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아르는 세 개의 귀빈석 중 오른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그 옆으로 길 소르도와 미하엘이 나란히 자리했다.연회장을 날카롭게 훑으며 사과주 대신 차가운 물 잔을 들어 올렸다. 매서운 시선으로 주변을 샅샅이 살폈으나, 외견상으로는 어떤 이상도 포착되지 않았다.“오라버니, 오늘 정말 너무 즐거워서 행복해요.” “그래,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1부는 황제가 드리운 서슬 퍼런 긴장감으로 가득했으나, 기습적인 키스 타임이 지나간 뒤의 2부는 한층 흥겨운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제국에서 내로라하는 가객들과 무희들, 극단의 화려한 공연이 쉴 새 없이 이어졌고, 중간중간 파트너와 춤을 추는 시간까지 주어지니 연회장의 들뜬 무드는 꺼질 줄을 몰랐다.“춤을 격렬하게 추었더니 금세 허기가 지네요. 뭘 좀 먹어야겠어요.” “나의 아름다운 미하엘. 그대는 코르셋을 조이지 않아도 허리가 홀쭉하니 마음껏 드셔도 됩니다.”취기가 오른 길 소르도는 연신 미하엘만 시선으로 좇았다.“하하, 농담도 참. 그런데 레이나 공녀님은 이번엔 할 로드 경과 춤을 추고 계시네요.” “내 망할 여동생이 오늘은 기분이 꽤 좋아 보이는군요. 되레 할 로드 경이 안쓰러워질 지경입니다.” “선남선녀인데 뭘 그러세요. 그나저나 각하, 혹시 많이 취하셨나요?”그때 길 소르도는 갑자기 가슴에서 포션 하나를 꺼내더니 입안에 털어 넣고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미하엘 공녀, 언제든 취기를 가시게 할 수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됩니다. 하지만 술 맛이 너무 좋은건 참을 수가 없군요.”길 소르도의 말마따나, 연회장 내에 준비된 극상의 시원한 사과주는 귀족들의 입을 완벽히 사로잡으며 연신 감탄을 자아내고 있었다.“길, 그래도 술은 좀 자중해.” “바아르, 알았어.”바아르는 가볍게 한 귀로 흘리며 주변의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길 소르도는 워낙 발이 넓은 사교계의 명사라 사방에서 밀려드는 귀족들과 인사를 주고받느라 나른하게 지쳐 보였다. 미하엘도 한껏 만면에 미소를 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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