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los capítulos de 짐승 대공의 집착을 받은 사연:The Tale of the Beastly Archduke’s Obsessio: Capítulo 131 - Capítulo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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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 살기를 찢고 나타난 레이디

레이나는 경악 어린 눈으로 바아르를 빤히 바라보았다.아직 바아르는 다가올 파국을 전혀 모를 터였다. 타들어 가는 속을 감추며 마른침을 삼키는 그녀의 목구멍이 거칠게 조여들었다.“그게. 만약 세실리에가 이곳에 나타난다면······ 아주 불쾌할 것 같다는 대화를 좀······ 나누던 참이었어.”길 소르도가 말을 더듬으며 황급히 둘러대자, 바아르는 흉흉하게 가라앉은 시선으로 대공저 로비를 향해 활짝 열린 문을 응시했다. 귀족들이 끊임없이 밀려드는 길목이었다.“바라던 바다.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면 죄를 낱낱이 추궁할 생각이니까.”레이나는 눈을 깜빡이며 오늘 밤이 제발 무사히 넘어가기만을 간절히 기도했다. “어쩌면 이 먼 대공령까지 오고 싶다고, 황제의 귀를 부추긴 장본인이 그 망할 여자일지도 몰라요.”그녀의 말에 바아르는 다시 한번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대연회장의 입구를 눈에 담았다.“오늘 미하엘의 데뷔탕트를 망치려 드는 자가 있다면 결코 가만두지 않을 테니, 너희는 신경 끄도록 해.”바아르가 냉정하게 돌아서는 순간, 연회장의 음악이 엄숙하게 변하며 소란스럽던 좌중이 일제히 고요해졌다. 조명 마도구들이 하나둘 빛을 줄여가더니, 이내 가장 눈부신 스포트라이트가 입구를 향해 길게 뻗어 나갔다.“······황제가 도착했군요.”“쳇, 그 사악한 여자도 기어이 따라왔잖아?”레이나는 미간을 찌푸린 채로도 품위를 잃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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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 세상을 기만한 악녀 등장

사회자가 이 타이밍에 정식으로 소개할 정도라면, 백작 가문 이상의 거물이 분명했기에 장내의 시선은 단숨에 입구로 집중되었다.황제와 미하엘에게 쏠려 있던 경악 어린 눈길들이 일제히 어리둥절한 빛을 띠며 연회장 아치문으로 향했다.그때, 장내를 울리는 안내자의 명징한 목소리가 정적을 깨부쉈다.“섀도우 폰 루타스 캔돔 님과 시라이엔 폰 루타스 캔돔 님이 도착하셨습니다.”찬물이 끼얹어진 듯한 정적 속에서, 지금까지 레투니카 제국의 역사상 단 한 번도 언급된 적 없는 고귀한 가문명이 호명되자 귀족들은 일제히 목을 빼고 입구를 주시했다.하지만 캔돔이라니. 그럼 이 캔돔 가문이거나 방계의 고위 귀족이라는 의미였기에 모두들 호기심을 품고 등장한 아름다운 선남선녀를 바라보았다.문 앞에 우뚝 선 남자는 훤칠하고 단단한 골격, 날렵한 체구에 칠흑 같은 가면과 검은 연미복을 자로 잰 듯 완벽하게 차려입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곁에는 선이 고운 유려한 곡선미로 우아한 자태를 뿜어내는 여인이 화사한 핑크빛 가면과 드레스를 입은 채 서 있었다.수백 개의 시선을 단숨에 집어삼킨 두 사람은 잠시 눈빛을 교환했다. 남자가 먼저 여인의 귓가에 바짝 다가서며 나직하고 은밀하게 속삭였다.“라이신. 가자.”라이신은 입가에 매끄러운 미소를 띤 채, 섀도우의 귓가에 나직이 화답했다.“예, 형님.”라이신은 오만한 귀족 영애 특유의 도도한 태도를 완벽히 연기하며, 섀도우의 정중한 에스코트를 받아 황제와 바아르가 대치 중인 상석으로 걸음을 옮겼다.***사실 라이신과 섀도우는 황제가 난리를 부리지 않았다면 전면에 나설 계획이 없었다. 그러나 연회장 구석에 있던 할 로드가 통신 마도구를 통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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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위험하게, 완벽하게

