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하, 제가 길을 닦아 놨어요. 대신 금방 회색 연기로 인해 길은 막히고 냄새도 차오를 거예요.”아, 냄새라.라이신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바아르는 숨을 들이마셨다. 그러자 상쾌하고 온화한 공기가 그를 맞이했다.“그새 이곳의 향이 변했구나.” “네, 길도 꽤 그럴듯하죠?” “이걸 전부 네가 했다고?” “네. 대신 시간은 좀 걸렸어요. 제가 활주로처럼··· 아, 하하, 훗날 마차가 들어와도 되도록 공을 좀 들였답니다.” “뭐? 마차?” “처음에는 물을 뿌리고 발밑에 진흙만 굳혔어요. 그런데 특훈 덕분에 마법력이 훨씬 강해졌어요.” “특훈?”바아르는 도무지 이 상황이 이해되지 않아 라이신의 허리를 더 꽉 감싸 안고는 말을 몰아 안으로 들어갔다. 말발굽이 다그락다그락 경쾌한 소리를 냈다. 라이신은 손을 앞으로 뻗어 황금빛 바람을 내보이면서도, 힐끔힐끔 바아르를 뿌듯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각하, 뒤 좀 보세요.”라이신의 말에 바아르가 고개를 돌리자, 가르남으로 들어왔던 입구는 어느새 회색 안개 너머로 감쪽같이 사라져 있었다. 황금빛 연기를 맞이하며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올수록 바아르의 눈은 절로 휘둥그레졌다.“이런!”심지어 공터까지 있었다. 어느 지점부터는 회색 안개가 걷히고 멀쩡한 나무와 개울, 심지어 꽃과 풀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어떻게 가르남 깊숙한 곳에 이리 찬란한 비경이 숨겨져 있을 수 있는지, 바아르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더운 여름날이었지만 이곳은 청량감이 대단했고, 숲속 한가운데는 맑은 기운만 가득했다. 제국 전체가 가뭄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으나, 이곳에서는 콸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제법 크게 울렸다. 오랜 세월 버려진 탓에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때 묻지 않은 순수의 공간이었다.마수가 죽은 잔재나 나무가 썩은 부산물들이 비바람에 쓸려 가르남 가장자리에만 악취를 풍겼던 모양이었다. 결계 같은 회색 연기가 그득했을 뿐, 실제 가르남 영지의 중심은 깨끗하고 비옥하기만 했다.천천히 말에서 내려온 바아르는 라이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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