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짐승 대공의 집착을 받은 사연:The Tale of the Beastly Archduke’s Obsessio: Capítulo 121 - Capítulo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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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 대공 각하의 결심은 어디로

그동안 바아르는 라이신과 거리를 두고 생각을 정리하느라 심적으로 복잡한 시기를 보냈다.반란을 일으켜 전쟁은 반드시 치러야 했지만, 라이신의 간절한 마음 또한 헤아리고 싶었기에 고민만 거듭하다 시간만 흘려보냈다. 급기야 최근 라이신의 표정이 너무 어둡다는 보고를 받고 염려되는 마음에 가르남까지 오게 된 터였다.그랬더니 정작 이곳은 그새 몰라보게 발전해 있었고, 섀도우와의 관계 역시 무척이나 친밀해 보였기에 바아르는 다시금 심사가 뒤틀리기 시작했다.“라이신에게 또 변화가 있었군.”“게다가 섀도우도 저리 얼굴이 잘났다니. 귀염둥이가 이리저리 사람 보는 눈이 있나 봐!”바아르는 길 소르도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지금 가르남만 보아도 라이신이 홀로 개간하여 가치 있게 탈바꿈시킨 덕에 땅이 비옥해져 있는 데다가, 섀도우마저 병이 낫고 훤칠한 얼굴을 드러내고 다닐 정도로 새사람이 되어 있었다.심지어 라이신을 여자로 생각하고 보니, 천상 아름다운 선남선녀로 섀도우와 함께 있는 모습도 그림처럼 아름다웠다.바아르는 저 멀리 신비롭게 반짝이는 마정석 밭에 앉아 웃고 있는 라이신을 보며 가슴 한쪽이 욱신거려 인상을 찌푸렸다. 금방이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었기에, 고삐를 쥔 손에 힘줄이 불거질 정도로 가죽끈을 꽉 맞잡았다.그 모습을 보던 길 소르도는 넌지시 바아르에게 조언을 건네고자 눈빛에 힘을 주었다.“바아르, 네가 라이신에게 특별하게 군다는 것은 알지만 곧 미하엘의 데뷔탕트야. 알지?”그건 맞는 말이었다. 처음부터 제 머리가 어찌 된 것인지 알 수 없었다. 라이신이 매 맞던 아이로 대공저에 등장한 그 순간부터, 아니 기억에는 없지만 제 발작을 막아준 그 시점부터 바아르는 라이신이라는 존재 하나로 인해 삶 자체가 뒤흔들려 버렸다.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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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 각하, 숨 쉴 수가 없는데, 어쩌죠?

소식지마다 대서특필된 미하엘의 데뷔탕트 소식은 매일 새로운 내용으로 갱신되었다. 대공가 전역이 제국의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자, 병사와 기사들은 전시 직전에 준하는 수준으로 경비 수위를 높였다.그래서 데뷔탕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온갖 경우의 수에 대해 섀도우와 머리를 맞대고 대비했다.그리고 매일매일 라이신 역시 모든 일정을 조정하여 미하엘의 호위를 최일선에 두었다. 오늘도 미하엘은 스레기니 남작 부인과 특훈 중이었다. 여전히 머리가 깨질 듯 고통이 밀려올 만큼 악취를 몰고 다니는 그녀로 인해 라이신은 인내심 훈련도 같이 하는 중이었다.잠시 쉬는 시간, 스레기니가 사라진 틈을 타 창가에 서서 겨우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며 숨을 쉬는 라이신이었다.“라이신 경, 요즘 힘들어 보이네요.”“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습니다, 공녀님. 그보다 가면무도회 제안을 흔쾌히 받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각하께서는 요즘 저와의 면담을 피해 오셨던 터라 걱정했는데 말입니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슬아슬하겠지만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형식적인 절차만 끝나면 황제는 돌아갈 터였다. 그야말로 신박한 돌파구였다.“오라버니께서 가면무도회를 흔쾌히 허락하셨다고 할트바르트에게 들었어요. 사실 저도 요즘 오라버니 얼굴 보기는 힘들었거든요.”그런가. 하긴 바아르 역시 공식적인 사교계에 처음 얼굴을 보이는 것과 동시에 캔돔 대공가도 오랜만에 귀족 사회에 초대장을 발부한 것이니 바쁘긴 할 터였다.“양해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에스메 황녀님께 한 행동은 대공가에 위기를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조만간 각하를 직접 뵙고 사실대로 설명해 드릴 생각입니다.”위기 상황일수록 머리를 맞대고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게 지름길이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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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원작에 없는 빌런 등장