황제는 캔돔 대공가에 지울 수 없는 흠집을 내기 위해 서슬 퍼런 호통을 쳤을 터였다. 그러나 잔인한 올가미를 펼쳤던 고리타르는, 이제 자신이 역으로 기만당했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완벽한 반전의 결과를 맞이하게 되었다.고리타르는 라이신의 얼굴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황제의 번들거리는 눈동자 속에 드레스를 입은 라이신의 낯선 미모가 고스란히 비칠 만큼 숨 막히는 거리였다.“너구나. 에스메의 병문안을 왔던 레이디가.”나지막하게 내려앉은 황제의 음성이 대연회장에 울려 퍼지자, 귀족들은 의아함이 가득한 눈으로 이 기묘한 광경을 지켜보았다.“미하엘 공녀, 내가 잠시 착각을 한 모양이군.”황제가 서둘러 파란을 수습하듯 입매를 비틀며 인정한 덕에, 미하엘은 비로소 평온을 되찾은 듯 보였다. 그녀는 우아하게 드레스 자락을 펼쳐 보이며 경쾌하게 화답했다.“제국의 태양이신 황제 폐하. 부족한 저의 데뷔탕트에 참석하시어 자리를 빛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그래, 축하하네, 미하엘 공녀. 그리고······.”고리타르는 시선을 돌려 휠체어에 앉아 있는 에스메를 응시했다. 장내의 귀족들 역시 황제의 입에서 어떤 밀어가 터져 나올지 숨을 죽인 채 주목했다.“······에스메. 네가 시라이엔 공녀와 이토록 깊은 친분이 있는 줄은 내 미처 몰랐구나.”“예, 폐하. 시라이엔 공녀는 저의 목숨을 구한 은인이자, 둘도 없는 소중한 친구입니다. 저에겐 아주 각별한 사람이지요.”고리타르의 탁한 눈동자가 묘한 빛을 띠며 다시 한번 라이신에게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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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화려한 연극의 막이 열리고

낯선 음성이 고막을 긁는 순간, 라이신의 척추를 타고 서늘한 전율이 흘렀다.굳어버린 몸을 천천히 돌렸을 때, 그녀를 맞이한 것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바아르의 가라앉은 안광이었다.“바아르 각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위태로운 침묵을 깨고 섀도우가 기민하게 라이신의 앞을 가로막아 섰다. 어떻게든 자초지종을 설명해 상황을 무마하려는 필사적인 움직임이었다.“각하, 드릴 말씀이······”“됐다, 섀도우. 일단 할 로드 경과 함께 가벼운 음료라도 들고 오도록.”바아르의 낮게 가라앉은 음성에는 서슬 퍼런 날이 서 있었다. “예? 하지만······”“명령이다.”섀도우가 차마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주저하자, 바아르의 미간이 싸늘하게 굳어졌다.거역을 허락지 않는 가차 없는 고갯짓에 섀도우는 결국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그는 불안함이 가득한 눈으로 라이신을 한 번 돌아본 뒤, 할 로드와 함께 인파 속으로 사라졌다.화려한 연회장 한복판, 비로소 라이신은 바아르의 거대한 그림자 아래 홀로 남겨졌다.아무런 변명도 하지 못한 채 숨을 죽이고 있는 라이신을 향해 바아르가 한 걸음 더 밀착해 왔다. 두 사람의 거리가 위험할 정도로 가까워진 순간이었다.“시라이엔.”“네?”바아르가 커다란 손을 느릿하게 뻗어왔다. “영광스러운 첫 춤은 나와 춰야겠습니다.”라이신은 떨리는 시선으로 제 앞에 놓인 그의 손을 응시했다.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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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그대를 좀 구속해야겠군

