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기묘한 일이었다.조회대에 앉아 이 모든 광경을 지켜보는 바아르의 혈관 속에는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뜨거운 피가 들끓고 있었다. 목검을 쥐고 휘두르는 라이신의 손놀림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능숙했고, 유연하게 휘어지는 몸동작은 정예 기사 못지않게 민첩했다.바아르 역시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영민한 머리를 가진 라이신이니, 몸을 쓰는 법 또한 금세 터득할 것이라 믿었다. 그저 훈련받은 종자들과 적당히 합을 겨루며, 수많은 군사 앞에서 그녀의 담력을 시험해 볼 심산으로 벌인 판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치를 아득히 뛰어넘었다.“300번, 250번, 200번······ 50번, 10번, 9번!”세이바로가 쉴 새 없이 종자들을 호출했지만, 결과는 매번 같았다. 라이신의 앞을 가로막은 소년들은 제대로 된 공격 한 번 펼쳐보지 못한 채, 서슬 퍼런 기세에 눌려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나갔다. 라이신의 몸놀림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마치 수천 번의 실전을 치러본 노련한 전사처럼, 상대의 허점을 단숨에 파고들어 단 일격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바아르는 라이신이 내뿜는 그 생경하고도 고결한 패기에 전율했다.‘라이신, 너는 가공되지 않은 최상급의 원석이었군.’이대로 잘 먹이고 재워 기본기를 닦게 한 뒤, 정식 기사 수업을 받게 한다면 얼마나 더 찬란하게 빛날까. 바아르는 벅차오르는 희열에 자기도 모르게 입가에 낮은 웃음을 흘렸다. 그때, 스무 명의 종자를 가뿐히 제압한 라이신이 차분하게 호흡을 고르며 다음 상대를 기다렸다.“세상에, 저 아이······ 검을 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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