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처럼 엉엉 울며 눈물을 닦고 또 닦아내도, 술을 연거푸 마셔대도 레이나의 가슴에 난 구멍은 채워지지 않았다.레이나가 흐려지는 시야로 위태롭게 술잔을 다시 치켜들던 그때였다. 품 안에 넣어두었던 통신 마도구가 은은한 진동과 함께 빛을 발했다. 잔을 내려놓은 그녀가 더딘 손길로 마도구를 꺼내 들자, 익숙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다름 아닌 대공가의 그림자 조장, 섀도우였다.[······레이나 공녀. 이제야 연락이 닿다니. 제대로 도착했는지 걱정했는데 무사하셔서 다행이오. 도중에 무슨 일은 없었소?]‘무슨 일’이라니, 차고 넘쳤다. 마법을 제때 쓰지 못해 순간이동에 실패했던 이야기나, 마수 무리에게 가로막혀 목숨을 잃을 뻔했던 끔찍한 순간들.하지만 무엇보다 기적처럼 할 로드를 만났다는 사실만큼은 비밀로 묻어두어야 할 것 같았다. 술기운으로 몽롱해진 머릿속에서 치열한 고민이 오갔지만, 레이나는 결국 무거운 침묵 끝에 입술을 열었다.“······네, 잘 왔어요. 그냥 기분이 조금 우울해서, 대공령 저잣거리 상점에서 럼주 한잔하고 있어요.”[하긴, 할 로드 경의 생사를 알지 못하니 속상하긴 하겠소만······ 밤이 깊었소. 너무 늦어지면 공작 각하께서 크게 걱정하실 테니 얼른 대공저로 들어가시오.]“네, 알겠어요. 그런데······ 섀도우 경.”레이나는 마도구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차마 지워지지 않는 의문을 툭 던졌다.“누군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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