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상점 옆자리에서 시비가 붙어 주변이 어수선해졌다.할 로드와 레이나는 구석에서 목소리를 낮추었지만, 저편의 사내들은 저잣거리가 쩌렁쩌렁 울리도록 고함을 질러댔다. 만취한 남성 둘이 기어이 언성을 높이며 일어나 휘청거리고 있었다.“끄윽, 전쟁이 날지도 모른다고! 정신 차려!” “누가? 우리가? 설마······ 감히 누가 쳐들어와? 여기 캔돔가야. 끄윽······ 정신은 너나 차려!” “아니지! 캔돔 대공가가 황가를 칠지도 모르지! 우리가 제국을 통째로 쓸어버릴지도 몰라!” “그럼 우리도 끌려가나? 자유민은······ 병역의 의무가 있잖아. 뭐가 아쉬워서 전쟁이야? 끄윽!”할 로드는 백성들 사이에서 어떻게 이런 흉흉한 이야기가 도나 황당했다. 그냥 넘길 수가 없어 주변을 살피자, 이미 이목이 꽤 쏠려 있었다.“더 잘 살지도 모르지! 캔돔 제국, 좋잖아? 황성으로 쳐들어가는 건 기사님들이나 하겠지?” “어휴, 이 멍청한 자식아, 전쟁 나면 다 죽어! 에잇!” “어? 너 지금 나 쳤냐?” “맞을 만한 소리를 하니까 맞는 거지!”분위기가 험악해지며 서로 밀치더니, 갑자기 사내 하나가 레이나 쪽으로 쓰러졌다. 레이나는 생각에 잠긴 채 찻잔을 들고 있던 차였다.“어! 이 사람이!” “으윽! 뭐? 끄윽! 어?”할 로드는 본능적으로 레이나의 팔을 낚아채며 몸을 뒤로 젖혔다. 그러고는 의자째 자신 쪽으로 거칠게 끌어당겼다.“어머!”우당탕탕탕! 쨍그랑!시비가 붙은 사내 중 하나가 벌러덩 나자빠지며 탁자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되었다. 할 로드는 술 취한 사내들을 향해 무섭게 호통을 쳤다.“지금 뭐 하는 겁니까! 그런 불온한 소리를 함부로 입에 올리면 당장 잡혀갑니다!” “끄윽, 윽! 아, 어? 기사님이시네?” “아이고, 죄송하게 됐습니다, 우릴 지켜주시는 고마운 기사님. 끄윽.”그때, 레이나의 하얀 손등에 찻잔 파편에 베인 붉은 상처가 할 로드의 눈에 박혔다. 그걸 확인한 순간, 이상하게도 할 로드는 이성이 끊긴 듯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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