라고! 가계영, 지금 네가 고작 이런 녀석한테 휘둘릴 때야? 너 그러다 뒤통수 제대로 맞을 수도 있어!”강무는 기어이 계영의 멱살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 찰나, 계영의 팔이 번개처럼 움직이며 팍! 소리가 날 정도로 매몰차게 강무의 손을 쳐냈다.“강무, 선 넘지 마.”계영은 서늘하게, 오직 흉흉한 기운만을 담아 말을 내뱉었다. 그의 눈빛은 폭풍우에 요동치는 시커먼 바다처럼 매섭게 일렁이고 있었다. 그것은 친구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이자, 제 손에 넣기로 결정한 먹잇감을 절대 뺏기지 않겠다는 포식자의 노골적인 선언이었다.“나도 알아. 저 자식 삶이 엉망진창이고, 평범한 구석이라곤 하나도 없다는 것. 하지만···.”계영은 진득한 감정이 넘실대는 눈빛으로 녀석을 바라보았다. 그 눈 안에는 연민과 갈증,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소유욕이 기괴하게 뒤섞여 있었다.“저 녀석이 엘에프한테 붙는 걸 그냥 놔둘 수는 없어. 그는 위험하고
최신 업데이트 : 2026-05-1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