오늘, 제국의 모든 귀족들의 시선이 대공가에 집중되었다. 사교 무대에 첫발을 내딛는 성스러운 공녀의 데뷔탕트.황족을 제외한 최고 귀족가의 레이디가 사교계에 데뷔하는 의미도 대단했지만,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바아르 대공이 당당히 세상 밖으로 나섰다는 상징성이 오늘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고 있었다.사실 라이신은 오늘 자신으로 인해 이 판이 망쳐질까 걱정하며 홀로 괴로워했었다.그러나 그녀가 음지에서 베풀었던 선의는 눈덩이처럼 커져 마침내 기적을 이뤄냈다. 타인의 선한 마음이 모여 그녀에게 '백작가 영애'라는 완벽한 신분을 덧입혀 주었고, 당당히 오늘의 주인공 앞에 서게 한 것이다.황제가 미하엘에게 내리려던 치욕을 막아냈고, 바아르 역시 제국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했다.이제 정말 제 소임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각하, 전 이제 가봐야 합니다만.”“아직 이 곡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시라이엔.”바아르의 나직한 음성에 라이신의 어깨가 잘게 움찔거렸다.오늘 연회장에 등장한 그 순간부터, 바아르는 이미 제 존재를 눈치채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그렇다고 다짜고짜 그를 기만했던 자초지종을 이 자리에서 풀어낼 수는 없었다. 수많은 눈이 주시하고 있었고, 대공저의 고용인들은 라이신의 진짜 얼굴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조심스러웠다.그래서 이 순간만큼은 제 표정을 완벽히 감춰주는 가면이 이토록 든든할 수가 없었다.바아르는 그런 그녀의 속내를 아는 듯 기꺼이 백작가 영애 대접을 해주고 있었다. 주종의 명령이 아닌 신사로서의 예의를 지키며, 지금 이 순간만큼은 철저히 그녀를 배려하는 중이었다.황제가 지켜보고, 수많은 귀족이 주시하는 일촉즉발의 상황.회전하는 스텝 속에서 바아르의 단단한 몸이 밀착해 오자, 낯선 온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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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 진실 그리고 비밀

위기를 감지했는지 라이신은 바아르의 품에서 벗어나기 위해 팔에 힘을 준 뒤 단호하게 속삭였다.“각하, 즐거웠습니다. 전 가야겠습니다.” “시라이엔, 키스하면 보내주겠습니다.” “네?”도망치기 위해 바둥거리는 몸짓을 바아르는 한 팔로 단단히 결박해 붙잡았다. 그리고 거칠어진 숨결 그대로, 그녀의 달콤한 입술 위로 그의 입술을 남김없이 겹쳐 내렸다.어둠이 주는 해방감에 취한 바아르는 라이신의 허리를 더욱 세차게 끌어당겨 한 치의 틈도 없이 간격을 메웠다.오직 그녀만이 가진 청량하고 맑은 기운에, 오늘 밤을 위해 준비한 은은하고 여성스러운 향취가 더해지자 바아르의 폐부 깊숙한 곳까지 라이신이라는 존재가 통째로 녹아 스며드는 것만 같았다. 이성을 마비시키는 지독한 자극이었다. 30초가 이리도 영원처럼 의미 있게 느껴지다니.라이신의 신음소리가 높아질수록 바아르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3초, 2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을 즈음.라이신이 입술을 제 귓가에 닿을 듯 가까이 대더니 작게 속삭였다.“각하, 오늘 제게 솔직하셨군요. 저도······ 조만간 진실과 비밀을 알려 드릴게요.” “······진실과 비밀?”일순간 손을 뻗었으나 온기는 이미 사라진 뒤였다.어둠 속을 휘젓던 손이 허무하게 허공을 갈랐다.쾅! 쾅! 쾅!조명이 켜지는 소리가 연회장을 울렸다. 사람들은 가면을 벗으며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바아르의 눈앞에는 오직 옅은 황금빛 연기의 잔상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라이신은 이미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 바아르는 라이신이 아직 어딘가에 있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지만, 이내 마음을 추스르고 아무 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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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찬란하게 위기가 시작된 순간

