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와 흥분이 어지럽게 교차하는 순간, 바아르가 돌연 그녀의 앞을 가로막으며 섰다.“라이신, 이것 하나만은 약속해 줘야겠다.”바아르가 그녀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눈을 맞춰왔다. 커다란 손길을 통해 그가 품은 묵직한 진심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했다.“네가 힘을 완전히 잃더라도, 이젠 내가 널 지켜. 그리고 네가 대단해도 힘을 쓰게 두고 싶지 않아.”낮게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흔들림 없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라이신은 그의 약속을 가슴 깊이 새기며 바아르의 손을 꼭 맞잡았다. 오랜 시간 혼절해 있던 그녀를 향한 염려가 얼마나 깊었는지 모를 리 없었다. “그럼, 어디 확인을 좀 해볼까?” “각하, 오러를 만들어 보세요. 마력을 운용하는 것도 그와 비슷하니까요.” 바아르는 가볍게 표정을 갈무리하더니, 진지한 안색으로 잠시 눈을 감고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이내 그가 천천히 눈을 뜨며 숨을 죽인 동시에, 손끝에서 기이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아주 미미한 일부분만을 끄집어내었음에도 주변의 공기 밀도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강력한 기운을 품은 마력이 일렁이자 피부가 따끔거릴 정도였다.“다음은 어떻게 하지?” “전 그냥 물을 떠올리면 물이 생겼고, 바람을 일으키고 싶다고 생각하면 손에서 바람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왔어요.”바아르가 라이신의 조언에 집중하자, 그의 손바닥에서 검은 안개가 폭발하듯 피어올랐다. 그것은 순식간에 짙어지며 거대한 침실을 어둠으로 집어삼키기 시작했다. 벽면마저 잠식할 듯한 농밀한 안개였다.“오호! 그거예요, 각하!” “어디, 이것도 한번 해볼까?”바아르의 흑색 눈동자가 짓궂은 장난기로 반짝였다. 매끄러운 입가에 걸린 미소가 위험하면서도 지독하게 매혹적이었다.훅―!순간, 뜨거운 열기가 라이신의 얼굴을 덮쳤다. 화르륵!“각하! 불이에요!”바아르의 손바닥에서 시뻘건 불길이 사납게 치솟았다. 그것은 주변의 빛조차 삼켜버릴 듯한 광기 어린 춤사위였다. 그가 휙― 하고 손을 가볍게 휘젓자, 침실을 메웠던 연기와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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