라이신은 바아르가 자신의 안위를 묻자, 저도 모르게 시선을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바아르 각하, 오셨습니까. 길 소르도 공작 각하도 오랜만에 뵙습니다.”요즘 들어 바아르와 이토록 가까이 마주칠 일이 없었기에 괜히 낯설고 어색해져 라이신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위장이 뒤틀리는 울렁거림이 너무 심각해 식은땀이 비 오듯 흘렀다. 라이신은 신음 소리를 삼키며 옆에 장식용으로 놓인 커다란 도자기 쪽으로 몸을 돌렸다.“어? 귀염이 오랜만이야. 공녀의 데뷔탕트 준비로 바빠서 그런가? 얼굴이 왜 이렇게 핼쑥해?”길 소르도가 반갑게 인사를 건넸고, 라이신은 기사의 예로써 그들에게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바아르를 선두로 길 소르도와 할트바르트, 그리고 호위 기사들은 연회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문 앞으로 모여들었다. 라이신은 지독한 안색을 감추며 그들이 지나가기 편하도록 벽 쪽으로 자리를 비켜주었다.할트바르트가 묵직한 열쇠 꾸러미를 들고 앞으로 다가와 연회장 문에 걸린 자물쇠를 만져댔다. 영 속이 불편해 더는 그 자리에 버티고 서 있을 수 없었던 라이신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뒤로 물렸다.“그런데 귀염아, 너 어디 아파? 왜 이렇게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 식은땀은 또 왜 이리 흘리는 거야?”길 소르도가 걱정스레 라이신의 등을 툭툭 두드리자, 그 미세한 충격에 라이신은 더는 울렁거림을 참을 수가 없었다.“확실히 어디가 아픈 모양이군.”그때, 가만히 지켜보던 바아르가 라이신을 내려다보며 한층 더 굳어진 표정으로 걱정을 내비쳤다.황제의 방문에 대해 상의해야 할 일도 산더미인데 몸은 왜 이 모양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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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음모, 상처 받은 그 짐승

멀어져 가는 바아르의 뒤로 길 소르도의 외침이 대공저 로비에 무겁게 울려 퍼졌다.“바아르! 여기는 내가 정화하고 바로 따라갈게! 에밋 경! 라이신 경을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가!”“네! 각하!”지명된 에밋 경이 라이신을 부축하기 위해 다가왔고, 바아르와 나머지 호위 기사들은 지체 없이 자리를 벗어나 남작 부인이 있는 곳으로 무섭게 쇄도했다.저주라니. 이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라이신은 밀려오는 충격 속에서 미하엘의 방에 덩그러니 있을 스레기니 남작 부인의 실체를 떠올렸다. 과연 스레기니 남작 부인이 황가의 첩자이거나, 이 소설 속 숨겨진 진정한 빌런이었을까? 조금 딱딱하게 굴고 엄격한 선생이기는 해도, 진정 대공가를 위하고 미하엘에게 예법 지도만큼은 누구보다 헌신적이었는데.라이신은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은 채로 에밋 경의 도움을 받으며 숙소로 향했다.스레기니 남작 부인이 이 저택에 저주를 뿌리려 했다니. 미하엘의 데뷔탕트도 얼마 남지 않은 데다가 황제까지 온다고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 걸까.라이신은 제 숙소로 돌아가 기어이 위장에 남은 모든 것을 다 토해내고, 샤워를 마친 뒤 옷을 갈아입고 나서야 에밋 경의 안내를 받아 그곳으로 향할 수 있었다.***라이신이 어두컴컴한 지하 감옥에 나타나자, 바아르는 물끄러미 그녀를 바라보며 나직하게 말을 건넸다.“안색이 아주 안 좋아 보이는군.”가장 믿었던 측근 중 하나에게 배신을 당했음에도, 이성적으로 감정을 다스린 바아르는 오히려 라이신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네, 이제 좀 진정되었습니다. 그래도 남작 부인의 변명만큼은 직접 듣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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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갈증, 심장이 메말라 가잖아