바아르는 세 개의 귀빈석 중 오른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리고 그 옆으로 길 소르도와 미하엘이 나란히 자리했다.연회장을 날카롭게 훑으며 사과주 대신 차가운 물 잔을 들어 올렸다. 매서운 시선으로 주변을 샅샅이 살폈으나, 외견상으로는 어떤 이상도 포착되지 않았다.“오라버니, 오늘 정말 너무 즐거워서 행복해요.” “그래, 이 정도면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1부는 황제가 드리운 서슬 퍼런 긴장감으로 가득했으나, 기습적인 키스 타임이 지나간 뒤의 2부는 한층 흥겨운 열기로 달아올라 있었다. 제국에서 내로라하는 가객들과 무희들, 극단의 화려한 공연이 쉴 새 없이 이어졌고, 중간중간 파트너와 춤을 추는 시간까지 주어지니 연회장의 들뜬 무드는 꺼질 줄을 몰랐다.“춤을 격렬하게 추었더니 금세 허기가 지네요. 뭘 좀 먹어야겠어요.” “나의 아름다운 미하엘. 그대는 코르셋을 조이지 않아도 허리가 홀쭉하니 마음껏 드셔도 됩니다.”취기가 오른 길 소르도는 연신 미하엘만 시선으로 좇았다.“하하, 농담도 참. 그런데 레이나 공녀님은 이번엔 할 로드 경과 춤을 추고 계시네요.” “내 망할 여동생이 오늘은 기분이 꽤 좋아 보이는군요. 되레 할 로드 경이 안쓰러워질 지경입니다.” “선남선녀인데 뭘 그러세요. 그나저나 각하, 혹시 많이 취하셨나요?”그때 길 소르도는 갑자기 가슴에서 포션 하나를 꺼내더니 입안에 털어 넣고 고개를 이리저리 흔들었다.“미하엘 공녀, 언제든 취기를 가시게 할 수 있으니 걱정 안해도 됩니다. 하지만 술 맛이 너무 좋은건 참을 수가 없군요.”길 소르도의 말마따나, 연회장 내에 준비된 극상의 시원한 사과주는 귀족들의 입을 완벽히 사로잡으며 연신 감탄을 자아내고 있었다.“길, 그래도 술은 좀 자중해.” “바아르, 알았어.”바아르는 가볍게 한 귀로 흘리며 주변의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길 소르도는 워낙 발이 넓은 사교계의 명사라 사방에서 밀려드는 귀족들과 인사를 주고받느라 나른하게 지쳐 보였다. 미하엘도 한껏 만면에 미소를 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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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 설계되지 않은 충격의 피날레

불꽃놀이라니, 당치도 않았다.‘큰일이다! 황가의 마법사들이 기습 공격을 시작했군!’바아르의 뇌리가 거칠게 징을 울려댔다. 불행 중 다행이라면, 눈이 먼 귀족들은 이 잔인한 살육의 징조를 그저 아름다운 연출인 줄로만 알고 연신 행복한 탄성을 내지르고 있다는 점이었다.“하하! 불꽃놀이를 실내에서 즐기게 될 줄이야!”“우와, 대단하다! 역시 캔돔 대공가야! 황실 연회에서도 이런 극적인 연출은 본 적이 없다고!”아직 미하엘의 데뷔탕트 연회는 한창 무르익어 가는 중이었다. 어떻게 해야 저 무지하고 순진한 군중의 동요를 막으면서, 동시에 황가가 파놓은 이 치명적인 위기를 지혜롭게 파쇄할 수 있을 것인가. 무대 위에서는 사태를 파악한 사회자가 제일 먼저 안색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는 마이크를 잡은 손을 벌벌 떨며, 차마 아무 말도 뱉지 못한 채 허둥지둥 갈피를 잡지 못했다.층계 없이 탁 트인 대공저 특유의 웅장한 구조 덕분에 연회장의 천장은 유난히도 높고 아득했다. 콰광! 콰과광! 쾅!저 무수한 불똥들이 사방에 드리워진 화려한 실크 천막과 귀족 영애들의 풍성한 드레스 위로 사정없이 내려앉는 순간, 이 아름다운 연회장은 단 몇 초 만에 산 채로 인간을 구워내는 잿더미로 변할 터였다.그러나 폭발이 일어날 때마다 아지랑이처럼 형형색색의 오묘하고 고운 빛깔이 장막처럼 뿜어져 나오는 바람에, 귀족들은 그저 대공가에서 준비한 특별한 피날레의 연장선으로 여기는 모양이었다. 악마의 덫을 천상의 축복으로 오인한 비극적인 풍경이었다.바아르가 다급하게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다. 아니나 다를까, 삼엄하게 경계를 서던 정예 호위기사들은 물론이거니와 레이나와 길 소르도 역시 인파 속에서 얼굴이 딱딱하게 굳은 채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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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그대를 위한 핏빛 맹세

