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사이렌이라는 사이렌은 전부 다 합창하듯 한꺼번에 울려대는 지금, 이건 대체 상황일까.그야말로 무간지옥이 따로 없었다. 경신은 귀가 먹먹해 비현실적인 고요 속에 갇힌 기분이었고, 시야조차 확보되지 않아 현실인지 악몽인지 분간조차 되지 않았지만.일단 저승길을 건너지 않은 것만은 확실했다. 차갑고 딱딱한 시멘트 바닥에 대자로 누워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상태니까 말이다.20여 미터 떨어진 곳, 태하의 차는 이미 검은 불기둥에 휩싸여 화마에 처참히 삼켜져 있었다.고개를 돌려 반대쪽 사고 현장을 보니, 수많은 구조 인력이 투입된 것이 눈에 들어왔다.대한민국의 위기대응 능력이 어찌나 대단한지, 그 짧은 찰나에 경찰차와 구급차, 소방차들이 섬광을 내뿜으며 집결해 있었다.저 멀리 수십 미터 밖으로는 구경꾼들이 하나둘 모여들더니, 조금 전까지는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핸드폰을 앞세워 이 비극을 찍어대고 있었다.아까는 그렇게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세상 제일 재밌는 게 싸움 구경과 불구경이라지만, 이 아비규환 속에서 셔터나 눌러대는 모습에 소리를 지르려다 입을 다물었다. 비릿한 탄내와 함께 분노가 치밀었지만 이내 생각을 멈추었다.다른 이를 탓하는 이런 불경한 감정조차 태교에 해가 될까 싶어, 집 나간 정신줄을 간신히 붙잡았다.“참! 태하 씨!”경신은 미처 몰랐는데, 그는 자신 옆에 그림자처럼 딱 붙어 있었고 심지어 손까지 부서질 듯 꽉 맞잡고 있었다.손을 빼야 하나 고민할 찰나, 옆으로 누워 거칠게 가슴을 들썩이는 그의 옆얼굴이 보였다. 마스크를 쓴 채 눈을 감고 있는 모습조차 지독하게 비현실적이고 근사했다.“다행이네요, 태하 씨. 정말 애썼어요.”경신이 떨리는 몸을 천천히 일으켜 그의 이름을 부르자, 그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Last Updated : 2026-04-26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