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셨습니까, 바아르 각하. 그리고 길 소르도 각하.”섀도우가 고개를 숙여 예를 갖춘 뒤 한 걸음 물러서자, 길 소르도가 기다렸다는 듯 불쑥 라이신의 앞으로 다가왔다.그러고 보니 아침에 보았던 그의 안색은 시작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야외의 밝은 햇살 아래서 마주한 길 소르도의 얼굴은 깊은 근심과 피로에 절어 아예 흙빛으로 탁하게 물들어 있었다.그럼에도 특유의 실없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환기하려는 듯, 그가 가벼운 어조로 섀도우에게 말을 건넸다.“섀도우 경, 혹시 우리 귀요미와 금단의 벽이라도 넘으려는 건 아니겠지? 둘이 분위기가 너무 다정하잖아.”섀도우는 길 소르도의 짓궂은 농담을 유연하게 넘기며, 흔들림 없는 당당한 태도로 전공인 보고부터 올렸다.“저희는 남매라 그런 겁니다. 그건 그렇고 각하, 레이나 공녀의 위치를 확보했습니다.”레이나를 찾았다고? 어디 사라지기라도 했던 걸까.라이신이 깜짝 놀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아르를 바라보자, 그는 이미 모든 정황을 파악하고 있었던 듯 덤덤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반면 레이나의 소식이 적잖게 반가웠던 모양인지, 이번에는 길 소르도가 섀도우의 손을 덥석 잡아 쥐며 황급히 다그쳤다.“진짜인가? 어휴, 살았네. 난 또 그 화상에게 큰일이라도 터진 줄 알고 심장이 떨어질 뻔했잖아? 고마워, 섀도우 경! 정말 애썼어!”평소에는 만나기만 하면 못 잡아먹어 안달인 남매였지만, 길 소르도가 레이나를 끔찍하게 아낀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 듯했다.어느새 바아르 역시 날이 서 있던 분위기를 거둔 채, 라이신에게 더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다정한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잠시 후, 라이신은 바아르와 함께 캔돔가 응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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