바아르의 마음이 걱정된 라이신이 물끄러미 그를 바라보자, 그 역시 거칠게 숨을 내뱉고 있었다.화가 나는 게 당연했다. 대공 가문이 신임하던 남작 부인이 대공령 전역에 저주를 뿌리고 다녔다니. 게다가 그 배후가 황제의 측실인 세실리에라면, 이건 사실상 황가가 직접 움직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최면 마법을 시전하는 길 소르도의 이마 위로 땀방울이 송골송골 흘러내렸다. 하지만 이 취조는 꼭 필요한 절차였고, 현재 남작 부인이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는 뼈아프고도 귀중한 증언이 되어 감옥 내부를 채웠다.“나 원 참, 휴······. 부인이 대공령에 적을 두고 있으니 주변에 참 많이도 뿌렸겠네. 그럼 누구누구에게 준 거지?”남작 부인은 길 소르도의 질문에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못하는 듯, 이런저런 이야기를 술술 뱉어내기 시작했다.“집안의 식솔들에게 하나씩 쥐여 주고······ 동네 사람들에게도 나누어 주고······ 대공저 여기저기에도 남몰래 놔두었습니다.”라이신은 몸이 휘청거려 저도 모르게 차가운 쇠창살을 붙잡았다. 한 걸음 앞으로 내딛으며 남작 부인을 빤히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가 잘게 떨렸다. 얼마나 많은 저주가 대공령 전체에 뿌려졌다는 건지 가늠조차 되지 않았다. 라이신은 모골이 송연해져 온몸을 엄습하는 소름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부인, 그러니까 공녀의 데뷔탕트를 위해 축복을 해주려고 그런 짓을 했다는 거군?”길 소르도의 입에서 이가 갈리는 듯 흉흉한 마찰음이 흘러나왔지만, 그는 어떻게든 평온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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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명령불복종, 벌하셔도 되세요

“라이신, 더 이상 널 위험에 빠트리고 싶지 않아. 이제 내 곁에서 멀어져라.”잠깐,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바아르와 멀어져야 한다니. “각하께서 위험할수록 제가 기사니까 지켜드려야죠. 저는 오늘 꼭 알려 드려야 하는 진실이 있어요. 가면무도회를 열게 해 주셔 감사하다는 말씀과 왜 그것을 제안하게 되었는지···.” “진실이든 비밀이든 이제 다 됐다.”왜 그는 자신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 걸까. “···네? 각하! 엄청 중요한 이야기를 지금부터 드릴 겁니다! 캔돔 대공가의 명운이 달린 이야기입니다!” “됐다. 넌 이제 캔돔가의 일에 관여하지 마.” 라이신은 오늘 저주 사건으로 바아르가 무척이나 예민해져 있었기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자신이 저주를 받아 위험해질까 염려하는 것 같았다. “각하, 전 괜찮습니다. 제가 각하 가까이 있어야 각하를 지켜 드릴 수 있습니다! 가면 무도회니 제가 누군지 사람들도 모를 테고요.” “널 내 방에 들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이제 됐다. 돌아가라.” 당황한 그녀는 바아르의 소매 자락을 잡고 하소연하듯 말을 쏟아냈다. “제 말을 끝까지 들어주세요. 전 쓰러져도 괜찮습니다! 약도 있고 금방 나으니까요. 각하도 치유해 드릴게요! 공녀님의 데뷔탕트에 황제 폐하께서 오시면 저로 인해 혹시라도······.” “그만!” 바아르는 라이신의 어깨를 부여잡고 또 대의와 정의를 불태우며 엄청난 말을 할 것만 같아 말을 끊어 버렸다. “난 이리 저주의 타깃이 되어 있는 상태다! 내 근처에 있다 보면, 네가 위험해!” “······네가 치유해 드리겠습니다!” “당분간 넌 모습을 드러내지 마! 명령이야!”또 명령이라니! 최후의 강수는 바로 명령이었다.라이신은 주 주먹을 불끈 쥐고 오히려 바아르 앞에 한 발 나섰다. “제 이야기는 듣지도 않으시네요! 저로 인해 대공가에 위기가 닥치면 그래도 전 나설 거예요! 제 방식대로 지킬 겁니다!” “라이신!” 라이신은 바아르에게 절대 이제는 굽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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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바로 이 순간, 기적이 필요해

