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화. 혼란 속 배려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다는 기계적인 안내음이 들릴 때까지, 동혁은 흉곽을 짓누르는 공기를 뱉지 못했다.등 뒤로 닫히는 문 사이, 하늘의 집 현관문이 완전히 시야에서 멀어지고 나서야 그는 참았던 숨을 길게 몰아쉬었다.바다에게 보인 모습은 철저히 계산된 덤덤함이었다.평소처럼 업무를 완수하고 퇴근하는 상사의 얼굴을 연기했지만, 실상은 처참할 정도로 흔들리고 있었다.주차장으로 향하는 내내, 새벽 공기를 가르는 자신의 구두 소리가 유독 서늘하게 들렸다.누군가 뒤쫓아오기라도 하는 양, 그는 몇 번이나 의미 없이 어깨너머를 돌아보았다.운전석에 앉아 시동도 걸지 못한 채 핸들을 잡았다.마디 굵은 손가락 끝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미쳤군, 구동혁.’자책 섞인 신음이 차 안의 정적 속으로 떨어졌다.갈비뼈 안쪽을 사정없이 들이받는 박동이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그것은 하늘을 지켜냈다는 고양감이 아니라, 가장 취약한 순간의 그녀를 붙잡고 제 욕심을 흘린 자가 느끼는 비겁한 죄책감이었다.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여자에게, 공포를 피할 안식처가 절실했던 그 밤에, 지켜주겠다는 명분을 방패 삼아 고백을 밀어 넣었다.평소의 그답지 않은 조급함이었다.긴 시간을 인내하며 곁을 맴돌았으면서, 정작 문이 열린 찰나를 참지 못하고 제 진심을 쏟아부은 스스로가 한심했다.백미러에 비친 자신의 눈은 밤샘의 피로보다 더 짙은 혼란으로 충혈되어 있었다.하늘이 떨리는 목소리로 “무섭지 않다”라고 답해주지 않았다면, 아마 그는 제 고백의 무게에 짓눌려 그 자리를 도망치듯 빠져나왔을지도 모른다.동혁은 차창을 조금 내려 새벽의 찬 공기를 들이마셨다.하지만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것은 서늘한 바람이 아니라, 거실 조명 아래서 비치던 하늘의 젖은 눈동자와 제 품에 잠시 머물렀던 그녀의 가느다란 온기였다.그는 한참 동안 시동을 걸지 못했다.죄를 지은 사람처럼 가슴이 답답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녀의 밤을 지켜냈다는 안도감이 그 죄책감의 틈새를 비집고 올
Dernière mise à jour : 2026-05-14 Read More