“헉, 헉······! 헉······!”라이신은 악다문 잇새 사이로 신음 같은 거친 숨을 내뱉으며 전신의 마력을 한 방울까지 쥐어짜 올렸다. 천장 난간에 위태롭게 매달려 불길을 잡아가던 라이신의 흰 이마 위로 투명한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흘렀다.그때, 그녀의 등에 손을 대고 제 마력을 필사적으로 전달해 주던 섀도우가 소형 마도구를 흔들며 다급하게 외쳤다.“라이신! 각하께서 네 신성력을 황제에게 들키면 절대 안 되니 당장 멈추라고 하신다! 어서 멈춰!”캔돔 대공가의 연회장은 천장의 높이가 워낙 상당하여, 왕실 서커스단이 공중 곡예를 펼칠 수 있을 정도로 웅장한 규모를 자랑했다. 천장만 완벽히 처리하면 바닥에 있는 사람들은 안전할 터였기에, 라이신은 가냘픈 손가락 끝에 마지막 힘을 모았다.“헉, 헉······. 제 주변에 두꺼운 연무를 펼쳐 두었으니 괜찮아요! 여기서 제가 손을 놓으면, 연회장 전체가 순식간에 불바다가 될 거예요!”그때, 라이신의 어깨를 붙잡은 섀도우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려왔다.“귀족들에게 사태를 전면 공표하고 이 연회장을 통째로 다 태워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너만은 반드시 지키겠다고 하셨다! 대공가의 안위보다 네 목숨이 먼저라고 하셨단 말이다!”섀도우의 떨리는 음성을 통해 전해진 바아르의 깊고 무거운 진심에, 라이신의 목울대가 순간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눈물이 고이는 것을 참으며 그저 고개를 끄덕이고는 나직하게 속삭였다.“·&m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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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9. 절망을 찢어버리는 질주

“라이신! 각하께서 당장 철수하라고 하셨어!”“네! 그럴게요. 이제 거의 끝났어요!”라이신은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연회장 천장에 마지막 냉기를 불어넣었다. 이로써 미하엘의 데뷔탕트는 피 한 방울, 희생자 한 명 없이 완벽하게 수호되었다. 황가와 대공가의 정면충돌로 이어질 뻔한 최악의 재앙을 제 손으로 틀어막았다는 안도감이 밀려들었다. 천장을 채웠던 핏 불꽃은 이제 단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그때였다. 머릿속이 핑 돌며 시야가 거칠게 뒤틀렸다.“라이신!”속이 울렁거리고 지독한 현기증이 덮쳐와 그녀는 난간을 짚으며 휘청였다. 섀도우가 기민하게 붙잡아주지 않았다면 그대로 허공에서 추락했을 터였다. 최근 들어 몸을 가혹하게 혹사해 온 대가였다. 한계치까지 마력을 쥐어짜 낸 대가는 잔인하리만치 무거웠다.“······형님, 갑자기 어지러워서······.”“이제 쉬어! 아무것도 하지 마라.”아래를 내려다보니, 시원한 은빛 눈이 내리는 연회장에는 종장을 알리는 우아한 음악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위기 따윈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처럼, 귀족들의 얼굴에는 설렘과 평화만이 가득했다.“후우.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네요.”“다행이다. 정말 고생했다. 이제 가자.”섀도우는 라이신의 가냘픈 팔을 부축해 천천히 발길을 옮겼다. 하지만 한 걸음을 떼는 순간, 라이신의 신경이 다시 한번 날카롭게 곤두섰다. 머리 위쪽에서 기이하고 구역질 나는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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