이게 그리 경탄할 일일까.라이신은 그저 속절없이 밀려드는 심란함을 달래려 했을 뿐이었다. 마력을 수용하는 본질 그 자체가 신비인 마정석에 불과 물, 바람과 흙의 원소를 차례로 밀어 넣으며 처지를 곱씹었던 흔적에 불과했다.“정식 교육조차 받지 않았어도 다중 연성을 동시에 성공시키다니. 경이로울 따름이다, 라이신.”섀도우의 안목이 흐릴 리 없으니, 스스로의 마력 운용이 기이할 만큼 이례적이라는 사실만큼은 인정해야 했다.“형님, 그저······ 마음이 심란하여 넘쳐흐르는 마력을 쏟아냈을 뿐입니다.”“우선 허기부터 채우는 것이 좋겠다.”섀도우는 염려를 꾹꾹 눌러 담은 잔소리를 뱉으며 들고 있던 바구니의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라이신이 수시로 즐기던 샌드위치와 신선한 과일, 주스, 그리고 정갈하게 말린 육포가 정돈되어 있었다.“늘 과분한 배려를 받네요. 마땅히 보답할 것이 없으니, 음······ 이거라도 받으세요.”라이신은 방금 연성해 낸 마도구를 한 움큼 쥐어 섀도우에게 내밀었다. 순간, 섀도우의 탄탄한 어깨가 크게 들썩였다. 이윽고 가르남의 고요한 공기를 찌르는 호쾌한 웃음소리가 사방으로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라이신, 단 한 개면 족하다. 그마저도 내겐 과분해.”“그럴수록 더 받으셔야지요. 이 마정석 밭은 파내고 파내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걸요. 생각보다 훨씬 깊고 광활하게 군락이 형성되어 있어요.”‘밭’이라는 소박한 명칭에 섀도우는 다시 한번 파안대소했다.“그거 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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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7. 폭풍이 휘몰아치기 하루 전

8월 14일, 미하엘의 데뷔탕트가 막을 올리는 하루 전날.바아르는 수일째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오늘도 역시 납덩이를 매단 듯 개운치 않은 감각 속에서 무거운 눈을 떴다. 그는 습관처럼 창가로 걸음을 옮겨 문을 열고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지독한 가뭄 속에서도 대공저의 정원이 초라해 보이지 않도록, 조경사와 하녀들은 작은 풀포기 하나에도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저 멀리 연병장 방향에서는 기사들과 병사들이 내지르는 우렁찬 함성이 대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그 활기찬 고함이 도리어 축제의 기류를 기묘하게 고조시켰다. 내일 대공가에는 황족을 비롯한 제국의 최고위 귀족들이 대거 발을 들일 예정이었다. 불온한 무리가 단 한 명도 틈타지 못하도록, 저택의 경계와 보안은 이미 삼엄할 정도로 격상되어 있었다.본래라면 이 대공저의 안주인이 도맡아야 했을 데뷔탕트의 준비를 위해, 미하엘은 진즉 시녀들을 대동하고 레이나가 머무는 하르트 공작가로 거처를 옮긴 상태였다. 덕분에 고요해진 침실에서, 바아르는 제 머릿속 한편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단 한 사람의 잔상을 결국 떠올려 냈다.“라이신은 명령을 너무도 충실히 이행하고 있군.”자신의 곁에서 멀어지라 명했고, 더는 그 어떤 말도 나누지 않겠다며 잔인하게 선을 그은 이후로 바아르의 심장은 매일 타들어 갔다. 어떻게 이토록 감쪽같이 시야에서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 라이신은 지난주를 기점으로 대놓고 장기 휴가를 청하더니, 정말로 바아르의 앞에 단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설상가상으로 섀도우마저 사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는 짤막하게 고지한 후 사라져 바아르의 예민함은 극에 달했다. 새삼 스스로의 모순과 유약함이 징글맞을 정도로 못나 보여, 바아르는 신경질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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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8. 과연 그 궁극의 선물이 뭘까?

호쾌한 웃음소리가 사방으로 청아하게 울려 퍼졌다.“와우! 브라보!”살롱에 등장한 인물은 다름 아닌 하르트 공작가의 주인 길 소르도였다.“윽! 오라버니!”그 뒤를 따르던 에밋은 곤란한 표정으로 모두를 향해 정중히 인사를 건넨 뒤, 문 앞을 지키고자 자리를 잡았다.“하하, 귀염이와 미하엘 공녀는 아주 찰떡 파트너네? 이리도 춤 선이 유려하고 아름다울 수가.”길 소르도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춤을 추던 이들은 놀라 그대로 굳은 채 그를 바라보았다. 레이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대공가 단원들의 연주마저 중지시켜 버렸다. 순식간에 살롱의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어머, 훌륭하고 잘나신 망할 오라버니! 숙녀들의 비밀스러운 공간에 왜 마음대로 나타나신 건가요?”“하하, 내가 도와줄 것이 있나 싶어서 말이지. 미하엘 공녀, 나랑 한번 합을 맞춰보는 건 어떻습니까? 내일 밤 실전을 위하여 말이죠.”황당한 제안에 미하엘은 부끄러움과 당혹감이 몰려왔는지 몸을 쭈뼛거렸다.“하르트 공작 각하, 설마 다 지켜보고 우리들의 대화도 들으신 거예요? 아, 너무해요!”레이나 역시 팔짱을 낀 채 길 소르도를 매섭게 노려보며 푸념을 뱉었다.“세상에나. 우리 오라버니는 눈치라는 귀한 미덕만 갖추면 보통 사람은 될 텐데. 신은 왜 이리도 우리 오라버니께만 핵심적인 뭔가를 부족하게 내려주셨을까요?”“에헤, 나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망할 동생 레이나. 난 배려심이 넘치는 남자라고. 다 미하엘 공녀가 내일 떨지 않도록 든든히 지원해 주러 온 거 아니겠어?”레이나는 흥! 하고 콧방귀를 뀌고는 라이신의 옆으로 다가와 귓속말로 속닥거렸다. 지체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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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화. 한 여름밤에 시작된 폭풍의 서막

레투니카 제국력 122년 8월 15일 오후캔돔 대공가로 향하는 마차의 행렬은 황궁의 건국제에 버금갈 정도로 화려하고 성대했다.미처 초대장조차 받지 못한 하위 귀족들까지 공녀의 데뷔탕트를 축하하기 위해 앞다투어 진귀한 선물을 보내왔다. 제국의 전령 소식지들과 언론사들 역시 오늘을 취재하기 위해 대공령으로 구름처럼 몰려들었다.[8월 15일, 미하엘 공녀의 데뷔탕트 개막! 막대한 부를 증명하듯 대공저는 거대한 얼음 궁전으로 변모해.][하늘의 축복이 대공가에만 내린 것인가. 지독한 가뭄 속에서도 홀로 만개한 꽃향기와 정원의 분수가 촉촉함을 선사해.][황제와 황태자의 참석이 확정적인 가운데, 베일에 싸여 있던 캔돔 대공, 바아르 세라피르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다.][바아르 대공과 미하엘 공녀의 연전(連戰) 사이에 열리는 사교계 입문, 그 숨겨진 정치적 의미는?]소식지들은 온통 대공가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로 가득 차 있었다. 정보에 굶주린 중소 귀족들과 수도의 백성들까지 소식지를 사들인 덕에 언론사들은 유례없는 특수를 누렸다.그 시각, 바아르는 숨 가쁜 정무를 끝내고 연회 시작 직전 할트바르트와 차를 마시며 짧은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할트바르트, 미하엘은?”“공녀님께서는 준비를 마치셨습니다. 굳이 가면무도회를 고집하신 이유에 대해 직접 각하께 설명하러 오실 겁니다.”“바쁜데 무슨. 그간 수고했네, 할트바르트.”바아르는 은제 찻잔을 들어 올리며 벽에 걸린 달력을 응시했다. 8월 15일, 붉은 낙인이 찍힌 오늘이었다.“드디어 막이 오르는군.”“대공 각하의 건재함을 만천하에 각인시킬 날이기에 감회가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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